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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에서 지시를 내리는 박경훈 감독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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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열리는 U-17 아시아선수권을 준비 중인 박경훈 감독과 U-16 대표팀. 지난 2월 15일
태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수중전 끝에 1-0으로 승리, 아시아선수권 본선 티켓을 획득한 박 감독은 15일부터 다시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
중이다.
21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기존의 선수들에서 다소 변화를 줘 새로운 선수들을 시험하는 한편 9월 아시아선수권 본선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는 의미도 있다. 실제로 박 감독은 “이 연령대 선수들은 짧은 시간에도 많이 성장하고 변화하기 때문에 항상 주의 깊게
체크해야 한다. 소집 선수들이 자주 바뀌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박 감독은 이번 훈련을 통해 지난 1월 제주
훈련부터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4-3-3 시스템과 기존의 3-5-2 및 3-4-3 시스템 등에 대한 전술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어린 선수들인지라 이해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한 박 감독은 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6월까지는 학교
수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달에 1주일 정도 소집해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것과 함께 7월부터는 합숙 훈련과 일본에서의 친선대회
등을 통해 팀 조직력을 다져나갈 계획임을 털어놨다.
다음은 박경훈 감독과의 일문일답.
- 어느덧 이 팀을
맡은 지도 1년이 넘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본다면.
그렇다. 이 팀을 맡은 지 1년이 넘게 흘렀다. 그 기간 동안
선수들이 많은 발전을 보인 점에 대해서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기존 100여명의 선수를 후보로 대표팀을 운영했고, 짧은 시간 내에 기량이
급격히 성장해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이 여럿 보였다는 점도 매우 희망적이다.
1년여의 기간 동안 소집과 해산을 반복하면서 많은
멤버교체가 있었다. 그리고 멤버의 잦은 변화에 대해 주위에서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내 입장은 확고하다. 성인, 아니 20세 정도의
연령대만 되어도 선수 변화의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선수로서 완성되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5세-17세 연령대 선수들은 기량의
변화가 급격하다.
이제 고등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선수들이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급성장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기량이
정체되는 선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선발에 있어서 더 많은 관찰과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들을 관찰하러 게임을 보러 갈 때마다,
그리고 소집되어 훈련을 할 때마다 더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감독이라면 다 똑같지
않겠는가.(웃음)
개인적으로는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내 자신도 많이 배우고 있다. 지도방법에 있어서도 새롭게 느끼는 부분이
많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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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지시를 하고 있는 박경훈 감독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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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신경써야할 부분이 더 많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일단 축구 내적인 부분에서 이야기한다면 단순히 축구를 가르치는 것 외에 선수들을 컨트롤하는 면이 더욱 중요하다. 항상 칭찬만 할 게 아니고,
자극도 줘야하는 등 미묘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어린 선수들인지라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그마한 것에도 쉽게 들떠
오르고, 쉽게 가라앉곤 한다. 컨디션 역시 좋아졌다가도 순식간에 뚝 떨어지기도 하고...
그리고 축구 외적으로는 음식부터 생활에
이르기까지 조그마한 것을 다 챙겨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스스로 컨트롤을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축구선수라면 음식을 가려서 먹고, 적당히
먹어야 하는데, 이것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배부를 때까지 먹기도 한다.(웃음)
즉, 축구에 대한 지도 외에
영양, 생활, 심리 등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지도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 연령대 선수들은 자기 관리가 서툴기도 하지만, 일단 가르쳐주면 금방
흡수한다는 점이 좋은 점이다.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한다면 이전에는 이 연령대에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권장하지
않았다. 이 시기의 웨이트 트레이닝은 선수들의 성장을 막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나 역시 궁금해서 주위의
피지컬 트레이너 등에게 문의했더니 조금씩의 웨이트 트레이닝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성장판을 조금씩 자극해줘야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U-16 대표팀에서는 예전부터 조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다.
- 이번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오전에는 주로 전술훈련에 할애하고 있고, 오후에는 연습게임 등을 통해 실전감각과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훈련멤버에는 지난 태국과의 플레이오프에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10여명 포함되어 있다.
태국전에 참가하지 못했던 선수들 중에
몇몇 괜찮은 선수들이 있어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사실 몇몇 선수들은 1년이 넘게 확고한 주전 위치를 점했었다. 그런 것 때문인지
조금 나태해진 면도 보였다.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다.
그리고 지난 1월
제주훈련부터 4-3-3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는데, 선수들이 이해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4-3-3 시스템과 함께 기존의 3-5-2나
3-4-3 시스템도 병행해서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방부터 압박을 가하는 법, 미드필드부터 압박을 가하는 법, 그리고
수비라인에서 압박을 가하며 역습을 노리는 법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제주훈련부터 해오고 있다.
최근 첼시의 축구에 주목하고 있는데,
수비라인에서 두텁게 진을 친 뒤 빠르게 역습으로 나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첼시의 축구를 우리에게 맞게 접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바둑에서 ‘고수는 기다리는 바둑을 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축구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수비를 안정시킨 뒤 상대를 공략하는 것이 공격에
치중하다가 허점을 드러내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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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도중 선수들의 위치선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박 감독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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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디오 분석을 통한 지도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1월
제주훈련부터 비디오분석을 공부하고 있는 지정범이라는 친구가 도와주고 있다. 초반에는 방도 같이 쓰면서 많은 대화를 통해 내 축구 스타일을
이해하게 했고, 어느덧 내가 강조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해서 비디오를 찍고, 편집할 수 있게 되었다.
비디오를 통해 자신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어떤 부분이 잘 되었고,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를 깨닫는 것은 중요하다. 감독이나 코치가 말로 10번 떠드는 것보다 영상으로 1번
보는 것이 더 이해가 쉬운 법이다. 그리고 운동장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들은 제대로 그 지시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장에서는 조용히 관찰하고, 나중에 비디오 분석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여기에 유럽 명문
클럽들의 전술적인 부분이나 뛰어난 플레이를 편집해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도 효과가 크다. 어린 선수들인지라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으며, 실전에서도 그런 탑 클래스 선수들의 움직임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개개인에게 자신의 플레이가 담긴 동영상을 CD로 구워 전달하기도
했다.
- 앞으로의 훈련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일단 이번에 15일부터 21일까지 훈련을 하고, 4월경에는
어느 정도 선수를 압축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매월 주말 포함해서 1주일씩 소집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 가지 원칙은 한번 소집할 때
1주일 이상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모두 고등학생들이기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받아야 하는데 1주일 이상 소집하게 되면 지장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7월부터는 방학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 일단 7월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친선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모든 것은 9월에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앞서 9월 아시아선수권이 1차 목표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세대인 어린 선수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E-메일을 적극 활용할 생각도 갖고 있다. 1주일에
한번 정도 메일을 보내 주문하고 싶은 부분이나 충고, 격려의 메시지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