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리뷰]
2005년 제11회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플루토 비밀결사대』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플루토’라는 이름의 비밀결사대를 만든 다섯 아이들이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유추해 가는 추리 동화이다.
플루토는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검은 고양이」에 나오는 고양이 이름으로 염라대왕이라는 뜻. 열두 살 같은 반 친구인, 우진이와 동영이 그리고 금숙이는 허물어진 집터의 비밀 아지트에서 정의와 우정을 맹세한다.
여기에 우진이의 동생 ‘풀꽃 박사’ 서진이, 서진이의 친구 한빛이까지 합세한 다섯 아이들이, 도자기 밀매단과 이 사건이 관련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더 나아가 스스로의 힘으로 범인까지 찾아낸다는 이야기.
이 작품은 장편 동화가 가져야 할 안정된 구성력은 물론, 예로부터 도자기가 유명한 기장 지역의 특색을 한껏 살린 배경 묘사, 기장의 대변항에서 멸치 그물을 터는 흥겨운 후릿소리와 멸치 축제 등, 특색 있는 분위기 연출로 본심 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의 의견을 얻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도시를 벗어나 기장이라는 바닷가를 무대로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박진감 넘치는 모습은, 집 학교 학원으로 뱅글뱅글 돌며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을 해야 하는 요즘 아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줄 것이다.
☞ 흠잡을 데가 없을 만큼 자연스럽고 논리적인 구성과 명쾌한 문장력에 있어서 발군의 솜씨를 보여 준다. 신명나는 세 주역 인물들의 안정감 있는 역할 분담, 그들과 대비된 보조그룹 김한빛과 서진의 선명한 구별과 협력, 직업과 관련한 우진의 아버지 어머니의 간접적 역할, 이혼한 부모를 가졌지만 오히려 그 조건을 딛고 능동적이 되어 전면에 나선 여성 인물 금숙이의 지혜롭고 거침없는 활약, 대진항과 기장 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허물어진 집터의 비밀 아지트나 공사현장의 컨테이너 박스, 축제 전야제, 유물을 묻어둔 산성 등산로, 호텔 등의 공간배치와 분위기 활용, 모든 것이 적절한 제자리에 놓여 유기적인 전체를 이루고 있다. 우진이 금숙이에 대하여 이성으로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아카시아 향기에 실어놓는 노련함이나 대변 바닷가에서 어부들이 멸치 그물을 터는 장면 같은 분위기 묘사는 논리적 추리로 일관할 경우 건조해지기 쉬운 이야기에 심리적 여운과 삶의 구체성과 깊이를 부여하여 입체성을 조형해낸다. ―김화영(문학 평론가)/심사평 중에서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 생활 속에 탄탄히 뿌리박은 이 작품 속에서 어린이들은 건강하게 살아 숨 쉬고 뛰놀고 성장한다. 아이들이 그들만의 비밀결사대를 조직하고 모험과 탐험을 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어린 시절 꿈꾸고 시도해 보았음직한 얘기들이어서 새삼 새롭지는 않지만 친근하고 정답다. 게다가 작가는 유년기를 마감하고 사춘기로 들어서는 그 혼란스럽고 아련한 공간에 풀과 꽃과 하늘과 바다와 축제라는 장치를 끌어들임으로써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의 친화력과 긍정성을 획득한다. 상황과 상황의 이음새를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감각의 세련성이나 정확하고 활달한 문장력도 이 작자가 갖는 큰 힘일 것이다. ―오정희(소설가)/심사평 중에서
“나는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요원으로 정의와 이 세상의 약한 사람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칠 것을 약속한다.” 줄거리) 우진이와 서진이는 한 살 터울 형제. 우진이는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답게 개구쟁이다. 늘 어머니한테 공부 잘하고 모범생인 동생과 비교당해 속상해하지만 동생을 사랑하는 속 깊은 아이이기도 하다.
우진이는 친구 동영이의 생일잔치에 갔다가 동영이와 같은 반인 금숙이를 만나게 되고 차분하고 영리한 금숙이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금숙이는 서울에서 이사온 여자 아이. 추리 소설을 좋아하고 모험을 꿈꾸는 당찬 아이다. 동영이의 생일날 우진이와 동영이는 금숙이와 같이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마을 뒷산 비밀 아지트에 금숙이를 데려가고, 비밀 아지트를 본 금숙이는 비밀 결사대를 만들자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셋은 비밀 아지트에서 플루토 비밀결사대원으로서 이 세상의 정의와 약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이라는 비밀결사대의 맹세를 한다.
플루토는 미국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에 나오는 고양이이 이름으로, ‘염라대왕’이라는 뜻. 금숙이가 지은 결사대의 이름이다.
결사대를 돕게 되는 한빛이는 어렸을 때 열병을 앓아 시력이 나빠 두꺼운 안경을 쓰는 아이. 소심한 한빛이는 나쁜 눈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며 ‘반니’라는 이구아나를 키우며 혼자 논다.
풀꽃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서진이는 풀꽃을 관찰하러 뒷동산에 갔다가 한빛이를 만나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축제인 ‘기장 멸치 축제’가 시작되는 전야제 날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축제 전야제에 가려던 플루토 비밀결사대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 컨테이너를 지나다 이를 알게 된다. 죽은 사람은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를 닦는 건설 현장의 굴착기 기사인 도삼식인데, 금숙이는 비밀결사대원답게 그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한빛이를 통해 살인 사건이 일어난 컨테이너에 사람이 들어간 걸 보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사람이 우진이의 아버지와 함께 축제 전야제에 온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날 밤 우진이는 늦게 들어온 아버지를 통해 함께 있었던 사람이 고속도로 공사장에서 발견된 도자기 유물을 발굴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현장 주임이라는 사실과 그 사람이 묵는 곳을 알아낸다.
다음 날 플루토 비밀결사대와 서진이, 한빛이는 함께 지혜를 모아 쪽지에 적힌 내용을 풀어내고 살인 사건이 도자기 유물과 관련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일요일 마을 뒷산에 숨겨진 유물을 찾으러 간다. 마을 뒷산에 숨겨진 유물을 찾아낸 아이들은 그 유물을 자기들의 비밀아지트 근처에 숨겨 놓으려고 하다 현장 주임에게 들켜 우진이는 위험에 빠진다.
그러나 한빛이가 키우던 이구아나인 반니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고 현장 주임은 경찰에 체포된다. 경찰은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가장 먼저 유물을 발견한 도삼식이 유물을 훔쳐 숨겨 놓았는데 현장 주임이 그걸 알고 도삼식과 짜고 유물을 일본의 밀매업자에게 팔려고 하던 과정에서 도삼식을 죽였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플루토 비밀결사대는 살인범을 잡는 데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고 유물을 찾아낸 공로로 영웅이 된다. 아이들은 이 세상의 정의를 위해, 그리고 어딘가에 숨겨진 또 다른 보물을 찾아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모험은 또다시 시작될 것이다.
모범생은 가라! 한눈파는 즐거움 “엄마는 내가 김빠진 콜라처럼 얌전하길 바라지. 하지만 정말 용감한 사람이 되려면 그러면 안 되지.” 이 동화의 주역은 진정 아이들이다. 사건을 풀게끔 도와주는 어른도 없고, 아이들도 구태여 어른들의 힘을 빌리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아이들만이 자신들의 기지와 재치로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간다. 공부와 부모들의 과보호 아래서 자연과는 차단된 채 집-학교-학원으로 뺑뺑 돌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우진이의 마음은 아이들의 소망 그 자체일 것이다 .
우진이는 공부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훌륭한 사람이 될 자신이 있었다. 나중에 훌륭한 사 람이 되려고 지금 이 재미난 놀이들을 다 포기해야 한다는 건 너무 억울한 일이었다. 봄 햇살이 이렇게 환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또 얼마나 부드럽고 향긋한데. 이런 날 좁은 학 원에 틀어박혀 문제집 따위나 풀고 있어야 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어린 시절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한눈팔기는 어른들의 통제 밑에서는 불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 동화는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은 꿈꾸어 왔을 비밀 아지트를 중심으로, 열두 살 아이들이 내뿜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추리 동화의 형식으로 신나게 풀어낸다. 또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려진 친구 간의 시기와 형제간의 질투의 모습까지, 어린 시절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인간관계의 모습이 꾸밈없이 담겨 있어, 아이들은 책을 읽고 나서는 어느덧 한 뼘 자란 자신들의 모습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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