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어보는 게 소원이라는
수줍음 많이 타는 여학생들
체육복 없어 청바지 입고 달음질하는
없는 게 더 많은 시골 학교지만
그래서
다른 어떤 학교보다 소중한 게 많습니다.
쑥 뜯어다 떡 해먹는 봄
시냇가에 발 담고 버스 기다리는 여름
낙엽 침대에서 뒹굴며 뛰노는 가을
구수한 군고구마 곱씹으며 공부하는 겨울
시내 아이들 PC방에서 놀 때
먼지 나는 운동장에서
고무줄,말타기,열 발 스무 발하며 노는 게
우리 쉰 명의 모습입니다.
조회 시간 짧게 끝내주셔서
정말 좋은 인자하신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없는 중학교
이리저리 거닐며 참견하는 장닭 선생님,
점심 시간을 알리며
삼 학년 오빠들 코 자극하는
선생님들의구수한 찌개 냄새,
금요일 삼 학년 체육 축구 시간
목 빼며 기다리시는 행정실 아저씨들
우리보다 더 애들 같으시답니다.
복잡한 수학 공식보다
구구단 외우느라고 바쁜 녀석들
꼬불꼬불 영어 단어보다
알파벳 대문자, 소문자 그리는 녀석들
여름 방학 숙제 겨울에 내는
공부는 좀 싫어하지만
늘 해맑은 웃음 잃지 않는
시골 때묻은 아이들을
미산골에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