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복후 어둠이 찿아왔다, 아주 깜깜하지는 않았고 어둠이 내려 깔리기 시작하는가 싶었는데 아주 멀리서 총소리 한방이 들려왔다.
"탕~~~~~"
소리는 분명 약 3~400m 거리의 고구마능선을 사이에 둔 3소대 근방이였다.
그러자 잠시 후 따르륵 따르륵.......AK소총의 연발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크레모아나 수류탄 소리는 안들리고 계속
"드르륵, 드르륵, 따르륵 따르륵...".
![반닌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125%2F79125%2F16%2F20100605_030447_2eb12d14db6e61defcbb1ae07c8919ac.jpg)
M16 연발소리와 AK소총 소리가 같이 터지기 시작했다. 분명 상황이 벌어졌다.
총소리와 함께 중대와 포대에서 조명탄을 쏘아대기 시작하니 중대에서 2km정도의 우리매복지점은 대낯같이 밝아졌다.
백마 29연대 4중대에는 포병이 같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기억으로는 105mm포와 155mm 포가 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포병은 1번 도로 건너 앞산에 매일같이 귀가 찢어지도록 포를 쏘아 대었으며 지면에 닿기전에 폭팔하는 포를 쏘면 포탄이 지면 위에서 불꽃놀이 하듯 불꽃이 사방으로 멎지게 퍼졌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중대 화기소대에는 박격포가 있어 기지나 인근에 지원으로 가끔 쏘아대던 기억이 난다.
이 날은 달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무전기가 울려대기 시작했고 무전기에서는 "삼하나, 삼하나 CP, 삼하나, 삼하나 CP,"
중대에선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연신 3소대를 불러대는데 3소대는 벙어리다,
3소대를 부르다 드디어 나를 부른다.
바짝 긴장한 나는 소리가 새여나가지 않게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소근거리듯 교신을 한다.
"CP,CP 둘하나 어디서 상황이 벌어졌는가?"
"여기는 CP, 삼하나에 상황인것 같다"
그러는 사이에 중대장깨서 나타나 삼하나를 부른다.
"삼하나 CP, 삼하나 CP"
![고구마 능선.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125%2F79125%2F16%2F20100605_031208_58cce0315675c1713e5ef236b3669df9.jpg)
![goguma.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125%2F79125%2F1%2Fgoguma.jpg)
↑앞의 작은산을 우리는 고구마 능선이라 불렀다. 산 좌측이 마을과 연결되는 곳으로 3소대가 당했던 지역이고 우측 끝자락이 높은산과 연결되는 곳으로 우리 분대의 매복지점이다.
역시 3소대는 벙어리고 이제는 간혈적으로 총소리가 들린다. 3소대를 부르다 지친 중대장께서 둘하나를 찾는다.
"둘하나 CP, 둘하나 CP"
"여기 둘하나 CP"
"둘하나 삼하나가 감 안잡힌다 삼하나와 교신해 보라"
CP와 나는 삼하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삼하나 삼하나 둘하나다 나와라 삼하나"
그렇게 중대와 내가 찾아 대는데도 먹통이다. 중대장은 몹시 흥분했는지 정신없이 삼하나를 불러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총소리도 잠잠해진게 한 10분에서 20분정도 되었나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이 아주 오랜 시간으로 착각했을 정도로 많이 긴장 했었고 흥분 되어 있었다.
그러는 사이 갑지기 풀밭에서 메뚜기 튀어나오듯
"CP CP 삼하나, CP CP 삼하나"
드디어 3소대장 음성이 무전기에 잡혔다.
"삼하나 CP, 삼하나 CP, 상황 보고하라"
"CP CP 삼하나, CP CP 삼하나, 붙었다. 붙었다. 붙었다..."
앞뒤 사정 없고 전후 가릴 것 없이 쪼개진 목소리가 튀어 나와 "붙었다. 붙었다. 붙었다."다 갈팡질팡 무전기가 시끄럽게 빽빽거리기 시작했다. 오합지졸이 이런 군대를 말하는것 갗았다.
중대장이 3소대와 교신이 시작되어 우리조는 상황을 숨죽이며 듣고있었다.
"삼하나 CP 삼하나 CP 그쪽 상황을 말하라"
그러자 또 난데없이 알아들을 수없을 정도의 속도로
"붙었다, 붙었다, 붙었다, 붙었다"
![위문공연.jpg 위문공연.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125%2F79125%2F31%2F20110209_013246_d967138663acdebacc6d90520e1fdb06.jpg)
위문공연을 끝내고 여자 연예인들은 중대를 돌아다니며 사진촬영을 해주는데 사진병이 내게로 데려와 한컽.
이 연예인 누군지 아는사람???
붙었다를 연발하는 3소대장의 가벼움과 경망스런 교신에 이맛살이 찌프리며 그에게 측은지심이 들었다. 옆에서 긴장감에 휩싸여 였듣던 분대원과 무전병이 몸을 들썩이며 끼득거림을 느끼며 나 또한 중대에서나 평시였다면 배를 움켜쥐고 자빠져 뒹굴 지경이었다...(지금은 집이니까 싫컷 웃자...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본부에서도 근무자들도 옆에 많이 있을 것이고 중대장도 당혹해 하며 3소대장에게 안심시키며 상황을 보고하라 이른다.
"삼하나 CP 삼하나 CP 침착하라, 침착하라, 침착하게 상황 보고하라"
"CP CP 삼하나 붙었다, 붙었다, 붙었다."
연신 붙었다다.
"삼하나, 삼하나 중대장이다. 침착하라 지금 상황이 어떤가? 적은 몇명이고 우리 피해는 없는가?"
그러다 3소대 무전병이 답답하고 한심했는지 무전병이 응답을 한다.
"CP CP 삼하나 지금 중대원 1명 맞았습니다. 다스코프(Dustoff) 불러주십시요."
"삼하나 CP 적은 얼마나 되나? 소대장 바꿔라"
그래도 중대장은 소대장의 권위를 살리려는지 소대장과 교신을 요구한다.
3소대장이 무전병의 침착한 대응에 정신이 좀 들었는지 많이 침착해졌다.
"CP CP 삼하나 지금 적은 안보이고 소대원 1명이 맞았습니다. 다스코프 보내주십시요"
"삼하나 삼하나 CP, 상태가 어떤가 조면탄을 더 뛰워도 되겠는가"
"CP 삼하나 조명탄좀 더 뛰워주십시요. 병사는 배쪽에 맞은것 같습니다. 아직 정신은 있습니다."
다스코프라는 것은 참전용사들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설명을 하자면.
월남에선 미군헬기들을 지원받아 모든 작전을 수행한다. 월남전 당시 헬기들 중에는 건쉽(Gunship)이라 불리우던 좁고 날렵한 공격용헬기(이 건쉽은 M60 기관총은 기본이며 다연장 로켓포 등으로 무장하여 로켓포를 발사하면 반동때문인지 헬기가 그자리에 멈칫 섣다 갑니다.) 작전투입시 한국군을 싫어나르던 UH1이 있고 그 헬기를 개조햐여 열십자를 그려놓고 환자 수송을 하던 헬기를 다스코프(Dust off)라 불렀다.
![Dust Off.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125%2F79125%2F4%2F20100209_113502_1c53ad980f6e4575e6c4aba4f8a9da7.jpg)
그런데 이 모든 헬기들은 미군이 운용하는 것이기에 한국군 마음대로 부르면 오는 것이 아니고 또한 야간에는 출동하지 않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있었다.
몇시간이나 흘럿을까?
얼마 후 밤에는 뜨지 않는다던 다스코프가 온다는 연락이 왔다. 헬기 착륙때문에 조명탄도 올리지 않는다. 요란한 헬기소리와 함께 그 병사는 헬기에실려 후송을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