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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금융박물관을 찾은 서울 여의도초등 6학년 송서운ㆍ홍예진ㆍ박준석(왼쪽부터) 어린이와 초등경제교육연구소 김민경 연구원. |
‘은행의 은행’으로 불리는 한국은행.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3가에 자리잡은 이 은행 1층에는 화폐금융박물관이 있다. 지난 2 주에 걸쳐 배웠던 한국은행의 주요 업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칼ㆍ병ㆍ돌칼 등 먼 옛날의 물품 화폐도 볼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폐 3500여 점의 모양과 크기, 색상의 비교 체험도 가능하다.
지난 23일 진행된 이번 경제 현장 체험에는 서울 여의도초등 6학년 박준석ㆍ송서운ㆍ홍예진 어린이 등 3 명이 참가했다. 인솔 및 지도는 초등경제교육연구소 김민경 연구원이 맡았다.
화폐금융박물관은 2001년 개관 이후 하루 평균 200여 명의 어린이가 찾을 정도로 붐빈다. 한 해 관람객만도 연간 10만 명을 훌쩍 넘는다. 300여 평에 한국은행의 역사와 기능, 화폐의 일생, 금융과 나라 경제, 화폐 일반의 역사를 주제로 한 4 개의 전시실을 갖췄다.
23일 오후, 우리가 박물관을 찾았을 때에도 체험 학습을 나온 가족들로 붐볐다. 먼저 찾은 곳은 제1전시실 ‘우리의 중앙은행’. 안내원으로부터 한국은행의 역사, 중앙은행 제도의 기원 및 세계의 중앙은행에 대해 설명들었다. 이어 제2전시실 ‘화폐의 일생’에 들어섰다.
“야, 못 쓰는 돈도 재활용되네!” 준석이의 호기심을 자극한 건 불에 탄 지폐에 구멍을 뚫은 후 집짓는 재료로 재활용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전시물. 서운이와 예진이는 ‘위조지폐 체험 코너’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특수 형광 램프 아래 호주머니의 돈을 비춰 본 뒤, 적외선 스위치를 눌러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비춰 봤다. 순간, 숨어있던 그림(은화ㆍ隱畵)이 나타나자 무척 놀라워했다.
이 곳에서는 국내 위조화폐뿐 아니라 투명창, 형광 경고문 삽입, 일정 각도에서만 나타나는 시변각 등을 이용한 외국의 위폐 방지술까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는 위폐 방지를 위해 화폐 소재를 아예 플라스틱으로 바꿨다는 사실까지 덤으로 배우게 된다.
제3전시장 ‘돈과 나라 경제’는 피부 물가, 물가 안정 방법을 게임으로 알아 보는 공간. 돈쌓기 놀이를 하는 모형을 보며 돈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다. 주화압인기 모형 앞에 선 3 명은 “얇은 금속판을 넣고 손잡이를 돌렸더니 ‘상평통보’라는 글자가 찍혔어요.”라며 신기해했다.
제4전시장 ‘화폐광장’에는 고대 중국의 조개 화폐부터 칼과 농기구 모양의 청동 화폐까지 색다른 화폐가 많았다.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화폐인 고려 시대의 ‘건원중보’, 은으로 만들어 쪼개서 쓸 수 있던 화폐인 ‘쇄은’, 고종 때 경성전환국에서 최초의 근대 주화로 만든 ‘일원은화’ 등도 차례로 살펴보며 돈의 중요성과 우리 돈의 역사까지 알게 됐다.
이 곳에서는 세계 화폐 상식도 넓힐 수 있다. 독특한 빼닫이식 전시대에는 미국 등 세계 120 개국의 화폐가 정리돼 있다. 그 중 세계 최고의 액면가 화폐는 터키의 1000만 리라(Lira). 0이 자그만치 7 개지만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고작 1만 2000 원이란다.
박물관의 평일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 일ㆍ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없다. 1호선 시청역, 4호선 회현역에서 내려 걸어서 10 분 거리에 있다. 문의 (02)759-4881.
●화폐금융박물관에서 배울 수 있는 화폐 상식
△화폐 단위는 왜 ‘원’일까? 미국은 달러, 일본은 엔, 유럽은 유로(euro)가 화폐 단위이다. 우리 나라 화폐 단위인 ‘원’은 둥근 동전 모양에서 따온 순수 한글 이름이다.
△돈 모양은 둥근 것과 네모난 것만 있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칼과 괭이 모양으로 돈을 만들어 사용했고, 러시아인들은 돌고래 모양의 돈을 썼다. 돈은 무게도 가지가지다. 중국에서 14세기에 만들어진 동전 무게는 3.6 kg. 당시 만들어진 지폐도 세계 최대의 크기(세로 22.8 cm·가로 33 cm)다. 4각형, 8각형, 12각형의 동전도 있다. 4각형은 영국령 저지 섬의 1 파운드, 7각형 동전은 영국의 20 펜스 등이 있다
△돼지 저금통의 유래는? 돼지 저금통은 사실 ‘돼지’와 전혀 상관이 없다. 예전에 사람들은 Piggy라는 이름의 진흙으로 빚은 도자기에 돈을 넣어 두곤 했다. 그 뒤 이 도자기의 이름이 돼지를 뜻하는 ‘pig’와 발음이 같아 결국 이름도 그렇게 바뀌게 됐다. 저금통 역할을 하던 피기 도자기도 나중에는 돼지 모양으로 변했다.
△돈의 수명은? 돈을 접었다 폈다 하는 것을 견디는 횟수는 우리 나라 지폐가 5500여 회나 된다. 미국 달러 지폐가 4000 회, 독일 마르크 지폐 3300 회, 일본 엔화는 1500 회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되는 화폐의 수명은 무척 짧다. 돈을 험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동전도 위조 방지 장치가 있을까? 동전에는 옆 테두리에 아무런 무늬가 없는 민면형과 톱니형이 있다. 10 원까지는 민면형이고, 50 원부터는 톱니형이다. 그렇다면 톱니는 몇개나 될까? 50 원은 109 개, 100 원은 110 개, 500 원은 120 개다.
△새 1만 원권 속 문화재의 의미는? 일월오봉병은 조선 시대 왕의 자리(용상) 뒷 면에 세워두었던 병풍 그림이다. 여기서 일월(해와 달)은 왕과 왕비를, 다섯 봉우리는 왕이 다스리는 국토를 상징한다.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했던 혼천의와 천체 망원경은 조선을 대표하는 과학 문화재다. 화폐금융박물관 백남주 학예연구사는 “이들 문화재가 상징하는 것은 민족 번영에 대한 세종의 열망, 인문과 과학 실용 정신을 모두 구현했던 세종의 정신이다.”라고 설명한다.
●우리 나라의 화폐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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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화폐인 '건원중보'(왼쪽), 은으로 만들어진 '쇄은' |
○고대: 입거나 먹을 수 있는 물품이 화폐로 사용되었으며, 점차 조개 껍질, 귀금속, 동물의 뼈 등이 화폐로 이용되었다.
○고려 시대: 우리 나라 최초의 주화인 ‘건원중보 배동국 철전’발행(996년)을 시작으로 다양한 동전이 꾸준히 나왔다. 이후 대규모 상거래에서 은을 소재로 한 은화가 발행돼 화폐의 역사를 장식했다.
○근대: 1883년 설치된 우리 나라 최초의 상설 조폐 기관인 경성전환국에서는 독일의 기술 지원을 받아 근대 주화인 시주화 15 종을 제조했다.
○현대: 한국은행은 1950년 6월 12일 설립됐다. 이후 6ㆍ25 전에 최초의 한국은행권 2 종(1000 원, 100 원)을 발행했다. 이후 1951년 돈을 찍어내는 한국조폐공사를 세웠다.
1966년 8월 16일 ‘원’ 표시 주화 3 종(10 원, 5 원, 1 원)을 발행했다. 1970년에 100 원, 1972년에 5000 원권, 1973년에 1만 원권, 1975년 1000 원권, 1982년 500 원짜리 주화를 차례로 선보였다. 1994년 1월 20일 위조 방지 요소를 보강한 ‘라’ 1만 원권을 발행했으며, 2006년 1월에는 ‘마’ 5000 원권을 내놓았다. 2007년 1월 22일 새로운 화폐 3 종도 선보였다.
첫댓글 현용화폐~ 아이들이 잘 모르더군요.. 우리가 쓰는 돈이니 잘 알고 잘 써야 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