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보는 맹목적이어서는 아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새인봉 직벽에는 피톤과 볼트 한 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피톤 한 개에 자기확보와 등반자 확보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위험함을 느껴 병규에게 부탁을 하여 볼트 한 개를 더 설치하게 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피톤에 클로브히치를 하여 확보를 본다 하더라도 주 로프가 다시 볼트와의 연결 즉 관련성을 갖고 있어야 더 확실하다고 하겠지요. 그러나 질문하신 피톤과 볼트와의 사이에 두 곳 모두 클로브히치를 하여 그 중간에 확보기를 걸고 보려면 우측 볼트에 잠금카라비너 한 개가 필요하고, 볼트와 피톤 사이에 확보를 보려면 잠금카라비너 한 개가 또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며, 지금 나란히 이퀄라이징을 시키려면 주 로프가 아닌 웨빙을 이용하여 이퀄라이징을 시켜야만 중심각이 60도 이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직벽에서 이퀄라이징을 시켜 확보를 보려면 확보자는 직벽 아래로 매달려 확보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 발행된 마운티니어링誌 P. 184에 소개된 균등화된 2개의 확보물에 각각 가해지는 힘을 살펴보면 0도 50%, 60도 58%, 90도 71%, 120도 100%, 150도 193%, 170도 573%랍니다. 120도를 넘게 설치하려면 이퀄라이징은 두개를 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이지요. 이퀄라이징은 등반자가 어느 방향으로 등반을 하던간에 똑같은 중심각을 유지하라는 뜻으로 설치하는 방법인데 직벽은 180도 방향 한곳에서만 오르게 되니 이퀄라이징은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직벽에선 이퀄라이징 방법으로 60도 이내 설치가 어렵기 때문에 '정적 균등화' 즉 각 확보물에서 각기 웨빙을 걸어 60도 이내를 유지시켜 확보를 보거나 2차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클로브 히치를 피톤에서 하고 다시 볼트에 연결하여 피톤에서 직접보도록 하며, 자기 확보는 볼트에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직벽에서 확보를 볼 때 출발하는 위치가 출발지점 볼트가 박힌 곳에서 조금 올라서서 로프 마지막 매듭을 하고 출발했다면 추락시에도 땅을 칠 염려가 없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로프 길이를 늘여서 출발했다면 피톤에서 잡아주지못할 경우 확보의 의미는 없는 것이지요. 이 원리는 멀티 피치를 가상해서 드린 말씀이고 최근에는 이퀄라이징 방법보다 '정적균등화 연결법' 즉 각각의 볼트에서 길이를 같게하여 웨빙으로 매듭한 후 두 웨빙을 함께 걸어 2차 충격으로부터 등반자를 보호하자는 의견이 더 지배적이랍니다. 이퀄라이징 방법은 충격을 받으면 각각의 앵커(볼트나 피톤)에 똑같은 힘이 가해져 하나가 터지면 다른 것도 터질 가능성이 있어, 2차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이지요. 그러므로 확보 방법은 상황에따라 방법을 달리 하도록 하며, 어느 한 방법이 모든 곳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 설치된 피톤들이 너무 오래되어 다이렉트(휘어짐이 심함), 직벽 등 무언가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의 일이겠지요. 확보기구 설치 의견을 쓸 때 하려는 말이었는데 질문이 있어 의견을 말씀드린다는게 답변이 좀 길어졌습니다. 질문에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