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를 배울것인가?
아니면 유화를 배울것인가?
좀더 논리를 비약시켜
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시 쓰는법을 배울것인가?
소설쓰는법을 배울것인가를 고민하는것과 다를 바 없을것이다..
이는,
아반떼운전을 배울것인가?
그랜져운전을 배울것인가에 대한 고민처럼
그림을 그리는데도 특별한 방식이나 공식을 찾아
쉬운길을 택하고자하는 안일함때문일 수도 있을것이다..
정물화나 풍경화는 좀 그리는데
인물은 전혀 못그리겠어요?
이런 얘기들도 더러 듣는다..
그림을 그릴줄 안다면,
제대로 그림을 그려왔다면...........
자동차나 비행기를 그리건
동물을 그리건 또는 사람을 그리건
다 같은 이치일텐데 왜 이런문제가 발생하는 걸까?
글을 읽을 줄 아는데..
잡지책은 잘 읽고 시집은 그런대로...
소설책은 영 읽기가 어려워요...라고 한다면!!
.......
캐리커쳐를 공부하는 필자 또한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화륙법(畵六法) 얘기를 잠깐 해보자..
그림을 그리는데 여섯가지의 법칙이다..
살아 움직이는 그림..기운생동(氣韻生動)
대상의 흐름대로 골격을 만드는..골법용필(骨法用筆)
형태가 바로 표현되어야 하는..응물상형(應物相形)
편안한 구도 올바른 구도를 잡아내는..경영위치(經營位置)
보편적이고 적절한 채색..수류부채(隨類賦彩)
대가의 작품에서 정신세계를 느껴보고 계승하는....전이모사(轉移模寫)
인물화를 그리는데에 있어서
캐리커쳐를 그리는데에 있어서
화륙법을 바탕으로 대상의 내면을 그려내는 그림들...
곧 전신사조(傳神寫照)를 의미한다..
이 여섯가지가 두루 배합되어 표현되어진 그림이야 말로
진정 작품이라는 단어를 쓰는것일게다..
그런데..
아직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이 고상한 말들에 걸맞는 그림을 그려가야 할까?
어떻게 처음을 시작해야 할까?
자동차나 비행기 그리고
풍경이나 정물화등에는 익숙하지만
유독 인물화,즉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데는
선뜻 연필이 그어지지 않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는
관념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는대로 그리려 하지않고
평소에 알고있는 습관대로
스스로 정리된 마음속의 느낌대로
그리려 하기때문에 실제 대상과 왜곡된 그림들이 그려지는것이다..
문화센터등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대상(사진)을 올바르게 놓고 그릴때보다
거꾸로 뒤집어놓고 그릴때 결과가 더 좋게 나오는 경우가
이를 증명해준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이 관념을 조종하는
왼쪽뇌를 마비시키는 이런 역발상학습등이
조금씩 관찰방법을 바꿔주고
스스로 믿고있는것보다 보이는대로 그릴 수 있도록 해 주는것이다..
이쯔음해서 화두로 내밀었던
초상화를 배울것인가? 캐리커쳐를 배울것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괘변을 내 놓아야 할 거 같다..
사진기술이 발달되지않았던 수세기전부터
램브란트도 그렸고 고흐도 그렸던 초상화는
자신의 업적이나 성공을 기록으로 남기기위해 화가들에게 의뢰되었고
오랜세월 르네상스시대를 누려왔으며
지금도 훌륭한 인물화가들에 의해 초상화는 꾸준히 기록되어지고 있다..
얼굴그림을 조금 그릴 줄 안다고
캐리커쳐를 조금 그려보았다고 똑같이 그려내는 초상화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우쭐댄다면
이것은 정말 큰일나도 너무 큰일날 일이다...
형태나 구도 그리고 명암 이나 질감등이 그럴싸 하더라도
초상화는 캐리커쳐와 달리 엄숙히 진행되어야 할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로재듯 껍데기만을 그림의 기본이 없이
형태만 그럴싸하게 옮겨놓고도
만족하고 있다면 이는 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초상화를 그려보았다고 캐리커쳐를 쉽게 생각한다면
이또한 너무 경솔한 생각이다..
중요한건...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
더 정확히..
결과보다는 어떤과정으로 그림이 완성되었는지에 대해
진단이 된다면 캐리커쳐를 배우든 초상화를 배우든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않는다..
초상화나 캐리커쳐를 배우려하기 이전에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배우고 나면..
그에 대한 해답들은 자연스럽게 얻게되고
해답을 얻기 이전에 둘다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이미 자신에게 쏘옥 들어와 있는것이다..
석고상을 집어던지는 미술학원들이 많아질수록
자유롭고 창의적인 그림공부를 해 갈 수 있는 곳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알브레이트 뒤러가 사용했던 방법으로 격자무늬의 창을 앞에 두고
그림을 그렸던 시대는 이미 우리에게 그들의 혼과 정신만 의미를 두면 될일이고
자유로움과 창의적 표현방법들로 그림을 즐기고 그려가면 될것이다..
영어를 잘하기위해
문법부터 공부해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듯
회화를 배워가는 것처럼
우선 그려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무엇이든
형태를 느끼고 구도를 잡고
캔버스에 옮길 수 있다면
이미 고민은 끝이 나 있는것이다..
초상화나 캐리커쳐를 그리는데에 있어
특별한 방식이나 정해진 공식은 애초부터 없는것이다..
설사 있다하더라도 아반떼는 운전하는데
티코나 그랜져는 운전을 못하는 절름발이 운전을 배울뿐이다..
초상화나 캐리커쳐의 고민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처음을 배워보자..
자유로운 표현으로 선을 그려가다보면
형태가 만들어지고 밝고 어두운 부분을 구분할 줄 알게 되고
그것이 그림을 배우는 처음이고 화두의 정답이 될것이다..
2008.11.3
악보
첫댓글 '...그림을 그리는 처음을 배워보자...' 이 한줄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네요~~~ 무슨일을 시작하든지 처음이 중요한 법!!! 그림에 있어서도 초상화나 캐리커쳐를 먼저 아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알아가는것이 처음이 아닐까십네요~~~^^
좋은 예 같아요. 초상화를 그릴까 캐리커쳐를 그릴까 하는 것은 아반떼를 운전할까 마티즈를 운전할까 하는 거랑 같다는게......;
캐리커쳐를 배우고싶다고....캐리커쳐를 배운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는데.....차그차근 그림을 그리는것부터 배워가자는 쌤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아요자꾸만 결과만을 빨리 얻으려고하는 급한 마음부터 다스려야겠어요
우와 ~~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 ^^
오늘 늣은밤 보물단지 글 읽고 갑니다~~^^
이제!!보았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는 주제이네요...기본에 충실하겠습니다.
함께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그져 기쁠뿐입니다..^^
네
보이는대로, 왼쪽뇌의 역할누르기 가 중요하군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