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놀고 나서 기념촬영을 하다. 이 아이들이 남양주를 먹여 살릴 일군들이 될 줄 믿는다. 깊어가는 가을의 어느 날, 남양주시청 다산홀에 천정에서 빛을 발하는 조명등이 초라해 보일 정도로 800여개의 아름다운 별들이 떴다.
지난 10일 남양주시 지역아동센터연합회(회장 마재권) 주최로 열린 제3회 아동문화제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함성’에 참가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바로 반짝이는 별 그 자체였던 것이다. 또 400명이 넘는 아이들이 꼬물꼬물 거리며 내뱉는 수다는 적어도 내겐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보다도 더 아름답게 들렸다.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함성’이 3회째 내려오는 동안 두드러진 변화가 있었다. 첫째는 아이들의 몸짓과 표정, 말이 몰라볼 정도로 밝아졌다는 것이다. 처음엔 약간 의기소침해보였던 그 아이들이 3년이 지난 지금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재잘재잘, 깔깔거리며 예쁜 몸짓을 하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내 마음까지도 밝아졌다.
그날 김영수 남양주시의회 의장은 우리 아이들을 보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다”고 했는데, 필자가 판단하건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로 보였다. 또 후문에 따르면 이석우 시장의 부인인 김해숙 사모는 “어쩌면 아이들이 저렇게 밝을 수 있을까”하며 진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내 자식들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센터를 제 집 드나들듯 드나드는 아이들. 둘째는 아이들의 솜씨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노래면 노래, 연주면 연주, 댄스면 댄스 하여튼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 아이들의 솜씨가 해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제2회 아동문화제를 마치고 필자는 ‘내년에는 체육문화센터를 접수하리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사실 약간은 ‘뻥’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산홀을 꽉 메운 아이들의 수나 각 센터들의 솜씨 수준을 볼 때, 정말 내년에는 체육문화센터에서 개최해야 될 성 싶다.
아이들의 맑디맑은 눈동자를 보면서, 아이들의 아름다운 몸짓을 보면서 이렇듯 즐거웠지만, 마음 한편엔 아쉬움도 스며들었다. 지난해, 각 센터들이 십시일반 재정을 모아 아이들의 아름다운 축제를 여는 것을 보고 측은지심(?)이 생긴 담당 공무원이 보다 알찬 문화제를 위해 예산 확보에 애를 썼으나 보기 좋게 미역국을 먹었었다. 그래서 올해도 각 센터들이 십시일반 재정을 모았고, 현 임원진들도 주머니를 털어 큰 잔치를 치렀다. “그래? 그럼 내년에도 너희들끼리 잘 해봐!” 이러면 미워요~.
▲수화로 노래를 하는 아이들. 필시 장애인·비장애인 구분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전반적으로 남양주시의 복지는 일취월장 성장했다. 아동복지 역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는데, 현재 남양주시에는 공식적으로 28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700여명의 우리 아이들이 방과 후에 각종 복지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각 지역아동센터들의 시설은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그곳에서 하는 일은 정말 대단하다. 아이들의 학습지도에서부터 취미문화교실, 예체능교실, 건강관리, 급식제공 등 비록 시설은 열악하나 서비스 내용은 거의 종합복지관 수준이다. 게다가 늦게 귀가하는 부모들을 위해 야간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설들도 있다.
필자는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현 상황에서 지역아동센터야말로 아동복지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동성과 접근성이 좋고 ‘내 집’ 같은 분위기가 마련될 뿐만 아니라 아동기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며 급식까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만 거의 대부분의 시설들이 열악하다는 것이 문제인데 복지 분야 역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서글프기 짝이 없다.
▲울 회장님 센터 아이들의 우쿠렐레와 리코더 합주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양주시의 아동복지가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지난 9월 남양주시 조직개편 때는 아동복지를 전담할 출산·아동팀도 신설됐다. 현재는 팀장과 직원 한 명이 업무를 주관하고 있지만, 지난 시절 아동복지 분야가 ‘귀찮은 혹’ 취급을 받아온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제 전담팀이 신설됐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더 바라기는 아이들이 그저 예산만 축내는 골치 덩어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고 남양주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관점 아래 보다 거시적인 관점을 가지고 전방위적으로 투자를 해줬으면 하는 것이고, 그런 관점에서 아동팀의 다이내믹한 활약상을 보고 싶다.
외람된 말이나, 필자는 특별한 아동·청소년기를 보냈었다. 유소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소년 시절에 잘 먹고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아이들의 세계관이나 가치관도 긍정적으로 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해마다 남양주시 지역아동센터연합회가 개최하는 아동문화제는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들이 그 마당에서 잘 놀아주니 그게 또 감사하다. 이제 필자는 꾀가 생겨 뒤에서 어슬렁거리지만, 현 임원진들은 지난 1년간 정말 진땀 빼는 수고를 해줬다. 짝짝짝!
▲이번 문화제에는 첼로, 바이올린, 기타, 트럼펫, 클라리넷, 우쿠렐레, 리코더 등의 악기들이 동원됐다. 우리 남양주에도 아이들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면 참 좋을 텐데... 이 글을 마치면서, 필자는 김영수 시의장이 했던 축사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여러분을 보니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아동복지 발전과 그 종사자들을 위해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했는데, 종사자들이야 어차피 몸으로 때우는데 이골이 난 사람들인 만큼 나중에 신경 써도 괜찮지만 아이들에게만큼은 정말 신경 ‘따따블’로 써주길 바란다. 참고로, 지난해 아동문화제를 본 어느 유력 정치인 캠프의 누군가는 아이들 연합축구팀을 만들 수 있도록 뭘 해준다고 해서 우리 아동복지 종사자들이 굉장히 고무됐고 아이들도 덩달아 좋아했었는데 말짱 황이었다. 차라리 말이나 하지 말았으면 아이들이 실망하지나 않았을 텐데... 쯧쯧쯧... 객쩍은 소리 한번 해봤다.
아이들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취하고 아름다운 몸짓에 취했다가 이젠 흥분된 감정을 추스르고 ‘아동복지의 밝은 내일’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필자가 좋아하는 아프리카의 속담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남양주의 아이들을 남양주의 어른들이 모두 껴안을 수 있었으면, 그네들이 우리의 희망이기에 희망을 위해서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나무가 되면 좋을 텐데, 좋을 텐데….
뱀발) 이번 제3회 아동문화제가 원만히 잘 치러질 수 있도록 뒤에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출산·아동팀의 이인애 팀장과 우영옥 주사, 그리고 주말 오후 쉬지도 못하고 아이들을 위해 좁은 방송실에서 수고한 직원들에게도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
첫댓글 최연범 회장님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들마다 열심히 사는 모습 기쁨소식이 오고가는 까페가 되고 가정마다 행복이 가득한 하루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남양주에 이사 온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만5년이나 지났네요..애 키으느라 제대로 남양주를 몰랐는데 아이가 입학을 하고부터는 관심을 갖고 싶네요..아이들은 진짜 우리들의 가장 큰 보물입니다..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어야 겠죠^^.
소나무처럼 곧고 강인한 모습으로 개나리처럼 희망을 품고 자랄 수 있는 건강한 미래의 주역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