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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절정에 오르는 시기, 5월엔 온 가족이 다함께 여행을 떠나 보자.어린 자녀들과 있는 가족이라면 역사 문화 탐방 코스로,나이 드신 부모님들과 함께라면 산수 수려한 절경 속에 푹 빠져 보는 코스로, 형제나 자매끼리 우애를 다지기 위한 테마 여행도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 아울러 3대가 함께 모여 사는 가족들이 다녀오기 좋은 여행 코스들도 있으니 주목하시라.
온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이 더욱 의미 있는 5월이지만 알뜰살뜰 사랑하는 자녀들을 앞세워 떠나는 여행이라면 더욱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 될 터이다. 늘 공부로 지쳐 있는 자녀들이지만 아름다운 봄날 자연을 즐기고 색다른 체험을 통해 배움도 얻어 온다면 모처럼 떠난 가족여행이 더욱 알차고 풍성해지지 않을까.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아이들의 현장학습까지 겸할 수 있는 여행이 유익할 것이고 미취학 어린이를 둔 가족이라면 가족 구성원이 모두 좋아할 만한 곳이면서도 아이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체험거리들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글·사진 Travie writer 김숙현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체험거리를 한 가지 정도 포함하는 게 좋다. 다산유적지로 유명한 남양주 능내리 마현마을에 유기농 딸기농장이 있어 수도권에서 당일 여행으로 다녀오기에 좋다.
딸기를 비롯한 유기농 농작물도 생산하고 매운탕 같은 식사도 가능한 마현마을의 대가농원. 단체는 물론 가족 단위로 찾아도 딸기 따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농약, 화학비료 없이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즉석에서 바로 따서 먹을 수 있다. 딸기 수확 외에도 감자, 고구마 캐기, 두부 만들기, 김치 담기 등 시기별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고.
딸기농장 바로 앞에 다산유적지가 있다. 정약용 선생의 생가, 묘, 기념관, 사당, 동상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선생이 발명해 실생활에 이용한 기중기 모형이 특히 어린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현마을에서 나와 다리를 건너면 바로 양수리다. 강변에 우뚝 선 커다란 느티나무 고목이 인상적인 두물머리 나루터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두물머리 나루터 가는 길 오른쪽에 양수리의 새로운 명물인 세미원이 나온다. 물과 꽃으로 이루어진 정원이다. 파릇파릇한 나뭇잎들이 꽃보다 눈부시고 연못과 잔디밭, 분수, 그 뒤로 한강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마현마을과 세미원만 둘러보는 데도 하루해가 짧지만 조금 더 욕심을 부리고 싶다면 수종사에서 저녁놀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 경내에 자리한 찻집 삼정헌에 들어가면 통유리창 너머로 그림 같은 양수리 전경도 감상할 수 있다.
★ 딸기농장 남양주 조양면 능내리 마현마을. 다산유적지 표시를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대가농원 식당 간판을 찾으면 된다. 체험을 하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010-2225-6641/ www.daega620.co.kr
★ 세미원 양수리에서 두물머리 나루터 방향으로 우회전, 문화체육공원 주차장에 주차. 개장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사전에 인터넷으로 관람 예약을 해야 한다. 031-775-1834/ www.semiwon.or.kr
★ 수종사 양수리에서 나와 우회전, 서울종합촬영소 방면으로 가다가 조안보건지소가 보이면 좌회전해서 2.4km 올라가면 수종사다. 031-576-8411
5월은 남도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하긴 어디 남도뿐이랴. 5월엔 이 땅 어디든 생기로 넘쳐나지 않는 곳이 없을진대. 색다른 체험 여행으로 추천할 만한 곳이 해남 설아다원이다. 보성처럼 드넓은 차밭은 아니지만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자연미 가득한 차밭에서 찻잎을 따고, 직접 차를 만드는 제다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또한 주인 내외가 소리와 우리 전통 악기에 능해 밤이면 즉석에서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살아 있는 남도 문화를 몸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첫날 찾아갈 곳은 해남 대흥사. 대흥사의 매력은 절까지 이어진 십리 숲길에서 시작된다. 울창한 고목이 터널을 이뤄 절을 찾는 이들을 반긴다. 대흥사는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거느린 승군의 총본영 역할을 하며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가람 배치가 특이하고 경내에 건물도 많아 볼거리가 풍부하다. 산길을 따라 20여 분 올라가면 조선시대 차의 대가로 알려진 초의선사의 일지암이 나온다.
대흥사와 일지암을 둘러보고도 해가 넘어가지 않았다면 녹우당에 들러 보자. 해남 윤씨의 종택으로 고산 윤선도, 공재 윤두서 등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기품 넘치는 고택과 그에 어울리는 은행나무, 회화나무 고목, 고택 뒤에 펼쳐진 비자나무 숲 등이 인상적이다. 위치는 해남 읍내에서 대흥사 가는 길에 있다.
차 만들기는 이른 아침 찻잎 따기로 시작된다. 뾰족한 새순 하나에 잎사귀가 한 개 혹은 두 개 정도 되는 것을 따면 된다. 차밭에 농약, 제초제를 치지 않기 때문에 차나무와 풀이 함께 자란다. 자운영 붉은 꽃이 이맘때면 차밭 이랑에 지천으로 피어난다.
따 온 찻잎을 제다 체험장에 펼쳐 놓고 한동안 시들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덖기를 시작한다. 솥이 뜨겁기 때문에 덖는 것은 어른들이 해야 한다. 덖고, 비비고, 말리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새파랗던 찻잎이 바싹 마른다. 바구니 가득 하던 찻잎이 완성되고 나면 불과 몇 십 그램 정도로 줄어든다. 전문가가 만든 것에 비하면 모양도 엉성하고 맛도 부족하지만 직접 만든 차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
★ 대흥사 서해안고속도로-목포IC-2번 국도-13번 국도-해남읍. 읍내에서 806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대흥사에 이른다. 종무소 061-534-5502
★ 설아다원 5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제다 체험이 가능하다. 총 체험 시간은 4시간 안팎. 비용은 일반 3만5,000원 가족(3~4인) 6만원, 학생 1만5,000원, 어린이 5,000원. 제다 체험 외에 다도, 사물놀이, 절기놀이, 황토염색, 민속놀이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다원 안에 마련된 흙집과 한옥에서 민박을 할 수 있다. 해남읍에서 대흥사 방면으로 남하하다가 삼산농협 사거리에서 북일 방면으로 좌회전, 오소재 고개를 넘어 가면 나오는 삼성리에 설아다원이 있다.
061-533-3083/home1.moatv.com/seola/
해외여행을 생각한다면 물놀이를 하며 편하게 쉬어 갈 수 있는 해변 휴양지가 제격이다. 아이를 생각해 비행 시간이 길지 않는 곳, 직항 노선이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하는데 태국이나 필리핀이 인기다. 그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곳은 태국 푸껫. 시설 좋은 리조트가 많고, 드넓은 해변과 바다에서 즐기는 다양한 해양스포츠,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자연,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태국 요리까지 가족 여행으로 그만이다.
푸껫은 태국 남쪽에 자리한 섬 휴양지로 유럽인들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즐겨 찾는 인기 여행지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만큼 고급 리조트에서부터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종류의 숙소가 존재하고, 레스토랑이나 카페, 쇼핑몰 등 전반적인 여행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리조트에 딸린 해변이나 수영장에서 하루 종일 물놀이와 선탠을 즐기고, 낮잠을 자거나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자신을 재충전 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규모 있는 리조트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키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이곳에서 아이들끼리 신나게 어울리는 동안 부모들은 느긋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푸껫의 중심인 빠똥비치를 비롯해 주요 해변은 사실 그렇게 아름답거나 티 없이 깨끗한 것은 아니다. 대신 보트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빼어난 풍경들이 펼쳐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더 비치 The Beach>의 촬영지이자 세계 10대 해변으로 일컬어지는 피피 섬에서 형형색색의 열대어들과 즐기는 스노클링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보트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스노클링이 재미있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해변의 얕은 바다에서도 얼마든지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 영화 <007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 촬영 후 제임스 본드 섬이라고 이름 붙은 섬을 비롯해 팡아만의 크고 작은 바위 섬 사이를 누비는 보트 투어도 꼭 해봐야 할 것 중 하나. 태국 여행이 즐거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맛있는 태국 요리 때문이다. 특히 푸껫은 섬이라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비교적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갓잡아 올린 새우나 게, 생선 등은 찌거나 굽는 등 간단한 요리법으로도 여행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 푸껫 직항편을 이용하면 비행 시간은 6시간 정도. 휴양 여행을 원한다면 패키지 상품보다는 항공과 리조트만 엮은 개별여행 상품이 좋다. 하루나 이틀 정도 관광을 즐기고 나머지는 자유 일정으로 구성된 상품도 있으니 원하는 스타일을 찾으면 된다. 4박6일 일정이면 적당하다.
★ 기후 5월에서 10월까지는 우기에 해당되지만 짧은 소나기가 지나간 다음 금방 개기 때문에 여행에는 무리가 없다. 가벼운 여름옷을 준비하고 자외선차단제, 모자를 꼭 챙겨 간다.
※ 출처: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