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번역(韓國現代詩翻譯)
전홍준 "억새꽃" (중국어 영어 번역)
반빈(半賓) 2024. 12. 15. 06:49
田洪俊(1954- )
〈荻花〉
要是在萬紫千紅的春天開
或許是有地方能藏起身的
可是像宴席已散才來的客人似的
掛起恰如山羊鬍子而還稱作花的
闊步走在風裏
讓詩人們的胸懷汩汩流血的荻花
在筷子不成雙的小酒肆
守著解不開的話頭參究
虛擲了好端端的青春年華的我
真像
(半賓譯)
Chōn Hong-jun (1954- )
"Silvergrass Flowers"
If bloom in springtime when all splendid flowers are in full blossom,
There might be a place to hide.
But like a tardy guest arriving when the party is over,
Dangling something that looks like goat's beard, calling it a flower,
Striding in the wind,
Letting the poets' bosom bleed in gurgling flows is silvergrass.
In dive bars where chopsticks did not match in pairs,
Holding on to irresolvable meditation phrases,
Frittering away the perfectly robust youthfulness is I.
They really mirror each other.
(H. Rhew, tr.)
韓文原文:
전홍준 (1954- )
"억새꽃"
잘난 꽃들 만발한 봄에 피었다면
숨을 곳도 있을 텐데
잔치 끝난 뒤 들어서는 손님같이
염소수염 같은 것을 꽃이라 달고
바람에 겅중거리며
시인들의 가슴에 피를 철철 흘리게 하는
젓가락 짝이 안 맞는 선술집에서
풀리지 않는 화두를 잡고
생때같은 젊음을 허비한
나를 닮은 꽃이여!
-전홍준 시선집 "흔적" (2020)
*참고
2024년 12월 14일에, 미국의 한 대학에서 중국문학을 강의하는 유형규 교수님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우리 현대시를 중국어와 영어로 번역하는 중 우연히 제 시집을 발견한 모양입니다. 삼류 글쟁이 주제에, 시집이
미국까지 간 것이 신기하고, 번역까지 해 준다는데 솔직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순간에
제 자신이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도를 떠나 그 글은 제 분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인지라 누군가 제 글을 인정해 주면 기분이 좋고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몇 편을 번역할지는 몰라도, 제게는 소중한 자료이므로 이 사이트에 보관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