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은 무조건 몸에 좋을까?
보약의 정의를 백과사전에서는 ‘인체의 생리기능의 부조현상에서 오는 신체의 허약 상태를 도와 주는
약물’이라고 하고 있다. 기운이 없을 때, 영양이 부족할 때, 정신적으로 쇠약할 때 먹는 게 보약이다.
그러나 보약을 단순히 영양보충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몸에 특별한 병이 없는 정상인이 식사를 편식하지 않고 고르게 먹으면 영양에는 아무런 장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한방·양방의 상식이며, 이 경우에는 보약이란 말이 해당되지 않는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에서는 굳이 보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보약은 몸을 보양하는 것이고, 독약은 그 반대로 몸의 기운을 분산시키고 모든 기관을 상하게 만들며
각종 면역체계를 허약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보약과 독약이 구분되어 있지만 알고 보면 경우에 따라서는 보약이 독약도 된다.
그것은 사람에게만 타고난 체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만물이 독특한 체질이 있고 자기만의 기질
(氣質)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서로 맞는 것끼리 만나면 좋은 효과가 있고 그렇지
못하면 해를 일으키는 독약이 되는 것이다.
많은 돈을 들여 치료받고 또 약을 지어 먹는다고 해도 자기 체질에 맞지 않으면 독약이 되고,
길거리에 버려진 것이라도 자기 체질에 맞으면 보약이 될 수도 있다.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나?
보약을 복용하는 데에 계절적인 제약은 없다. 여름이나 겨울에 보약을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근거는
없다.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배설되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적당한 보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계절적 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아 몸에 불균형이 온다면 적합한 보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보약을 먹을 때 소화 흡수를 방해하는 생활 습관이 있었다면 개선한 뒤 복용하는 것이 좋다.
보약 자체를 소화 못 시킬 정도로 비장과 위장이 허약하다면 소화기를 돕거나 다스리면서 다른 허약한
부분을 보(補)해야 한다. 보약을 선택할 경우 각자의 체질이나 허약한 부분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고
경솔히 보약을 오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병이 있는 사람은 복용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보약을 먹으면 뚱뚱해질까?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해서 먹기를 꺼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속설은 근거가 없다.
한의학에서는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소화되어 비장으로 전달된다고 본다.
여기에서 몸에 필요 없는 것은 아래로 내려가 장과 신장을 통해 대변과 소변 형태로 밖으로 배출되고,
필요한 에너지는 폐를 통해 기의 형태로 몸을 움직이며, 남은 에너지가 몸에 저장된다.
이런 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때 비만이 오는 것이지, 한약을 먹어서 살이 찐다는 것은 맞지 않는 말이다.
내 몸에 맞는 보약 알아보기
불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고, 물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흙이 필요하고, 이 흙을 조화하기
위해서는 불이 필요하듯이 인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조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음이 충만하여 있는 음 체질에 음기를 보한다든지, 양기가 충만되어 있는 양 체질에 양기를
더욱 가해 준다면 그 사람은 더욱 깊은 병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한방에서는 사람을 여덟 가지 체질로 구분하여 치료한다. 음과 양을 세분한 태양(太陽)ㆍ소양(少陽)
ㆍ태음(太陰)ㆍ소음(少陰)을 사상이라 하고, 다시 이 사상에서 팔괘(八卦)로 발전하는데, 이 팔괘
또한 음과 양의 조화를 세분해 놓은 것이다.
이러한 법칙 속에서 사람뿐 아니라 세상 만물이 제각기 타고난 체질이 있어 서로 맞는 식품을 찾아
먹고, 서로 맞는 색을 찾아 이용하고, 서로 맞는 사물을 찾아 사용하고, 서로 맞는 방위를 찾아
기(氣)를 북돋우며, 서로 맞는 운동을 찾아 건강을 보존하고, 서로 맞는 체질을 찾아 궁합을 선택함으로써
면역체계를 보존하고 모든 병들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는다.
보약의 종류보약을 쓸 때는 허실보사(虛實補瀉)·음양형평(陰陽衡平)의 원칙에 위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보약에는 보양(補陽)·보음(補陰)·보기(補氣)·보혈(補血)하는 본초와 처방들이 있다.
양(陽)을 돕는 보약
얼굴색이 창백하고 사지가 따뜻하지 않으며 매사에 의지가 약하고 허리 무릎 등 하반신에 힘이 없으며
아랫배가 당기고 맥이 약할 때 양을 돕는 보약을 사용한다.
이 경우 처방되는 약재에는 녹용, 음양곽, 산수유, 복분자, 육종용, 파극, 두충, 보골지, 해구신, 부자,
육계, 선모, 파극천 등이 있다.
음(陰)을 돕는 보약
음이 허약하면 몸이 수척하고 마르며, 머리가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난다.
입술이 붉어지고 볼에서 홍색이 감돌며, 불면이 있고 수면 중 땀이 나고 기침과 출혈이 있다.
또 정액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리거나 가늘고 빠른 맥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사삼, 맥문동, 여정실, 구판, 구기자, 천문동, 황정, 별갑 등 음을 도와 주는 약물을 중심으로
사용한다.
기(氣)를 돕는 보약
권태롭고 힘이 없으며 기운이 적은 경우, 말하기를 싫어하며 말소리가 적게 나오는 경우, 숨이 차며
땀이 많이 나고 맥이 허약한 경우에 사용한다. 대표적인 약재로는 인삼, 당삼, 황기, 영지, 백출,
산약, 감초, 오미자, 연자육, 검인, 오가피 등이 있다.
혈(血)을 돕는 보약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침침하며 얼굴색이 누렇고 입술이나 손톱 바탕이 담백한 색을 나타낼 경우
처방한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안정이 되지 않으며 맥이 가는 경우, 월경이 순조롭지 못하는 증상 등에
적용한다.
당귀, 백작약, 용안육, 하수오, 아교, 자하거, 상심자, 계혈등, 숙지황 등이 보혈하는 대표적 약물.
기혈을 함께 돕는 보약
기와 혈 두 가지가 허약할 때에는 얼굴에 화색이 없거나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어른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가슴이 뛰고 호흡이 짧으며 맥이 약하고 가늘며, 무력한 것도 주된 증상이다.
이 경우 녹용과 더불어 인삼, 황기, 감초 등과 같이 보기하는 약물과 당귀, 백작약, 하수오, 용안육 등과
같이 보혈하는 약물로 구성된 보약을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팔진탕, 배보탕, 자감초탕이 있다.
음양기혈을 돕는 보약
앞서 언급한 양과 음의 부족, 기와 혈의 부족은 음양기혈 상호간에 허약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아
복합적인 관점에서 처방을 해준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녹용대보탕, 공진단, 경옥고 등이 있다.
녹용대보탕은 인체의 허약과 과로로 인한 피로 등에 활용된다.
공진단은 선천적 허약이나 일반적 원기 부족 등 인체의 허증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보약이다.
어린이를 위한 보약
성장 촉진, 두뇌 발달, 식욕증진, 저항력 강화 등의 효과를 지닌 처방을 사용한다.
신생아는 생후 2개월이 지나면 모태로부터 받은 철분과 기타 영양분이 거의 소모된다.
따라서 많은 아기들이 생후 9∼24개월쯤 되면 철분결핍현상을 나타내는데, 이때부터 철분조혈제를
공급하는 것은 보약이 되며, 녹용류(鹿茸類)는 철분 이외에 많은 생약효과가 있기 때문에 갓난아기와
어린이의 성장에 크게 효험을 발휘한다.
어린이는 나이와 체중,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약의 용량을 조절해서 복용하게 해야 한다.
3세까지는 녹용, 당귀, 구기자, 산약, 맥문동, 숙지황 등으로 구성된 귀용탕을 사용하며,
3세 이상은 황기, 맥문동, 산약, 용안육, 당귀, 천궁, 구기자, 백복령, 백출 등으로 구성된 보아탕이
중심이 된다.
귀용탕은 허약하고 성장 발육이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 좋은 보약이며 약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에게 간단하게 단 몇 첩으로서 효과를 볼 수 있는 보약이다.
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자주 보는 아이들에게 좋고, 밥을 잘 먹지 않고 식은땀을 많이 흘리거나
저항력이 약해서 감기를 자주 앓는 아이들에게 체질 개선 약으로 많이 쓴다.
수험생을 위한 보약
귀비탕은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보약이다.
심장을 도와 주고 뇌신경에 충분한 혈액 공급과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해 주는 보약으로서 머리를
맑게 해주고 기억력을 도와 주며 불안과 초조감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기억력과 뇌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백복신, 원지, 석창포 등으로 구성된 총명탕은 다른 기혈을 돕는
처방과 함께 주는데 수험생을 위한 대표적 보약이다.
팔진탕은 여학생들에게 좋은 보약으로, 너무 허약하고 야윈 여학생들, 특히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심한 변비가 있는 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보약이라 할 수 있다.
육사탕은 남학생들에게 좋은 보약인데, 성장발육을 촉진시켜주고 골격을 키워 주는 효과가 있다.
잘 먹는 편인데도 살이 붙지 않고 변비 증세가 있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보약이다.
쌍화탕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피로회복제로 좋다.
공부에 지쳐서 식욕이 떨어지고 의욕이 없는 학생들에게 생기와 활기가 되살아나도록 해준다.
임산부를 위한 보약
임신 중에 적합한 한약을 복용하면 임부의 기와 혈을 도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유산할
확률도 줄어든다. 하지만, 인체의 모든 기능이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자칫 약을 잘못 복용하면 유산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임부에게는 보안탕을 사용하며 산후에는 산후대보탕, 일반 부인용 보약으로는 보혈탕을 사용한다.
출처 : 아트앤리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