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검 (變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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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공할 다양한 문화는 그 이해에 앞서 낯설은 외국인에게는 주눅이 들기 쉽상이다. 오천명 감독이 만든 영화 변검(The King of Mask, 1995)은 그러한 중국의 문화 중 '변검' 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실지공연 이상의 많은 감동을 준 영화로 기억 된다. 앤소니퀸이 주연한 이태리영화 '길'을 보는 듯한 이 영화에서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변검기술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원래 변검은 지방극의 하나인 사천극 중의 등장하는 뛰어난 연예기술의 하나로 고대인류가 흉폭한 맹수로보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얼굴에 맹수가 놀랄만한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장하기 시작한 것으로부터 기원을 찾고 있다. 맹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이해 변장하던 습관을 무대에서 춤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절묘한 변신 기술로 발전 변화하여 지금의 변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중국 희곡 중 배우의 화장을 이용한 초기 변검 기법이 등장하는 것은 명나라 시기로 올라간다. 명조 잡극 '灌口二郎斬健蛟'에 보면 "變化靑瞼" 이라는 대목이 나오는 것이 그것이다. 물론 당시의 변검은 배우가 무대 뒤로 가 다른 화장을 하고 등장하는 것으로 유치한 방법이며 이것이 무대에서 순식간에 이루어지게 끔 변화 발전한 것이 오늘날의 변검이며 그 기법이 가장 뛰어난 지방이 바로 사천인 것이다.

淸朝 乾隆 嘉慶연간 해가 바뀌는 시기 사천지역의 부둣가 촌락에 무대를 짓고 축제를 벌였으며 큰 길가에서는 극단의 공연이 성했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차차 누적되어 집중 성장된 것이 당대에는 '천희(川戱)' 이라 불리었고 후대에 '천극(川剧)'으로 통칭되었다. 이러한 공연문화 속에서 변검은 태동하여 성장하였으며 점차 천극(川剧)의 주요한 특색중의 하나로 자리잡게 된다. 천극(川剧)은 비극에 특히 절묘했는데 비극에 필요한 감정의 격변, 극심한 내면변화를 표현하는데 변검이 효과적으로 사용된 것이다.즉,단순한 볼거리 차원이 아닌 배우의 표현력을 배가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며 이를 통해 천극은 보다 풍부해진 것이다.

 

변검은 크게 大變瞼과 小變瞼으로 구분하는데 전자는 얼굴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그 기법이 3~9가지에 이르며 후자는 얼굴의 일부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변검은 극중인물의 내적 심리를 표현하는 일종의 낭만주의 수법이며 눈앞에서 순간적으로 얼굴모양을 바꾸는 거의 마술과 같은 연기 기법이다. 변검의 기법은 `말검'(抹瞼), `취검'(吹瞼), `차검'(扯瞼), `운기변검(運氣變瞼)이 있다.

'말검'은 얼굴의 특정 부위에 분장용 분을 묻혀 놓았다가 필요할 때 손을 얼굴로 가져가 그것을 문지르면 다른 색깔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얼굴 전체를 바꾸려면 분장용 분을 이마나 눈썹에 묻혀두고 얼굴의 하반부만 바꾸려면 뺨이나 코에 묻혀둔다. 어떤 한 부분만 바꾸려면 바꾸고자 하는 부위에만 묻혀두면 된다. 가령, '白蛇傳' 중의 許仙, '放裵' 중의 裵禹, '飛雲劍' 중의 陳侖老怪 등이 이러한 기법을 채용하고 있다.

'취검'은 금분(金粉), 은분(銀粉), 묵분(墨粉) 등과 같은 분말식 화장품에 적합하다. 무대 바닥 위에 아주 작은 상자를 준비해 둔 다음 그 안에 분말을 넣어둔다. 배우가 바닥에 엎드리는 춤 동작을 취하면서 얼굴을 상자에 대고 휙 불면 분말이 얼굴에 묻어 즉시에 다른 색깔의 얼굴로 바뀌게 된다. 가령, '活捉子都' 중의 子都，'治中山' 중의 樂羊子 등의 인물이 이 기법을 사용한다.
'차검'은 비교적 복잡한 변검 방법이다. 사전에 미리 가면을 비단에 한 장 한 장 그린 다음 그것을 잘 잘라서 각각의 가면마다 실을 연결하여 그것을 얼굴에 한 장씩 붙인다. 그 실을 손이 가기 쉬우면서도 사람들이 잘 알아 볼 수 없는 옷 어느 한 곳, 예를 들면 허리띠 등에 연결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춤 동작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린 다음 그것을 한 장씩 떼어낸다. 이때 가면을 붙이는 접합제를 많이 사용하여 한꺼번에 가면이 다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기술적으로 거짓 동작을 잘 연기하여 관중들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데 유의해야 한다. '白蛇傳' 중의 鉢童은 극중 검은색, 붉은색, 흰색, 녹색 등 8번의 변검을 시도하며 '舊正樓' 중의 도적, '望孃灘' 중의 섭룡 등도 이러한 기법을 사용한다.
'운기변검'은 이미 고인이 된 사천극의 명배우 팽사홍(彭泗洪)이 '空城計'의 제갈량을 연기하며 추격해 오는 사마의 대군을 물리치는 장면에서 기공을 운용하여 얼굴을 홍색에서 백색으로, 다시 백색에서 청색으로 바꾸는 데 사용한 기법이다. (사진. 변검왕 王道正)
 

현존 최고의 변검기술보유자는 왕도정(王道正) 이다. 1985年 6월 사천성천극원(四川省川劇院)은 베를린을 방문해 제3회 세계문화제에 참여하여 백사전을 공연한다. 이때 그의 사형인 劉忠義가 변검을 선보였다. 이에 매료된 그는 이내 유충의를 따라 배우기 시작한다. 유충의는 4번의 변검을 시도하는 수준이었으나 왕도정은 이를 더욱 발전시켜 이듬해 베를린 공연에서 9번의 변검을 시작으로 1987년 5월 동경에서 공연한 백사전에서는 16번을 시도하여 일본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1996년 싱가폴과 홍콩공연에서는 3분 내에 8번의 변검을 성공시키는 등 현존 최고의 변검기술부유자로 각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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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검(The King Of Masks, 1995)

감독: 吳天明
주연: 朱旭, 周任瑩, 趙志剛
지역: 홍콩
개봉: 1995

변검의 맥을 홀로 이어가는 변검왕(주욱 분)은 원숭이 한마리와 일엽편주에 몸을 의지한 채 강호를 떠돈다. 변검의 대를 이을 후계자를 찾기 위해 아이를 팔고 사는 시장에 간 변검왕은 구아(狗兒. 주임영 분)라는 아이를 만나게 되고 예예(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구아를 거둬들이게 된다. 자신의 절기인 변검술은 오직 남자혈통에게 전수되어야 한다는 고집으로 죽은 자식을 대신해 남자 아이를 사서 그 기술을 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구아는 사실 여자 아이로서 변검왕에게 쫓겨나지 않기 위해 남자아이인양 행동하고 이 사실을 모르는 변검왕은 구아를 극진하게 보살핀다.

 그러던 어느 날 변검왕이 사고로 다치게 되고, 상처엔 아이 오줌이 약이라며 구와에게 오줌을 누라고 하지만 구아는 자신이 여자임이 탄로날까봐 안된다고 거부하다가 다그치는 변검왕의 호통에 자신이 여자 라고 울부짖는다. 구아가 여자임을 알게 된 변검왕은 변검의 후계자로 삼을 수 없음을 깨닫고 구아에게 돈을 던져주고는 나룻배를 저어 떠나려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돌아서는 변검왕을 쫓아오던 구아는 그만 물에 빠지게 되고 변검왕은 어쩔 수 없이 구아를 다시 거둬들인다. 하지만 구아에게 자신을 할아버지 대신 사장님이라고 부르게 하고 변검 대신 기예와 서커스를 가르친다.
 그러던 어느 날 변검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몰래 가면을 꺼내보던 구아는 실수로 나룻배에 불을 내게 되고, 구아는 다시 혼자가 되어 거리를 헤맨다. 고픈 배를 움켜쥐고 떠돌던 구아는 결국 자신을 팔았던 유괴범에게 잡혀 다락방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그 곳에서 유괴된 또 다른 남자아이를 만난다. 그리고 손자를 갈망하는 변검왕을 위해 남자아이를 배에 몰래 데려다 놓는다.
그러나 그 아이는 그 지방의 유력한 가문의 외아들로 변검왕은 경찰에 유괴범으로 오인되어 잡히게 되고 사형을 당할할 위기에 닥친다. 자신 때문에 위험에 빠진 변검왕을 살리기 위해 평소 그의 변검술을 높이 평가하고 격려해 주던 경극배우(양선생)를 찾아가 구명운동을 하나 그의 도움도 별 효력이 없자 급기야 최고실력자(지역주둔군 사령관)의 생일날 지붕에 올라가 뛰어내려 자살을 하겠다며 변검왕의 구명을 청한다. 어린 소녀의 행동에 마침 현장에서 공연하던 양선생도 다시 사령관에게 선처를 간청하게 되고 결국 그의 도움으로 변검왕은 목숨을 건지게 되고 고아는 그의 손녀이자 변검술의 전수자로 인정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