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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태산을 다녀와서>...
-막내 함기준-
2010년 3월11일 목요일 아내가 없는 쓸쓸한 아침을 앙칼진 자명종(진짜 자명종임... 종이 있는..)소리가 과하게 반겨준다.
'어제 준비한 어리굴젓하고 나물... 또 뭐더라... 아 건전지도...'
일어난 직후서 부터 평소 덤벙거리는 성격의 난 확인 하고 또 확인한다. 보고 들은건 많은지라 겨울산행의 위험에 대한 경각
심이 극에 달해 있는 터라 그랬다. 그리곤 원주클라이머스에 가입한 이레 첫 산행 준비가 완벽하게 됬음에 스스로 만족한다.
그렇다... 나의 첫 산행... 그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하나 하 사모은 장비들이 음식과 함께 산행 시 밸런스를 생각하여
신중하게 들어가 있는 빨간 배낭, 그리고 조금은 작은 감이 없진 않지만 애지중지하는 마인들인지 메인들 등산화 등등... 난
꿈들을 차에 싣고 클라이밍 센터로 향했다.
죄송하게도 모든 분들이 나보다 일찍 나와 계셨다.
내가 오자마자 2대의 차에 나뉘어 타고 출발한 정예멤버 원클(원주 클라이머스) 6인방은 열심히 차를 달렸다. 서석에 이르
러 부족한 식료품 구입과 설렁탕과 선지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해결 한 뒤 1시간 가량을 더 달려 방태산 구령덕봉으로 향
하는 매표소 입구에 이르렀다.
빠른 진행이었다. 조금 생소한 것은 '특별한 등반루트'를 통해 등반을 시작 했다는것, 그리고 지금 이 수기에서는 그 비밀 사
항에 대해서는 자세한 기술을 피해야 한 다는 것이 사회의 정의 실현을 위해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란 것이다.
여하튼 우리는 특별한 등반 루트를 통해 우리의 계획을 실현 해 가기 시작했다. 계곡을 따라 나무가지를 치며 앞으로 전진해
야 했고 간간히 확인 되는 나뭇가지에 작년에 산을 다녀간 산악회들의 꼬리표가 없었더라면 '이것이 정말 등산로인가?' 하
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지도에 나타난 측방계곡의 수를 신중하게 헤아리며 러셀을 하는 강호선배의 모습은
그간 보아오던 범부로서의 모습은 저 산 밑에 남겨두고 온 듯 이미 방태산과 하나가 되어 숨을 쉬고있는 한마리의 산짐승 같
았다. 난 그간 얼마나 저런 등반가들의 본능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을 동경해 왔던가!
늘 혼자 산행을 하던 내가 여럿이 같이 먹는 라면의 참맛을 알게 됬을 때는 산에서의 첫 점심때 였다. 식수를 구하러 얼음구
멍으로 가는 나에게 이러한 경우에는 엎드려서 무게를 분산해야지 식수를 뜨는 순간까지 물에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르
쳐준 기훈이형을 보며 '역시 특전사 출신이구나 !' 하는 감탄이 끝나기도 전에 이천 선배가 라면 다 먹은 그릇을 뒤집어 눈속
에 한바퀴 돌리고 나면 깨끗해지는 비기를 가르쳐 주는 등등 나에게 있어서 모든 분들이 살아서 걸어다니는 산행 백과였다.
너무 많이 올라왔느니 좀 더 올라가느니 하며 눈 속에 묻혀버린 등반 루트를 찾아 옥신 각신 하는 사이에 우리의 발에는 어
느덧 스팰츠가 차여져 있었고 길은 점점더 가파라지고 물소리는 사라지고 눈덮인 정도는 점점 더 깊어져 우리의 무릅을 훌
쩍 넘고 있었다. 이천 선배와 강호선배의 러셀에 힘입어 체감 70도(?)에 육박하는 급경사를 한시간 조금 안되게 오르고나니
삼거리가 나왔다. 삼거리 표지판이 밑도 끝도 없이 헤메이는 듯이 눈밭 산행에 선배들에 대한 믿음을 더 한것은 당연 지사였
다. 삼거리에 오르고 나니 능선길이 길게 펼쳐지면서 급경사에서의 가쁜 숨 때문에 좀 처럼 느낄 수 없었던 새하얀 산 아래
의 전망이 바람과 함께 더위를 날려버리는가 하면 세상을 발 아래 둘 수 있다는 기분으로 힘든 눈밭을 기쁜 마음으로 갈 수
있었다. 길게 굽어 돌아가는 능선길을 넘어 보면 설악산의 봉우리들이 보였다. 선배님들은 중봉이며 대청봉이며 논하시던데
난 통 뭐시기가 뭐시기인지^^; 그렇게 러셀을 하면서 앞으로 전진에 전진을 거듭 하던 우리는 어느덧 등반 종료 예상시간을
훌쩍 넘는 위험경지에 점점 가까워 지고 있었다. 경등산화를 신었던 기현 선배의 발은 조금씩 얼어오기 시작했고 모두들 말
은 안했지만 끝없는 러셀과 떨어지는 기온에 사기 또한 움츠러 들고 있었다. 벗었다 꼈다하는 통에 체온을 잃어 시리다 못
해 찢어질 듯 저려오는 손가락을 쥐었다 피며 혈액순환을 유도하던 그 순간 나와 일행의 앞에 신성한 기운이 엄습해 오고 있
었다. 저기 보이는 저 바위 뒤로...
주목나무였다. 내가 이 음식점 저 음식점 들려서 꾀도 많이 보았던 오래된 주목사진들... 붙여놓으면 행운이 온다던 그런
늙은이 주목들과는 다르게 이 주목은 오래 되었다는 세월의 무게를 간직하고 있음에도 알지 못할 생기넘치는 기운을 방출
하고 있었다. 등산로를 지키고 있는 백전 노장다운 그 주목의 기에 눌려서 일까 우리 일행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지칠대로
지쳤지만 주목 앞에서 만물의 영장인 사람의 입장으로 최첨단 의류를 걸쳐 몸을 보호하고 있는 나의 연약한 모습은 은근 자
존심이 상했다. 아무리 할아버지 나무이지만 나무는 나무일뿐!!! 행동식 축내기 대장인 난 쵸코릿바에 힘을 입어 다시 앞으
로 전진했다. 주목을 지나 몇보앞... 예상 밖의 또 다른 고령의 주목이 있었다. 처음 본 주목의 강한 인상 때문에 그 때는 미쳐
생각 못했지만 아마도 그 둘은 부부 같은 존재 였으리라... 다음에 가면 꼭 한쌍의 주목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분정도를 더 걸으니 정상에 설치된 목조 전망대와 군용 통신 안테나가 손에 잡힐 듯 보여왔다. '이제야 구룡덕봉을 밟는구
나' 하는 생각에 난 이천선배를 이어 러셀을 하기 시작 했다. 5분이 체 지났을까... 정상이 코 앞이건만 너무 흥분한 나머지
페이스 조절을 하지 못한 나의 체력을 급격히 바닦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뒤따라오는 선배님들을 생각하니 나가 자
빠질 수 없는 법! 이를 악물고 정상까지 납덩이처럼 느껴져오는 눈을 치고 나갔다.
이런 기분이던가... 아무도 밟지 않은 정상의 눈밭을 딛는 이 심정... 그 순간 늘 현실에 쫓겨야만 했던, 늘 나 자신에게 패배
해야만 했던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왔다. 해냈어. 산이 만든 백지에 너만의 그림을 그려 넣은거야!!'
전망대에서의 일몰, 그 새 하얀 등반의 신세계는 황금빛 유혹으로 나의 이성을 마비시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모든 것을 잊고 달콤한 정복의 향기에 취한 우리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둠과 혹한 속의 캠프였다.
빠른 판단으로 정상부근에 눈을 파 설동지를 다진 선배들은 능수능란한 실력으로 캠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저체온증이 오기 시작한 기연선배와 난생처음 해보는 러셀에 탈진한 날 먼저 캠프로 들여보내시는 강호선의 날카로운 판단
력을 잊을 수 없다. 모두들 하는 고생이기에 애써 티내지 않으려 했건만 마음이라도 읽은 듯이 배려 해 주시는 선배의 모습
을 앞으로 나 또한 후배들에게 보여줘야 할 터인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아마도 스스로 그런 통찰력
은 생사를 넘나드는 등반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이 아닐까...
선배들의 행동은 민첩했고 그로인해 기현 선배와 난 어느정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 올수 있었다.
무서운 기세로 텐트를 후려대는 정상의 바람 속에서 6인방의 캠핑은 시작 됬다. 그것은 살아남기를 초월한 산살림과 그를
즐기는 산 지식인들의 향연이였다. 인간의 영특함과 그로 인한 과학기술의 발달, 선배들의 축척된 '노 하우'가 한대 어우러
져 칼바람이 만들어내는 괴기스러운 소리에도 집에 온 듯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그 좁은 텐트에서 말이다!
인스턴트 커피는 어디서 마셔본 커피보다 따뜻했고 산행에는 조금 사치스런 삼겹살은 그 어느때보다 맛있었다.
선배님들이 텐트안에서 어떻게 야영생활을 운영 해 가는지에 따라 쭉 고민 해 오던 텐트구입 문제도 차츰 차츰 해결 할 수
있었다. 눈 녹인 물은 우리집 수돗물 보다 깨끗하고 맛이 좋았다. 소주도 챙겨간 터라 얼큰하게 취 할 때까지 마시고 싶었지
만 초행인 터라 컨디션 조절을 위해 그리 많이 마시진 않았다. 텐트 위 에 걸어둔 가스램프의 온기는 놀라우리만치 텐트 안
을 따뜻하게 데우고 있었다. 티 타임을 마치고 흡연팀이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곤 드디어 학수고대하던 침낭을 피고 잘 시
간... 비단 나 뿐만이 아니라 기연 선배 또한 새로산 침낭을 시험 해 볼 절 호의 기회를 맞아 한 껏 들 떠 있었다. 아니... 나만
들떠 있었나?! 침낭은 과하게 따뜻했다. 오히려 온도 조절을 위해 침낭을 반쯤 연 상태에서 발과 팔을 밖으로 빼가며 체온
조절을 해야 했으니 말이다. 여하튼 이렇게 해서 침낭에 대한 신뢰는 비박을 하고 싶었지만 두려움이 앞서던 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다음 기회에는 반드시 눈위에서의 비박을 해보리라...
텐트의 타프가 밤 새 모든걸 날려 버릴 듯한 바람에만 펄럭이지만 않았어도 완벽한 숙면을 취했겠지만, 불행히도 설잠을 자
야만 했다. 아 참! 그러고 보니 우모복을 입은 상태로 자서 온 몸이 젖어서 깨기도 했었다. 기연선배도 마찬가지로 초짜들이
하는 실수의 굴레에 빠지지 않았다. 몸과 덜 마른 옷에서 나오는 물의 양이 그렇게 많을 줄이야...
고요한 아침이 내려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9시가 되서였다. 바람 소리와 타프 휘날리는 소리에 잠을 설치던 난 바람이 잦아
진 아침에야 곤하 잠에 들었던 것 같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일 몸의 연식이 오래 되신 강호 선배님이 누구 보다도 일
찍 일어나 후배들을 챙겼던 것으로 생각한다. 역시 잠은 줄어드는 것일까?? 아침은 밥과 반찬!! 구리고 누룽지탕~!
여하튼 우린 아침을 먹은 뒤 오전 10시쯤이 되어서야 짐 정리를 하고 텐트를 접고 산행 준비를 다시 해 11시 쯤 다시 산을 내
려가기 시작 했다. 눈이 많이 와있던 터라 임로를 택했으며 꼬불랑 거리는 임로를 따라가다 누구의 시작이였는지 가파른 비
탈길을 직선 활강으로 가로질러 하산 하기 시작했다. 내리막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재미에 이성을 일고 심취하던 난 스틱이
나무에 걸려 뿌러졌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지금은 회장님께서 신경 써주신 턱에 잘 수리 됬지만 말이다.
하산 또한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게 했다. 어떤 이 들인지는 몰라도 그 눈길의 급경사 임로를 차를 타고 올라왔던 지라 우리
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타이어에 러셀 되어진 탄탄한 눈길을 중간부서 부터는 편하게 내려 올 수 있었다. 개울을 2번정도 건
너고 나니 완전한 평지길이 쭉 이어진다. 날은 점점 흐려져 어느 새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12시 경부터 1시간 가량을 그
렇게 말 없이 조용한 겨울 숲을 우리는 걸었다. 다리 및으로 비를 피하여 점심식사를 라면으로 해결하고 나니 다시 걸어볼만
한 힘이 솟아나기 시작 했다. 다시 걷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로 다져진 눈길은 조금씩 얼어오고 있었다. 더군다나
비까지 내려서 배낭 속 물품들이 졌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는 기연 선배와 고어텍스 윈드자켓을 믿지 못 해 저 체온증이라도
걸리면 어떻하나 걱정하는 나에게 은근 겨울 산행의 두려움은 져가는 해처럼 서서히 우리에게 엄습하고 있었다. 잠바 주머
니에 손을 넣은체 말 없이 걷는 기훈형님과 무릅의 통증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을 떼 내야 하는 진섭선배, 말이 없지만 전날
고되었던 산행으로 조금씩 피곤 해 보이기 시작한 이천선배와 강호선배 세상이 만들어준 여러 다른 형태를 가지고 살아가던
우리들은 숲으로 난 한 길과 '산 사람'이라는 자화자찬 수식어 만으로도 보기에도 그럴 싸한 팀이였던 것만은 사실이였다.
이들과 함께이기에 지금 이곳이 8000미터 상봉 어딘가라도 몸성히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믿음이 생겼다.
산행동안, 선배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던 '폐교'가 4시쯤이 되어서야 모습을 들어냈다. 이리도 깊은 산골에 어찌 사람들이
밭을 일구며 살 수 있단 말인가! 저기도 높은 곳에 사람들이 어찌 고산병 하나 없이 축구장을 뛰 놀며 살고있는 것일까?
정말 학교(분교라는 표현이 더 정확 할 것이다)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건물이 그 곳에 있었다. 비록 지금은 낡고 비가 새고
있었지만 분명 난 그 곳에서 의,식,주 중에 주(宙)에 해당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실감했다. 달랑 하나인 교실 안에 텐
트 두동을 치고 야영을 시작했다. 벽과 벽으로 나 있는 빨래줄에는 비를 맞아 젖어버린 옷들과 물품들을 말리고 여유공간 한
편으로는 버너를 피워 젖은 등산화를 말리는 많이 낡은 교실의 풍경... 그리고 솔솔 피워나는 밥짖는 냄새를 아마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어느곳 보다도 아늑했고 안전하게 느껴졌으며 다시 복잡한 우리 동네로 돌아가기 싫었다.
식사를 마친 후 10시가 넘도록 선배들은 서양 그림맞추기 놀이에 열을 올리셨고 나와 기연 선배는 일찍 잠자리에 든 터
라 바닦 났던 체력을 충분히 보충 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까지의 늦잠은 첫날과는 다르게 달콤하고 평화로웠다.
역시나 일찍 일어나셔서 이것 저것 준비를 하시는 강호선배의 기척에 눈이 떠졌다. 일어나니 당번 선배님들은 아침을 준비
하시고 계신다. 누추한 폐교이긴 하지만 지붕이 있어 편안한 아침이였다. 물론 아치모 맛있었다. 그렇게 아침을 보낸 우리는 또 다시 등산?... 아니다. 앞으로 펼처질 하이킹이라고 해야겠다
이제부터의 일정은 계곡구경이다. 날씨는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좋아진 날씨에 폐교에서 계곡까지의 길이 녹아 질퍽 거리
던 것을 빼면 참 순탄하고 여유로운 산행이였다. 계곡이 시작 되었다. 농가의 밭을 가로질러 발길이 한동안 닺지 않았는지
없는 길을 만들어 가야했고 계곡길을 따라 간다는 말에 쉬엄 쉬엄 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아니나 왠걸...
계곡을 가로질러 건너기를 수도 없이 했고 발이 안빠진 사람은 대원들 중에 한사람도 없었다. 계곡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
리 만치 푸르고 위엄 있게 흘렀고 쓰러진 소나무는 자연 다리임과 동시에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이국정인 정취까지 느껴
졌다. 우리느 이날 남파간첩의 실체를 기훈형님을 통해 생생히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다. 백두한 꼭대기에 떨구고서 살아서
남하 하라면... 아마 형님은 구름에 달 가듯이 쥐도 새도 모르게 집에 돌아오셔서 발을 씻고 계셨을 꺼다. 아~! 강호 선배님
의 술렁술렁 가는 듯 하면서도 신념과 동물적 감각이 만들어 내는 네비게이션 또한 계곡길에서도 역시 우리를 이끌었다.
산행 도중 계곡 한켠에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노루를 발견하고 가지고 내려 오려고 했는데 그 놈 어찌나 무겁던지...
비싸다는 얘기 듣고 안가지고 내려 온걸 정말 너무 너무 너무 후회 했다. 노루가 신경통하고 과절염 같은데 그리 좋다고 다
더만... 아~ 지금도 너무 아까운 뿔이 조금 자란 죽은지 얼마 안되 야들야들하던 수노루~! 하지만 불법수렵을 의심 받을 법
도 하고 해서 접기로 했다. 혹자의 말로는 노루고기 먹으면 재수 옴붙는 다는 말도 있었다.
이천선배는 점심 시간에 feel을 그냥 화~악 받으셔서 팬티바람 냉수 마찰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난 강호선배의 권유에 그냥
눈 밭에 발바닥 찍기만 쪼금 했을 뿐인데 어찌나 발이 시리던지^^;
점심을 먹고서도 꽤나 걸었지만 계곡길을 거스러 올라와 만나기로 한 항선형님이 안보여서 애간장을 태우고 있을 때 쯤 누
군가가 소리쳤다. " 항선이다~!"
정말 계곡 건너편에는 항선형님이 활짝 웃고 서 계셨다.... 라는 순간 형님... 그만 너무 반가우셨는지 살어름 밟으시고 풍덩
~! 대박 발 담그시고 막내인 난 웃긴데 웃지 못하고 반가워서 웃고 싶은데 너무 웃으면 빠진 것 때문에 웃는 것 같고... 참
곤란한 상황의 연출 이였다. 그렇게 완벽한 팀이 된 우리의 발걸음은 무척인 가벼웠고 1시간을 약간 넘짓 더 내겨가자 길...
찻길이 저 멀리 보였다. 다리도 보였다. 식당도 보였다. 아~!! 완등의 순간이구나~!! 너무 기분이... 뭐랄까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좋은 감정들로만 똘똘 뭉쳐진 그 느낌... 너무 좋았다. 하지만 넓은 개울을 건너에 이 모든 것이 있었다는 것!!
결국 마지막 스테이지를 장식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분 좋게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이 깨질 것 같은 개울을 건너 피날레를 장
식했다. 저 멀리 굽어져 들어가는 계곡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허무함과 아쉬움도 밀려 왔지만 우리는 함께였고
완등의 기쁨과 얼큰한 한잔에 피로 풀 생각에 '개울이 깊었으면 헤엄쳐 건넜으리!' 하며 속으로 으름장 놓아 보았다.
난 남편 회사원 그리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완등을 한 원주의 클라이머였다. 원주 클라이머스 화이팅~!
첫댓글 뭐에염? 후기가 시리즈로 ?? 어~나름 기발한 아이디어인데여~ㅋㅋ 어떡해....궁금해~궁금해~ㅎㅎ
위글로 보아서는 15편 이상은 나올듯!!!
ㅋㅋㅋ 시리즈 후기다
두달후에 나오는건 아니지?
다음 이야기 기대된다.쫑끗^^
야 이거 정말 재밌다..점점 다음 후속이 기다려진다...독자를 위해서 빨리 담편 개재하라개재하라
기준이 화이팅!!!
후속편도 기대만땅이다.
이제야 글을 마쳤네 ㅎㅎ..다음산행기도 기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