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집에서 만들어 먹던 죽염을 찾는 이가 많아 죽염사업을 시작했는데 죽염으로 담근 된장·고추장을 먹어본 이들이 자꾸 찾기에 장류사업도 하게 됐어요. 농림부로부터 전통식품지정을 받은 1996년도부터 장류사업을 본격적으로 했으니 10년이 넘었지요.”
죽염을 비롯해 된장·고추장·간장 등 장류 가공사업을 하고 있는 기순도씨(59·고려전통식품 대표·전남 담양군 창평면)는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삼은, ‘명품 장을 만드는 장인’으로 불린다. 신세계·롯데·현대 백화점의 본점과 지점 10여곳에서 팔리는 된장·고추장·간장의 상표는 바로 〈기순도〉.
“가끔 기순도가 어디에 있는 섬이냐고 묻는 소비자들도 있는데, 다섯번째 딸이 태어나자 다음엔 아들을 기대하며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으로, 부끄럽지 않은 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이름을 상표로 썼다”며 웃는 기씨는 창평 고씨마을 10대 종가의 종부.
매년 가을 농사지은 것 외에 창평농협에서 구입한 콩 40㎏ 1,000가마를 메주로 만드는데 10여명이 한달 이상 꼬박 매달려야 한다고. 연초에 소비자단체와 연계한 바자회에서 300가마분의 메주가 소진되고 나머지로 장을 담그는데 단골 소비자만 1,000여명. 달라는 곳은 많은데 매년 물량이 달리는 실정이어서 올 겨울엔 500가마분을 더 만들 계획이다. 연간 매출액은 10억여원.
10년 전 메주 발효실 화재로 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 장을 담근 뒤라 재기할 수 있었다는 기씨는 종가에서 내려오던 고추씨고추장을 비롯해 마늘고추장, 죽염으로 만든 청국장과 분말 등 신제품 개발에 관심이 많다. 지난달엔 우거짓국과 청국장찌개를 내놓았는데 죽염된장과 죽염청국장 등으로 양념을 해 끓이기만 하면 옛맛이 살아나 건강과 간편함을 추구하는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장이 인기있는 이유를 묻자 “죽염과 지하 150m 천연 암반수를 쓰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이곳을 찾는 학자들마다 물이 좋고 햇볕이 잘 드는 장독대, 소나무와 대나무숲이 우거진 뒷산 등 좋은 환경이 어우러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해 초 100명의 도시주부를 초청, 직접 장을 담그는 ‘가족 장독대 만들기’ 행사를 가지면서 소비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기씨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장류 등 전통 먹을거리를 가지고 식탁을 꾸민다면 건강은 저절로 찾아오는 만큼 잊혀져가는 우리 음식을 계속 발굴, 상품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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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1기 양양군 체험관광대학 원문보기 글쓴이: 김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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