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2000년 7월 14일(금),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인 오후2시가 훨씬 넘어, 3시가 가까워질 때, 경북 김천시 봉산면을 통과하는 경부고속도로(서울기점 부산방향 215.5 km 지점/일명: 추풍령)에서 빗길의 내리막길을 질주하던 차량 7대가 연쇄 추돌하면서, 20여명 가까운 사망자와, 100 여명에 달하는 부상자를 낸 엄청난 참사가 발생 하였다. 특히 희생자 대부분이 나라의 초석이며, 기둥이 될 어린 청소년들이 타고 있었던 고등학교 수학 여행단이었다는 것이 모두를 충격 속에서 해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었으며 우리 사회의 커다란 손실을 안긴 사고였다. 결과는 참사였지만 사고의 원인은 매우 평범하고, 상식적이고, 단순 기본적인 것을 사람들이 무시하고 외면했다는데 대하여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앞으로 이와 같은 제2, 제3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이 사고를 냉정히 분석해 보기로 한다.
특히, 이 글에서는, 사고당시 비가 내렸다든지, 급커브 구간이라든지, 평소에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든지 등의 말들은, 너무 들어서 흥미롭지 않아 생략하기로 하며,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다음 세 가지로 지적 할 수 있다.
1. 난폭운전 하는 운전자들은 한계를 넘어 보인다.
엄청나게 가파르고 구부러진, 한마디로 급커브의 급경사 내리막길에서 과속하지 않고, 안전거리 지키고, 중앙선 제대로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은 쉽게 눈에 띈다.
다른 차들은 안하고, 다른 곳에서는 안하더라도, 수십 명의 인명을 태우고 운행하는 고속버스와 관광버스는, 가장 위험하고 사고의 위험도가 제일 높은 이런 도로에서는 반드시 지켜야하는 당연한 상식이고, 정신 똑바로 있는 운전자의 도리이다.
2. 안전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았다.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에 어떤 차가 멈춰 서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죽기를 위한 자살행위 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고장 등으로 인하여 부득이 멈춰야 할 경우는, 서있는 차로부터 후방 100미터 이상의 지점에 “위험표시물”을 설치하여야 뒤에서 달려오는 차로부터 추돌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삼각대를 세우지 않고 깜박등만 켜고 있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우리의 실정을 보자. 고속도로, 지방 국도 등에서 고장 등의 부득이한 사정이 아닌데도,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해있는 차량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과연 그 차들 뒤에 안전삼각대를 세워 놓은 경우를 몇 번이나 보았는가. 물론, 고장으로 서 있거나, 단순 사고로 도로에 서 있는 차량들도 후방 100미터 지점에는 위험표시물이 서 있지 않다.
이번 사고에서도 추돌의 첫 대상이었던 『5t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주행로에 그대로 멈추게 되었는데, 이때 운전자가 신속히 위험표시물을 세워놓는 일을 먼저 했더라면, 뒤에서 달려오던 『포텐셔 승용차』가 이 트럭을 추돌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또 승용차(포텐셔) 후방에 안전삼각대를 세워 놓았더라도 학생들을 실은『관광버스』5대가 승용차를 추돌하지 않았을 것이다.
3. 인솔교사가 도리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언론에서는 당시 사고에서 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서 보도한바있다. 그러나 그것이 인솔 교사로서 책임을 다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과거에 고속버스를 타고 강원도를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난폭운전으로 불안하게 하는 운전자에게, 주의와 함께 항의 하면서 안전 운전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나의 생명과 관계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경찰에서는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시속 90킬로미터로 주행했다고 하였고, 유가족들은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이었다며, 주장이 엇갈렸 다고 한다. 시속 90킬로미터면 뭐하고 100킬로미터면 뭐하는가,
그때의 일기와, 도로 조건이라면 어차피 사고가 발생 할 수밖에 없는 도인 것을...,
사고가 발생하기 전 버스가 미끄러운 빗길에서, 중앙선을 지키지 않고 과속을 일삼으며, 승객의 몸이 좌석에서 이리 저리 심하게 쏠리는 불안한 상황에서 함께 타고 있던 교사들은 과연 어떤 행동을 취해야 했던가.
사고 직후 버스에 갇힌 제자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일보다 더 중요한일은, 주행 중 위험을 즉시 판단하고, 운전자에게 안전 운전을 강력히 요구해야 하며, 운전자가 운전태도를 바꾸지 않고, 계속적인 위험운전을 고집할 때는 흔하게 있는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112번에 신고해서 경찰의 도움을 요청 하였더라면, 참혹한 사고는 당연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며, 소중하고도 귀중한 어린생명들이 어이없이 희생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참으로 억울하고 안타까운 사고였으며, 상식을 져버린 사고였다.
제공 : 한국자동차생활문화연구원 (자동차 생활문화 전문가 : 강효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