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의 경매 유랑기1
-내집사가세요-~~
요즈음 속이 별로라-(장염이래나 뭐래나)- 술도 몇 일째 멀리하는 터라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이렇게 상쾌하고 아침이 좋은걸.....“처음처럼”을 좀 멀리 해야 할듯하다.
부천지원이 오전으로 바뀐지가 얼마 되지를 않아 아직은 익숙 하지가 않다.-오후반일때가 좋았는데, 왜냐고요? 하루에 2탕이 가능 하니깐요. -아무튼 준비를 하고 법원에 도착 검색대를 통과 하고 입찰 법정앞에 다다르니 색다른 광경이 눈에 펼쳐졋다. 중년을 넘어 아직은 노인네라 하기도 이른 연배의 한분이 입찰법정 모니터앞 대기석에 않아 집안 구석구석 사진을 찍어 전단지와 함께 부동산중개업소 사장님이 손님에게 브리핑을 하듯 자기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전입신고된 임차인도 무상거주자라고 친절하게 설명하며 바로 명도를 하여주겠노라고 약속까지 하자고 한다. 옆에 보니 전단지까지 수북히 쌓아놓고 보는 사람마다 가져가란다.
잠시 몇해전의 일이 머리를 스친다. IMF가 거의 마무리 될 무렵 인가 보다. 공릉동의 어느 다세대 물건을 보러 갔다가 입구 벽면에 빨간 스프레이로 “죽기전엔 한발자욱도 못 나간다.” 라는 섬뜩한 문구를 본기억이 되살아 났다.
일반적으로는 자기집이 경매로 매각이 되면 낙찰자와 잠깐이나마 원수가 되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게 되지만 이 초로의 신사는 세상을 거꾸로 사고하며 화를 복으로 (전화위복) 만들고 있었다. -역시 세상은 죽을때까지 배우며 사는가 보다.-
잠시후 안사장님과 장여사님 일행과 합류를 하여 담소를 나누다 입찰시간이 임박하여 입찰표 작성을 하는데 ‘이쿠’ 입찰금액 중 9자를 수정하고 있는겄 이 아닌가. 내가 신경을 않 쓰고 무심코 제출 했다면 1등이 되었어도 집행관은 “입찰금액 정정으로 무효처리 하겠습니다.”라고 발표하고 2등인 차순위 에게 행운의 미소를 날릴것이 아닌가? 떨어진 사람은 비아냥의 조롱거리가 되고 한사람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누군?? 그렇걸 대비해서 입찰표는 항상 스페어가 있다. 아무튼 입찰표를 투입하고 잠시 밖으로 나가 찬 공기와 함께 클라우드 한 모금, 이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뭐랄까 학생이 시험을 막 끝내고 나온 기분이다. 결과야 어떻든.
다시 입찰법정으로 가서 한참을 서서 결과를 지켜보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 마침 자리가 비는곳이 있어 창피를 무릎쓰고 드디어 착석 그런데, 바로 앞자리분이 조금 전 자기집 사가라고 광고 하시든분이 아닌가. 반가워서 인사를 하고 입찰자가 많아서 좋으시겠어요? 15명 응찰을 해서.... 라고 하니, 고맙단다. 내가 생각해도 별일이다.
참고로 본 물건은 2007타경 14938. 감정가 9,000만원 최저가 6,300만원의 지하빌라 이다.
드디어 집행관의 사건번호 호명과 함께 1등 입찰금액(91,010,000원) 이 발표되자 집주인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동안 집을 팔려고 해도 도대체가 팔리지를 않던 물건인데 드디어 팔렸다”고 그것도 원하던 금액 이상으로 하더니 벌떡 일어나서 법대 앞에서 입찰보증금영수증을 받고 있는 분에게 환하게 인사를 하고는 같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본컀도 경매인의 한사람으로서 묘한 느낌을 한참동안 지울 수가 없었다.
뒤에서 누군가가 수군거린다. “요즘 경매가 일반매매보다 더 빨리 더 비싸게 팔린다?”---한번쯤은 고민을 않 할 수가 없는 대목이다.
< 2008.3.10 스피드옥션 경매후기중에서>
첫댓글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