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신분 꽤 될거 같아 올려봅니다. 전원 서류합격의 영광을 누리자구요...으흐...
상반기 입사한 분이라 도움 될 듯...우리과도 세련되었는데 쩝...
영어 실력 갖춰야‥세련된 고대 스타일의 근무 분위기
-권신형, 경영학과 95, 현대·기아자동차 구매총괄본부 해외부품개발팀 근무
안녕하세요, 2002년 6월에 현대, 기아 자동차에 입사한 경영학과 95학번 권신형입니다. 지난 8월에 졸업한 후 회사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하반기 채용을 시작한다니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온라인 취업포탈이나 고려대 취업지원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숙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저는 여기에 제가 현장에서 얻은 느낌과 경험을 더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명심하셔야 할 것은, 어느 회사를 지원하든지 배짱과 여유를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1.면접 형식
아침 7시까지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 자동차 본사 대강당에 도착, 회사에서 제공한 빵과 우유을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출석점검을 한 후(전공별로 날짜를 구분해서, 여러 날에 걸쳐 면접을 실시합니다.)2개조로 나눠 면접실로 향했습니다. 참고할 사항은 인터넷상에 접수한 순서로 면접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마지막날 지원해서 제일 마지막 조로 저녁 7시 반에야 면접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토익시험을 보게 됩니다. 이를 제외하고는 계속 기다려야 했으므로, 무척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1차 면접은 임원진 면접으로, 주로 성격과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4∼5명이 한 조로 입장, 7∼8명의 이사, 부사장님들과의 면접을 15∼20분에 골쳐 보게 됩니다. 한 사람 당 3∼4개의 질문을 받게 되며, 이 중 1∼2개는 공통질문, 나머지는 개별 질문입니다.
제가 면접을 치렀을 때에는 공통 질문이든 개별 질문이든 왼쪽에서 오른쪽 혹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순서대로 답변을 요구했었습니다. 2차 면접은 실무진 면접으로, 전공지식과 일반상식 그리고 순발력을 테스트합니다. 나머지 내용은 임원면접과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 2외국어를 트기로 지정한 지원자는 따로 회화면접을 치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디자인 부문은 공고대로,실기시험도 실시하고 포트폴리오도 제출했다고 합니다.
2. 질문내용
2-1. 자기소개(기본적인 것이지만 특이하게 소개하는 게 면접관들에게 appeal할 수 있습 니다.)
2-2. 실연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가?
2-3. 자신이 면접관이라면 지원자에게 어떤 질문을 하겠는가?(이에 대한 답변도 함게 해야 했었습니다.)
2-4. 현대, 기아 자동차가 세계 5위에 드는 자동차 회사가 되기 위해서 어떤 인재를 채용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은 거기에 합당한 인재인가?
2-5. 회사는 2년 동안,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당신의 실수를 용납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실수 를 할 '자신'이 있는가?(제가 받은 질문은 아니었지만 꽤나 황당한 질문이었습니다.)
2-6. 학창시절 활동한 동아리의 구체적인 취지를 이야기하고, 그에 합당한 기여를 했는가에 대한 판단을 내려 보라.
2-7. 자신이 지원한 분야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영어로 말해보라.(다음 차례의 지원자에게 바로 전 지원자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물어봤습니다.)
2-8. 외환관리에 있어서의 중점사항이 무엇이라고 보는가?(경영학과 출신자들의 면접이라, 이런 종류의 질문이 간혹 있었습니다.)
2-9. 상품과 제품의 차이가 무엇인가?
2-10. 분식회계란 무엇인가?
2-11. 배낭여행이나 외국연수를 통해 배운 것과 느낀 것은 무엇인가?
2-12. 영어 점수가 좋은데, 자기소개를 영어로 해 보라.
2-13. 오늘 아침 신문을 봤다면 눈에 들어오는 기사가 무엇이었으며,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라.
전반적으로 시사적인 문제나 전공지식, 순발력을 판단하려는 질문과, 성격 파악을 위한 질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현대·기아 자동차의 자세한 현황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자기소개를 영어로 해야 했던 지원자도 몇몇 있다고 하니 미리 대비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답변은 두괄식으로 하는 것이 좋고 숫자로 대답할 때는 '어느 정도'라고 대답하기 보다 정확한 수치까지 제시하는 것이 점수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항이지만 면접점수를 순위까지 매겨 회사에서 보관한다고 하니 참고하십시오.(합격하면 그만이지점수는 왜 보관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3. 면접 분위기
많은 사람들이 긴장하고 면접실로 들어갔지만 임원면접의 경우, 인성을 주로 판단하기 때문에, 면접관들이 농담도 해 가며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습니다. 임원진들은 정주영 회장 시절에 근무했던 나이가 조금 있는 분들이라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내용을 인용해서 말씀드렸더니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에 비해 실무면접은 날카로운 질문이 많았었습니다. 답변을 하고 나면 그 답변을 빌미로 한 질문이 또 나오는 경우도 있었고,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확실한 목표를 향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더니 ‘회사에서 당신의 동기부여와는 상관없는 일을 시킬 때는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이 그런 종류입니다. 면접실 밖에서는 진행요원들이 회사에 대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회사홍보 영화와 잡지도 보여주는 등 지원자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배려를 해주었었습니다.
4. 면접관들이 선호하는 스타일
서류전형에서는 영어점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면접 시에는 큰 비중으로 고려되는 듯 싶습니다. 현대·기아 자동차는 수출이 전체 매출액의 60%가 넘는 회사이므로, 영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은 기본이라고 보고,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는 영어로 회화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어로 답변해 보라는 질문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보통 아주 잘하는 경우는 그냥 넘어가고 '어중간한' 지원자에게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때, 영어를 못 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핵심만 대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물론이며,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선호하는 부분은 현대, 기아 자동차의 정신인 도전정신과 패기입니다. 열심히 배우겠다는 말보다는 한 번 해 보겠다는 말을 더 좋아하고, 준비한 답변을 어눌하게 책 읽듯이 하는 사람보다는 당황스런 질문이 나오더라도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감 있게 대답하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는 말씀입니다.
5.현대·기아 자동차의 근무 분위기
저는 합격 발표가 난 후 바로, 11주 동안 연수를 받았습니다.(기말고사가 끝났던 그 다음 주입니다.) 여타 기업에서는 실시하지 않는 [전국 일주 연수] 기간 동안, 각지의 연수원과 공장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제 부서 배치를 받은 지 한 달이 돼 가고 있습니다. 얼마 안 된 관계로 다른 팀의 근무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동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비슷한 듯 싶습니다. 막연히 군대 분위기를 연상하고, 술 많이 마시는 회사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신선한 충격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답니다. 물론 아직은 모든 선배들이 어렵고, 왠지 눈치가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만큼 많은 관심과 배려를 받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이라해서 허드렛일을 시키는 경우는 절대 없으며(복사와 심부름은 절대 신입사원에게 시키지 않습니다.) 차장·부장님들도 절대 저에게 반말하거나 이름만 부르는 경우는 없으며 ∼씨라고 호칭합니다. 다들 빨리 친숙해지기 위해, 직급에 상관없이 저에게 먼저 자신들의 가정 이야기에서부터 회사 이야기를 해 주고는 합니다.
술은 신입사원 환영회에서는 많이 마셨지만 그 이후로는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마시지 않아도 되며 사실 마실 기회도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선배들에게 술을 사 달라고 조르고 있는 편입니다. 참고로 지금까지 회식은 세 번 했었습니다. 아직은 예전 '현대'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는 편이라 때로는 갑작스런 업무가 주어지기도 하고, 일단 의사결정이 되면(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시간과 치밀한 조사에 기반한 결정입니다.)무조건 밀어붙이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는 세련된(?) 고대스타일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몇 자만 적는다는 것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더 해드리고 싶은 말은 현대·기아 자동차 내의 'K대 파워',가장 궁금하실 것 연봉, 합격생들의 영어성적·학점, 부서 및 근무지 배치시 고려사항, 저의 업무(해외부품개발) 등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들입니다. 궁금한 것이 있는 분들은 제 개인 메일로 질문해 주십시오. kwonsh75@hotmail.com
현대·기아 자동차에 관심 있는 고대 후배님들을 위해서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