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고등어・삼치 습격에 터줏대감 망둥어 꽁무니
화성 탄도항, 군산 비응항 방파제에 가을어군 형성
가을 서해 방파제의 최고 인기어종은 고등어와 삼치다. 10년 전부터 서해로 몰려들기 시작한 두 어종은 터줏대감 망둥어와 숭어의 인기를 위협하고 있다. 9월 초 현재 삼치는 경기도 화성・안산권 방파제에서 입질을 시작했고 당진~군산 방파제에서는 새끼 고등어가 모습을 비추고 있다. 9월 중순을 넘기면 서해 방파제 전역에 고등어와 삼치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착장이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탄도항. 수심이 깊어 간조 때도 다양한 고기가 올라온다.
화성 탄도항-수도권 생활낚시터의 종결자
탄도항은 안산시 대부도와 화성시 서신면의 경계에 있다. 화성시 방면에서 대부도로 갈 경우 전곡리 부근에서 탄도방조제를 건너게 되는데 방조제를 건너자마자 좌측에 있는 항구가 탄도항이다. ‘탄도항’이라는 이정표가 잘 보여 초행자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탄도항의 장점은 가족과 부담 없이 찾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주차비 공짜에, 넓은 잔디밭에 텐트도 칠 수 있으며, 코앞 바다에서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대형 횟집타운과 저렴한 바지락 칼국수집, 깔끔한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다.
볼거리의 백미는 누에섬. 중 썰물이 시작되면 주차장에서 1km 거리에 떨어진 누에섬까지 걸어갔다 올 수 있는 바닷길이 열리는데 누에섬의 발전용 대형 풍차 3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누에섬 등대전망대에서 탄도항을 바라보는 것도 운치 있다.
바닷길 좌우 개펄에서는 바지락을 채취할 수도 있다. 초입에 있는 관리소에 입장료를 내면 장화, 호미, 바지락을 담을 그릇 등을 빌려 준다. 어촌계에서 바지락을 미리뿌려놓고 운영하고 있으며 입장료는 어린이 5천원, 어른은 7천원. 주차장 초입에는 4륜 오토바이 체험장도 있다.

▲“삼치 씨알도 굵어졌어요” 수원에서 온 김기정씨가 남편과 함께 낚은 삼치를 보여주고 있다.
동쪽 계단식 선착장이 명당
낚시는 탄도항 전역에서 가능하다. 그 중 간조 때도 수심이 깊게 유지되는 동쪽 계단형 선착장 주변이 인기다. 주차장에서 볼 때 횟집타운 뒤편 구간이다.
지난 8월 28일에 현장 취재를 갔더니 휴일을 맞아 찾아온 가족낚시객들로 붐볐는데 낚시 인원은 인근 궁평항보다 더 많았다. 당시 가장 활발하게 낚이던 어종은 망둥어, 숭어, 전어 새끼다. 망둥어는 20cm급으로 제법 살이 올랐고. 삼치와 전어도 1인당 10~20수씩 낚아놓고 있었다. 추석 이후 찬바람이 솔솔 불면 씨알은 더욱 커질 것이다. 떡밥을 사용해 숭어를 낚는 꾼들도 1~2마리씩의
숭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수원의 김선환씨는 수도권 인근에서 탄도항만큼 조황이 좋은 곳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인근 궁평항이나 전곡항 일대 여러 방파제를 다녀봤지만 탄도항만큼 고기가 잘 낚이는 곳은 드물어요. 궁평항이나 제부도 피싱피어 같은 곳은 시설은 깔끔하고 이국적이라 보기엔 좋지만 너무 높아서 낚시를 즐기기엔 불편하거든요. 하지만 탄도항은 계단식 석축을 의자 삼아 앉아서 낚시할 수 있고 포인트 경쟁도 덜해 편하죠. 수심도 깊어서 간조 때도 망둥어 같은 고기가 잘 낚입니다. 조황 면에서 탄도항이 최곱니다.”

▲탄도항에서 굵은 숭어를 낚은 허창걸씨. 탄도항은 숭어 떡밥낚시가 잘 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럭셔리 분위기 원한다면 궁평항&제부도 피싱피어!
탄도항을 나와 서신 방면으로 20분만 이동하면 궁평항과 제부도로 각각 이동할 수 있다. 이곳에는 2009년 완공한 ‘피싱피어’가
있는데 육지에서 바다로 길게 뻗어나간 낚시보조시설이다. 이곳은 숭어를 노리는 전문 릴꾼들이 상주해 포인트 차지하기가 힘든 게 흠이지만 망둥어, 전어, 삼치, 우럭 등을 노린다면 굳이 릴꾼들이 포진한 곳에 끼어들 필요 없이 어디서나 낚을 수 있다.
방파제 초입인 궁평항 주차장에는 수산물 직판장이 있다. 1층에서 고기를 사면 2층에서 양념값만 내고 회와 매운탕을 싸게 즐길 수 있다.
제부도 피싱피어는 대부도 피싱피어의 3분의 1 규모다. 규모는 작지만 궁평항 피싱피어에 비해 유명세가 덜해 덜 붐빈다.
어종과 기법은 궁평항 피싱피어와 동일하며 제부도 피싱피어 인근에 볼거리가 많다는 게 장점. 주차창 초입부터 반대편 해수욕장 입구까지 해안을 따라 해상 산책로를 조성해놓았는데 해질녘 선선한 해풍을 맞으며 노을을 구경할 수 있다.

▲“망둥어는 던지면 물어요” 수원에서 온 혁재혁군(화양초등학교 5학년)의 망둥어 자랑.
번잡함이 싫다면 화옹호 중간방파제로
궁평항 입구를 지나쳐 우정면 방향으로 직진하면 길이 9.8km의 화옹방조제를 건너게 된다. 화옹방조제 중간에서 바다로 뻗어나간 방파제를 현지에선 ‘중간방파제’라고 부른다. 정확히는 방파제가 아니라 배를 대기 위한 선착장인데, 인근 궁평항 피싱피어의 유명세에 가려 지금도 아는 사람들만 찾아가 재미를 보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들물이 시작되면 방파제 중간 지점까지 서서히 잠겨든다는 점이다. 들물 때 바닷물을 피해 뒤로 물러서며 낚시할 때 망둥어 입질이 가장 활발해 묘한 재미를 선사한다. 주차여건도 좋은 편이며 방파제가 700m로 길어 포인트도 넓다. 방파제 초입의 간이 낚시점에서 낚시에 필요한 용품을 대부분 구입할 수 있다.

▲화옹호 중간방파제에서 망둥어를 낚는 낚시인들. 인근 궁평항 방파제의 유명세에 가려있지만 망둥어 조황만큼은 오히려 궁평항을 앞선다. 가을로 접어들수록 삼치, 고등어 같은 고기도 잘 낚인다.
망둥어로 쿨러 채우고 싶다면 매향리방파제!
중간방파제를 나와 방조제를 타고 우정면 방향으로 계속 가다가 방조제 끝에서 1km 가량 직진하면 사거리가 나온다. 고온리 방면으로 우회전해 2.5m 계속 가면 매향리방파제에 닿는다. 방파제 안쪽에는 주차공간이 부족해 초입의 공터에 주차하고 100m 가량 걸어 들어간다. 방파제 길이는 250m로 짧지만 망둥어 조황은 인근 지역 중 최고 수준. 굳이 방파제까지 갈 필요 없이 초입 포구 안에서 낚시해도 망둥어는 쉽게 낚을 수 있다. 매향리방파제 북서쪽에 농도라는 섬(일명 쿠니사격장)이 있는데 6년 전만 해도 미군의 폭격 연습장으로 쓰였다. 뉴스에도 자주 등장했던 매향리폭격장이 바로 이곳이다. 방파제 우측에는 대형 회타운이 완공돼 찾아볼만하다.
▒ 가는 길
‘탄도항’으로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를 나와 ‘남양・궁평항’ 방면으로 우회전, 마도-사강을 거쳐 대부도 방면 이정표만
보고 30분 가량 달리면 전곡항 입구를 지나 탄도항에 닿는다. ‘궁평항과 제부도’로 가려면 비봉IC를 나와 마도-사강을 거쳐
18km 지점에 나오는 터널 통과 후 ‘제부도・궁평항’ 이정표를 보고 우측으로 빠진다. 1.8km 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다시 좌회전하면 궁평항, 우회전하면 제부도로 들어갈 수 있다. ‘화옹호 중간방파제와 매향리방파제’로 간다면 궁평항 입구에서 우정면 방향으로 직진하면 된다.

아이들과 들러보세요
탄도항 안산어촌민속박물관
탄도항 주차장 옆에 있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아이들과 들러볼만한 생태학습 공간이다. 안산시의 해안유적과 유물, 선사시대의 공룡 발자국 화석, 공룡알 화석 등을 볼 수 있으며 다양한 어종을 보유한 3개 수족관, 3개의 상설 전시실과 어린이 체험전시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개관 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설, 추석 때는 휴관한다. 요금은 어른 2천원, 어린이(초등학생까지) 1천원.
문의 032-886-0126

▲안산 어촌민속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