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보조 키워드] 캄보디아어, 캄보디아 언어
크메르어 학습을 위한 예비적 지식
강의 : 다음카페 "크메르의 세계" 운영자
본 강의에는 강의자가 정립한 "다국어적 관점의 언어교육 방법론"을 응용한 이론적 모형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
1. 언어학습의 일반적 단계와 자모의 습득과정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크메르어는 어렵다기보다는 생소한 언어에 속한다. 이러한 언어적 특성을 감안해서, 이런 종류의 언어를 어떻게 하면 가능한한 시행착오와 난점들을 피해 신속하고 정확히 공부할 지에 대해 사전에 이해해 둔다면, 앞으로의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주] 개인적으로 필자는 9개의 외국어를 조금씩이라도 공부해본 경험이 있는데, 아마도 한국인에게 크메르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가 아닐까 싶다. 일설에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로 크메르어가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 모양인데, 그 어려움에 대해서는 <지역언어 연구실> 게시판에 있는 김성길 님의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먼저, [모든 종류의] 외국어를 슥듭하는 일반적 과정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어떤 생소한 외국어를 대하게 되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필수과정
(1) 자모 암기 : 자음과 모음을 읽고, 쓰고, 암기함.
(2) 문법 이해 : 문장의 구조와 단어들간의 순서, 접속사나 부사 등의 위치 등.
(3) 문장 독해 및 회화 (혹은 따라쓰기) 실습을 통한 숙달
●선택과정
(4) 해당 언어로 작문하기
(5) 근현대 이전의 고전적 문체 혹은 고문 이해
후자의 선택과정은 일반인들이 원하는 단계가 아니니 논외로 치고, 전자의 필수과정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자. 우리가 익숙한 영어의 경우ㅡ 선택과정의 (1), (2), (3) 항목을 순차적으로 공부하는 데 별로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사실은 언어학습의 매우 표준적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표준적 과정도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혹은 드문 일일테지만 인도네시아어와 같이 영어식 알파벳 문자로 표기하는 언어일 경우에만 현실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경우 자모를 습득하는 과정은 거의 무시해도 될만큼 짧은 시간을 요하기에, 학습자가 그것을 별도의 과정이라고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조차 발생한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 익숙한 서양 알파벳이 아닌 여타 문자로 표기되는 언어의 경우, (1)자모암기 과정 자체가 초보 학습자들에게는 생각보다 커다란 장애로 다가오며, 별도의 독립된 학습단계로 극명하게 분화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가령 한국인들에게 비교적 익숙한 일본어의 경우만 하더라도, 히라카나와 가타카나와 같은 자모만 공부하다 포기한 사람을 주변에서 더러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2가지 의미를 시사한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이런 유형의 문자들을 습득하는 과정이 매우 지난한 노력을 요구해서 생각보다 힘이 든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런 유형의 문자와 언어를 공부할 때는 영어와는 아예 다른 방식의 학습방법이 요구됨에도, 영어와 동일한 방법으로 학습하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학습에 대한 인내와 성실성을 겸한 학습자의 경우, 영어와 마찬가지로 표준적 과정을 따라 가더라도 문제는 없다. 다만 그 경우에도 상당히 과도한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영어권 언어가 아닌 언어들이 영어와 다른 점은, 바로 우리가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그러한 언어들에 대한 시각적 친숙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데 그 어려움이 존재한다. 물론 청각적 친숙도도 결여되어 있긴 마찬가지지만, 청각적 이질감은 시각적 이질감에 비해 장애가 되는 비중이 낮을 것이다. 그것은 인지과학에서 시지각 연구분야 실험들이 보여주듯이, 인간이 얻는 외부에 관한 정보 중 70퍼센트 정도가 시각적 정보라는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생소한 문자의 자모들을 효과적으로 습득하는 요령은 바로 이 "시각적 친숙도"를 높여주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책상머리에 자모표를 붙여놓거나 하고, 자주 들여다보는 그런류의 시도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대답은 그러한 노력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 "친숙도"라는 것은 "자주" 혹은 "여러 번", 아니면 "오랫동안"이란 일정한 지속기간을 가진 시간적 조건을 필요로 한다. 또한 그것이 "단순한" 친숙도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의 --- 즉 자연스런 상황 속에서의 --- 친숙도라는 점도 중요하다. 따라서 일부러 표를 붙여놓거나 하면 안 붙여놓는 것보다는 도움이 될 터이지만, 근본적으로 효율을 제고시켜줄만큼 의미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공부하기 전에 자연스런 시간적 적응 조건을 제공한다는 것은, 원어민들이나 그 사회에 살지 않고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자들의 경우, 친숙도에 대한 미련을 포기해야만 한다. 즉 처음부터 완전히 외우고 시작하려 하면, 우리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일본어 학습 초심자들과 마찬가지로 본문의 제1과에 들어가기도 전에 지쳐서 포기하게 되고, 일단 그렇게 포기할 경우 다시 시작하는 일이 아예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음을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본 강의자는 여러분들이 먼저 크메르어 자모표를 완전히 외우고 시작하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길 권유한다.
대신에, 쓰는 법과 --- 가능하면 원어민을 통해 --- 읽는 법을 배운 후, 5번 정도 따라 써 보길 권유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1)자모습득 과정을 지나쳐주길 바란다.
대신에 자모표를 크고 정교하게 그려서, 휴대하던가 주로 공부하는 곳에 붙여두고 필요할 때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길 권유한다.
그런 후 곧장 본문을 공부해 나가면서, 그때 그때 난점이 발생하는 자모들을 중심으로 자모표를 참조하여 공부하길 권유한다. 아마도 본문의 제5과쯤 진행할 무렵이면, 자주 출현하는 문자들과 친숙도를 갖게 될 것이며, 제8과쯤 진행하게 되면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자모가 아닌 한 거의 자연스레 기억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문법과 문장 이해 및 자모의 암기, 그리고 그 발음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자연스레 익힐 수 있어 비교적 힘이 덜 들며, 반복학습의 지루함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주 극단적인 예로, 억지로 말해 자모가 수만 자에 이른다고 볼 수 있는 한문의 경우가 아주 전형적인 경우가 될 수 있다. 한문의 자모를 모두 외우고 시작하는 학습자는 없을뿐만 아니라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바로 한문처럼 실제 문장을 접하면서 자모에도 동시에 익숙해져 나가는 일이, 영어권 언어 이외에 생소한 문자로 표기하는 언어들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효율성을 제고시켜 공부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기억하길 바란다. 외우려 하지 말고 몇 번 정교하게 따라 써 본 후, 곧장 본문으로 들어가길 바란다. 이 점이 크메르어를 공부하는 여러분이 초기에 봉착할 난점 가운데 커다란 부분을 덜어 줄 것이다.
그리하여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이 정한 초보적 텍스트의 마지막 과까지 진도를 나가 버리기 바란다. 처음부터 빠른 시간 안에 전체를 보는 것이 두 번째 관건이 된다.
중간에 이전 과를 섣불리 복습하는 일에 집착하지도 말기 바란다. 오히려 전체를 빠르게 살펴본 후, 다시 처음 과부터 두 번째 복습을 하는 쪽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고, 그 두 번째 복습과정에서 여러분들은 자연스레 치밀하고 정교한 지식을 정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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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크메르어 공부를 잘 하도록 안내를 잘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년 1월에 우리 대학교 학생들 약 16명이 캄보디아를 방문하는데 캄보디아 문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우선 크메르어를 몇 시간 공부하려고 합니다. 강사는 이곳에 유학 온 학생으로서 초급 일상어를 몇 마디 가르쳤습니다. 크메르어의 특성이나 문법의 기본 체계 등에 대한 언급이 없이 무조건 몇 마디를 외우려고 하니 참으로 힘듭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의 관련 카페에 "크메르의 세계"를 소개하고 이 항목을 언급했습니다. 몇 명이나 들어와서 공부를 할지 모르지만, 이 카패와 정보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거듭 감사하는 바입니다.
선생님께서 후학들을 위해 참 좋은 여러 프로그램들을 제공해주시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래도 향후 크메르어 연구를 위해 원어민이 참여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할듯 합니다.
현재 선생님께서 조직하시는 원어민 참여 네트워크가 그런 일을 더 앞당길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전주에 있다면, 참여를 해서 공부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 크메르어 연구의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Robert K. Headley, Jr의 <Cambodian-English dictionary>입니다만,(약 1,700쪽 분량)
국내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아마존에서 200달러가 좀 넘는 상태인데
개인이 구입하기에는 좀 부담이 되어서
대학 도서관의 구입도서 목록으로 신청을 해주시면
많은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캄보디아에서는 복사판을 한국돈으로 한 3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제가 인도차이나에서 여기 저기 떠돌다 그 사전을 분실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연구를 하면서, 그 책에다 내용도 추가로
메모해두곤 했는데, 지금 가장 아쉽게 느끼는 점입니다.
원래 1975년에 만든 사전인데
현존하는 가장 방대한 사전인듯하고
엄청난 학술적 성과로 보입니다만,
국내에서 다시금 그 책을 접할 수 없는 점이 늘 아쉬운 점입니다.
아, 지금 교보문고에 알아보니
해외 거래처에도 재고가 없고
아마존에도 목록만 있고 재고가 없는 책이라고 하네요...
아주 귀한 책이 되어버렸는데
캄보디아에서는 아직도 복사본을 구입할 수 있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