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중국 광고 업계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 광고의 급성장과 TV광고의 부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해 기승을 부렸던 SARS(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인터넷의 사용이 급속히 늘면서 인터넷 광고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반면, TV광고의 경우 중국 방송 관리 총국(國家廣播電影視總局)이 공표한 ‘제 17호령’의 영향으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정황들로 미루어보아 머지 않은 미래 인터넷 광고 시장의 규모가 TV광고 시장을 앞지를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지난 해 초 사스(SARS)로 인한 인터넷 사용의 급증은 인터넷의 대중화로 이어져 인터넷 광고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이리서치(iResearch)가 조사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중국 인터넷 광고 시장의 규모는 이미 10억8000만 위안에 이르렀으며 이는 2002년의 4억9000만 위안에 비해 120% 커진 것이라고 한다. 아이리서치는 또한 앞으로 3년간의 중국 인터넷 광고 시장의 규모가 각각 18억 위안, 27억 위안, 40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 밖에 다국적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AC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중국 인터넷 광고 수입은 약 7억8000만 위안에 이르렀으며 2002년에 비해 2억9000만 위안(5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또한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포탈 사이트인 신랑(新浪, sina.com.cn)은 2003년 10월 15일 2004년상반기 광고 유치를 시작한 지 1분만에 모든 광고가 팔려나갔다고 발표했다. 씬랑의 장리정(張蒞政) 수석 영업부장은 “인터넷 광고 시장은 지난 2년간 급격하게 성장했고 시장 규모 또한 많이 커졌다”고 전제하고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3년 정도는 매년 50% 이상의 고속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동안 IT분야와 전자 업계에 편중되었던 인터넷 광고가 지난해부터는 다른 분야까지 그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정황들로 미루어볼 때 머지 않은 미래 인터넷 광고 시장의 규모가 TV광고 시장을 앞지를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인터넷 광고의 장점 부각
많은 전문가들은 인터넷 광고 시장의 급속한 성장 배경에는 인터넷의 대중화 이외에도 인터넷 광고만이 가진 차별화된 독특한 상품성 때문이라 말한다. 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 이미지와 문자는 물론 동영상과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광고주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가능하며, 광고 게재 시간이나 정보량에 제한이 없어 광고주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상세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TV나 라디오, 신문 등 기존 매체와는 달리 고객의 반응이나 의견을 인터넷을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으므로 마케팅 전략 수립이나 고객 관리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광고 제작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 - 1일 이내 -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신속하게 광고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인터넷 광고 시장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사항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링즈다양(靈智大洋) 광고회사의 뤼융(呂勇) 부 총경리는 “비록 인터넷 광고가 서서히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광고주나 광고 대리인의 경우 인터넷 광고의 효과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대부분 예산이 부족할 때 TV광고의 대체용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터넷 광고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만 더욱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7호령’ 광고방송관리시행법의 타격
중국 라디오 영화 TV 관리총국은 지난 2003년 9월 24일 ‘TV광고방송관리방안’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라디오 및 TV 방송광고의 내용과 시간, 방송량, 관리방법 등에 대해 새로운 규정을 마련했다.
1월 1일부터 정식 시행된 ‘제17호령’ 광고방송관리시행방법에 따르면 모든 라디오 및 TV 방송국에서는 저속하거나 맹목적이며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는 광고를 방송하지 못하며 매일 방송되는 광고의 총량도 당일 전체 방송 프로그램의 20%를 초과하지 못한다. 또 19시부터 21시 사이의 이른바 황금 시간대에는 광고 시간을 18분으로 제한한다. 이와 더불어 이 시간대에는 드라마 사이에 광고를 삽입하지 못하게 했다. 다른 시간에 방송되는 드라마 등에서도 프로그램 한 회당 한 번의 광고만 삽입할 수 있고, 시간도 2분 30초를 넘지 못한다.
특히 일반 시민들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취지에서 6:30~7:30, 11:30~12:30, 18:30~20:00의 식사시간에는 무좀이나 각기약, 치질약 또는 여성위생용품과 관련된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등 TV광고의 양(量), 시간 등이 일정한 범위를 넘지 못하게 규정함으로써 TV광고에 제약을 가했다. 또한 광고문자에는 고의적인 오자나 본래의 뜻을 바꾼 고사성어도 사용할 수 없으며, 그 외 등록상표 및 기업명칭 외에는 번체자를 사용하지도 못한다.
총국은 이번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 광고금지나 영업권 제한 등에 제재조치가 가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황금 시간대에 광고를 내보내기 위한 업체들간의 경쟁은 광고료의 상승을 불러일으켰고 TV광고 시장은 자연히 얼어 붙게 되었다. 실제로 각 성의 방송국들은 2004년 광고료를 평균 20% 정도 인상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으며 할인 혜택이나 서비스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