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사,개천산,천태산 산행기

[정병윤]

 

개천산(497m), 천태산(479m)      2006.09.09(토)

1.개천사 가는길

아침에 모후산 가는걸로 알고 준비를 하고 기다리니까 모후산은 높고 시간이 많이 걸리니 다른 작은 산을 가자고 하면서 11시 30분에 만나자는 요산의 연락을 받았다.

만나는 장소는 우리집이고 일행은 요산내외,산고내외, 나 5명이다.

내 짝은 집수리 관계로 바빠서 빠지고 나는 등산 장비도 준비 못하고 거시기만 챙기고 출발하였다.

 운전은 요산이 하고 안내는 내가 맡고 장소는 화순 춘양면 개천사와 개천산이다.개천산은 10년전 화순 도암쪽에서 오르고 개천사는 몇 년전 집사람과 다녀간 적이 있어서 낯설지 않고 가까운 곳이어서 쉽게 생각하고 출발하였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시골길은 잊혀지고 잘못들어서 자꾸물었다.

“할머니 개천사 가는길은 어디예요?”

“뭣 할라 가요? 하-나고 가시오.”

 할머니의 사투리가 어찌나 정겨운지 한바탕 웃었다.

동네안에 들어가니 돈많은 사람의 별장집 같이 잔디가 깔리고 위성안테나가 설치되어있는 집을 지나가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든 것 같아 밭에서 깻단을 이고가는 할머니에게 물으니 잘못 들었으니 다시돌아 가라고한다.  차를 회전시켜 돌아가면서 보니까 그 할머니가 별장으로 들어간다. 도시에서 돈많이 번 자식이 부모를 위하여 지어준 것일거라고 생각해본다. 한참 가다 또다시 할아버지에게 물어서야 길을 옳게 잡아 개천사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러나 지루하거나 짜증나지 않았다.

2. 현판없는 절 

(현판없는 법당)

개천사는 여느 절에 비해 특색이 없는 평범한 절로 최근에 다시 개축한 걸로 보인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부처님을 모신 법당에 현판이 없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반드시 大雄殿 또는 大寂光殿이란 현판이 붙어있어야 마땅한 것인데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학생이 이름표를 안차고 가정집에 문패가 없는 것보다 더 큰 사건인 것이다. 현판을 고치기위해 잠시 떼어놓은 것인가 생각이들어 다른 사람의 얼마전 사진자료를 보아도 없다. 법당 옆에 몇기의 오래되어 보이는 부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최근에 새로 생긴 절은 아닐테고....

모르긴 해도 전국에 현판없는 절은 오직 이곳 개천사일 것이다.

3.하루에 두개의 산을오르다.

어느 산이든 하루에 하나 오르고 나면 힘들고 피곤하여 두 개의 산을 오르기는 힘들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분명히 지도에 나와 있는 개천산 천태산  두개의 산을 등산했다. 실은 두개의 산이지만 두 산간의 거리는 1.1km밖에 안되고 같은 능선에 있다. 그러나 어쩌랴. 분명 지명상 두개의 산이고 높이도 비슷한 형제산 모양을 하고있는  두개의 산을 오른셈이다. 산행의 시작은 절 뒤켠에서부터 시작되고 초입은 잡풀이 우거져 걸치적 거리지만 그곳만 지나면 등산로가 있다. 천천히 우리의 보조에 맞추어 계속 이야기도 하면서 등산을 하니까 별로 피로하지 않았다. 중간에 비자림이 있어서 비자 향기도 맡고  열매를 주어서 먹어보기도 하고 간혹 휘발유도 들이키면서 여유만만이다. 요산내외와 산고내외는 설악산 대청봉가기로 날짜를 잡아놓고 나도 함께 가자고 한사코 권하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이유는 그곳 산행은 산행이 아니라 유격훈련으로 힘들고 여유가 없어서다.

얼마를 가면 능선 홍굴재가 나오고 개천산 천태산 갈림길이다. 원래 개천산을 먼저 오르기로 했으나 내가 우겨서 천태산을 먼저올랐다.

개천산은 한번 오른적이 있어서다,  천태산 정상은 전망도 좋고 점심 식사도 했는데 아무 준비도 안한 나는 염치도 좋게 친구들이 준비해온 것을 맛있게 많이 먹었다.다시 홍굴재로 하여 이번에는 개천산에 올랐다. 나주호가 보이고 10년전 오른 추억이 떠오른다. 정상에서 보니 우리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저렇게 길이 훤히 보이는데 길을 잘못들다니 하는 생각을 하면서 부처님 손바닥에서 논 셈이라고들 했다. 날씨는 덥지도 않았고 하늘은 구름이 있어 햇볕을 가려주고 상쾌하고 즐거운 등산이었다.

(거북바위)

2006.    09.  11(월)  씀

[백두대간]

정선생 이번에 설악산 대청봉에 같이 가세나... 하루에 두개산을 올랐다니.. 프로세.. 대청봉에 올라도 별문제가 없을것 같네.. 산행기 잘 읽었네... 건강하게나..

[요산요수]

덕분에 개천산도 가보고 천태봉도 가고, 고맙네. 이번 향산일지는 정선생 덕에 한번 쉬기로 했네.

[찔레향]

산행기 재미있게 앞으로 산행일지 기자로 활동 해보면은 어쩔지 짧고 거웠음

[요산요수]

정선생, 개천산 산행 사진을 "각종 사진모음"에 올려 놓았네. 참조하시게나. 좋은 글 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