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계절로는 가을이지만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이다. 쌀쌀한 날씨 탓에 몸은 자꾸 움츠러지고 따뜻
한 아랫목만 찾게 된다. 이러한 때 가족들을 데리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보자. 늦가을의 쓸쓸한 비경이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 계곡은 경기도내에서도 보기 드문 오지다. 통방산 삼태골에서 발원한 계
류는 명달리와 노문리를 거쳐 수입교 아래로 빠져 북한강으로 합류한다. 벽계구곡은 명달리 마을을 지나
숲이 울창한 심산유곡으로 이어 오르는 맑은 계곡으로 아홉 굽이를 돌아 오른다고 해서 벽계구곡이라 불
려온다고 한다. 이 경승지 9개소는 화서 이항로선생이 붙인 이름으로 외수입, 내수입, 정지터, 용소, 별
소, 분설담, 석문, 속사천, 일주암 등이 그것인데 이를 일일이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마을에 차를 세워
놓고 계곡을 따라 올라야 함으로 접근은 쉽지 않지만 가마소와 병풍소, 박쥐소 등 소(沼)와 여울목이 겹
겹이 이어지며 아름답고 한적한 산골풍광을 그려낸다.
양평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참으로 볼 것이 많은 고장이다. 예전에는 꼬불꼬불한 6번 국
도를 타고 막히는 도로를 원망하면서 가야했지만 팔당대교를 거쳐 양평으로 가는 호반도로는 가슴까지 시
원해진다. 서울에서 워커힐쪽 길을 타거나 88도로를 타고 팔당대교를 건너면 서울~양평을 잇는 호반길
에 들어서게 된다.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가 첫 인터체인지인 조안IC에서 내려 양수대교를 건너거나 호반
길로 들어서 양수IC에서 내려, 우선 양수리로 들어가 본격적인 강변길을 탄다.
양수리시장과 터미널이 있는 작은 사거리에서 서종면 방향으로 접어들어 363번 지방도를 타고 북한강
을 왼쪽으로 두고 시원하게 뚫린 길을 7km쯤 달려가면 서종면소재지에 이르고 이곳을 지나면 물 경치와
함께 분위기 넘치는 카페와 야외음식점들이 줄줄이 이어지며 눈길을 잡는다. 이름난 북한강 카페촌이다.
길을 계속 이어달려 6km쯤 더 오르면 수입리 마을과 수입교를 건너게 되는데 수입교가 바로 벽계구곡으
로 들어가는 기점이다. 다리를 건너서면서 바로 우회전하면 이곳이 벽계구곡의 초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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