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결과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는 향후 10~20년 안에 국내 주식 및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줄 우려가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음.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주식시장보다는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됨.
■ 국제 비교를 위해 베이비 붐 세대를 1946~1965년생으로 재정의하고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개 국가에서 베이비 붐 세대가 보유중인 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00년경을 기준으로 추정,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베이비 붐 세대의 자산 보유 집중도는 주식보다는 부동산에서 높게 나타났음.
○ 주식의 경우 △직접투자분만 감안할 경우 한국 베이비 붐 세대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금액이 전체 주식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1%로 일본(최대 약 5%)이나 미국(15%)보다 높으나 △간접투자분까지 포함할 경우 한국은 20.1%로 일본(최대 약 7%)보다는 높으나 미국(약 30%)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됨.
○ 부동산의 경우 각국 공식 통계자료의 비교 기준과 항목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베이비 붐 세대의 보유 비중이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개 국가에서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남.
■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의 자산 구성 패턴을 살펴볼 때, 우리나라 가계는 가구주 은퇴 이전인 40대부터 주식 비중을 꾸준히 줄이는 대신 부동산 비중을 점차 늘리는 행태가 뚜렷이 나타남.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 베이비 붐 세대의 연령 증가에 따라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이전에는 가격 상승 압력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이후에는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음.
■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녀 교육 및 결혼 관련 대규모 지출의 일단락,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 마련, 부모 세대의 노후 대비 등의 요인에 의해 가구주 연령이 50대를 넘어서도 가계 저축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40대 이전에 비해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이 두드러짐. 이는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 이후에 노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보유 자산을 일시에 대량 처분해 ‘자산시장 붕괴’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함.
정책 대응 방향
그럼에도 베이비 붐 세대가 향후 10~20년 안에 지속적으로 국내 자산시장의 수급 구조를 교란할 개연성이 매우 높으며, 이에 대응해 장기 시야에서 자산시장의 동태적 수급 균형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함.
■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하향 안정화됨으로써 자산시장 간 수익률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이 긴요함. 충격적인 가격 조정보다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 선호를 점진적으로 바꿔나가는 시장 친화적인 가격 안정 정책이 우선시돼야 할 것임.
■ 금융 부문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중 여유자금의 단기부동화 또는 부동산시장 집중 현상을 예방해야 함. 이를 위해 공급 측면에서 금융회사의 상품개발 및 자산운용 역량 강화, 금융 서비스의 질 향상 등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며, 수요 측면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금융자산의 비중을 적정화하기 위해 투자자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
■ 아울러 △인구 고령화 추세에 부합하는 장기상품 개발 △국민연금이 자산시장에서 건전한 수급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기금 운용 관련 제도적 보완책 마련 △자산 인플레이션 및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충하기 위한 해외투자 활성화 △갈수록 광범위해지고 통제하기 힘들어지는 금융 리스크에 대한 상시적 모니터링 및 관리 등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