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giving Day
가을 추수기에 한 해 동안 농사를 지어 거두어 들인 농작물에 대한 감사를 신에게 표한다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 추수감사절
은 미국의 주요 국경일이자 최대 명절이다. 추수감사절은 매년 11월 4번째 주의 목요일이 되며, 추수감사절과 그 다음 금요일이 공휴일이 되어 주말을 포함 4일간 휴일을 갖는다.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면, 한국의 추석처럼,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내기 위해 여행길에 나서기 때문에 미국전역에서 민족 대이동이 일어 난다. 무엇보다도 집을 떠난 다른 도시에서 대학을 비롯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서둘러 짐을 싸서 고향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러므로, 추수감사절 주간은 미국에서 일년 중 이동이 가장 많은 복잡한 기간이 된다. 특히, 추수감사절 하루 전이 되면, 공항에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복잡하고, 고속도로에는 차와 차들이 서로 꼬리를 물고 끝없이 늘어져서 거북이걸음으로 주행을 한다.
객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을 맞이하는 가정에서는 온 가족들이 추수감사절주간 동안 마음껏 먹고 마실 음식들을 마련하고 또 편히 쉴 수 있게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면서 가족들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한 나날들을 보낸다. 또한, 가을의 수확기를 상징할 수 있는 허수아비, 칠면조 모형, 호박, 크랜베리, 해바라기를 비롯한 꽃과 과일 등 다양한 장식으로 집 안 밖을 꾸민다. 그러므로, 기다림과 설렘으로 가득 찬 추수감사절을 즐길 가까운 일가친지가 없는 사람들이 가장 큰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특히 많은 기숙학교와 대학교 기숙사 식당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갈 곳 없는 유학생들이 힘들게 찾은 낯선 식당에서 혼자서 맛없는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텅 비어 버린 교정과 한기가 감도는 방에서 향수병과 싸워야 하는 날이 추수감사절이다.
추수감사절의 기원에 대한 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일반적으로17세기 초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인 미국땅에 정착을 한 청교도들에 의해 처음 시작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이국 땅에서 혹독한 추위와 심한 식량난으로 인한 질병과 기아 속에서 시달리다가 살아 남은 이주자들은 인디언들의 도움으로 물고기를 잡고 농사를 지으면서 살게 되었다. 그 다음 해 풍성한 농작물을 수확하게 된 이주자들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인디언들을 초대하여 며칠 동안 야생 칠면조고기와 추수한 곡식들을 함께 먹으면서 즐겼다. 1621년 메사츄세스 플리머스에서 이주자들이 첫 번째 농작물 수확 후에 인디언들과 함께 지낸 추수감사절을 미국 추수감사절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영국의 추수감사절 풍습과 인디언의 전통이 함께 섞인 추수기의 축제로 볼 수 있다.
추수감사절은 메사츄세스 지역을 중심으로 연례행사로 개최되다가 점차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1789년 미국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이 처음으로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선포하였으나, 지정된 특정한 날짜가 없었기 때문에 지역마다 다른 날짜에 추수감사절로 삼았다. 1863년 링컨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11월 마지막 목요일로 정하여 미국 전체의 국경일로 선포하였다. 그러나, 11월 마지막 목요일이라는 모호한 규정에서 혼란이 생기게 됨에 따라, 1941년11월의 4번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공식적으로 지정되었다.
추수 감사절은 농작물 수확에 대한 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종교적 의미뿐만 아니라1977년 사라토가에서 영국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신에게 감사하는 역사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또한, 한때 추수감사절이 풍성한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날이 아닌 기도와 단식을 위한 날로 간주되었던 시기도 있었다. 신에 대한 감사행사는 오늘날 추수감사절 저녁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온 가족이 두 손 모아 풍성한 식사를 준 하나님의 은총을 찬양하는 짧은 기도로 그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추수감사절이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온 가족이 맛있는 음식들이 잔뜩 차려진 식탁 앞에 앉아 오순도순 지나간 이야기를 하면서 저녁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가장 먼저 회상된다. 추수감사절 날 저녁 식사를 위한 식탁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게 되는 주된 음식은 대부분 오븐에서 오랜 시간 동안 구운 커다란 칠면조 요리가 되기 때문에 추수감사절은 칠면조의 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른 육류고기에 비하여 맛이 없는 칠면조요리가 추수감사절의 주된 요리가 된 연유는 극심한 식량난으로 고생하던 미국 이주 초기에 비교적 구하기 쉽고 살고기가 많은 야생 칠면조 고기를 먹기 시작한 데서 비롯된다. 전통적인 칠면조 요리는 내장을 깨끗하게 제거한 칠면조 속을 전통 향료인 세이지(sage)를 비롯한 여러 가지 양념으로 만들어진 빵 조각으로 이루진 소(stuffing)로 채운 후 통째로 샐러리, 당근, 양파 등과 함께 오븐에서 버터를 바르면서 오랜 시간 동안 구운 음식이다. 칠면조 요리와 함께 크렌베리소스, 으깬 감자와 그래이비, 단 고구마, 옥수수, 콩과 당근, 옥수수 빵, 밀로 만든 롤빵, 샐러드 등의 음식을 먹는다. 후식으로는 호박파이, 사과파이, 초콜릿 머랭 파이 등 각종 파이를 먹고 사과사이다를 비롯한 각종 소다, 칵테일, 포도주 등을 마신다. 지역이나 민족에 따라 칠면조 대신에 햄, 닭, 오리, 게, 고래 고기, 소갈비를 주된 요리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