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인가를 받기위해 대규모 전액장학금 지원을 약속했던 대학들이 실제로는 로스쿨 개원 첫해 장학금 지급을 대폭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비싼 등록금 때문에 로스쿨이 ‘부자들만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3일 공개한 ‘2009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지급현황’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 중 2008년 2월 인가 당시 지급하겠다고 밝힌 전액장학금 비율을 실제로 지킨 대학은 강원대와 충북대 2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3개 대학의 전액장학금 지급비율은 인가시 약속했던 수준에 턱없이 부족했다.
서울대는 로스쿨 인가 당시 입학정원의 25.2%에 전액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교과부 조사 결과 11.3% 학생에게만 전액장학금을 지급했다. 입학정원의 32.0% 학생에 전액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던 연세대도 실제 지급율은 12.5%에 그쳤다. 고려대도 지급율이 6.7%에 그쳐 로스쿨 인가시 약속한 20.0%에는 한참 못 미쳤다.
특히 사립대학일수록 전액장학금 지급률이 낮았다. 로스쿨 인가시 학생들의 55.1%에게 전액장학금 지급을 약속했던 중앙대는 실제로는 1.2%의 학생에만 전액장학금을 줬다. 동아대도 로스쿨 인가시 34.2%에 장학금 지급을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2.5% 학생만 혜택을 봤다.
당초 41.7%에게 전액장학금을 약속했던 이화여대도 실제 지급은 7.0%에 그쳤고, 25.0% 전액장학금을 주기로 한 아주대는 8.0%에만 장학금을 줬다. 이처럼 올해 전액장학생 지급비율이 10% 이하인 대학은 8개로 전체 로스쿨의 32.0%에 달했다. 각 대학 로스쿨의 연간 등록금 평균은 1438만원에 이르고, 성균관대는 최대 2000만원이나 된다. 또 등록금 이외에 3년간 교재비와 생활비 등을 포함하면 실제 로스쿨 졸업시까지 소요되는 비용이 2억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장학금 혜택이 줄어들면 가난한 학생이 로스쿨에 입학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강 의원은 “각 대학들이 로스쿨 인가를 받기 위해 현실성이 없는 계획을 내놓고 실제 장학금 재원을 마련할 수가 없게 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