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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서울대 법학부]
후배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01학년도 대입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한 김태환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잘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는 고등학교 3년 동안 과외 한번,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야기는 어떻게 이런 결과가 가능했는지에 대한 영역별 학습에 관련된 것, 마음가짐에 관련된 것, 그리고 생활에 관한 것입니다.
학습에 관해서...
'언어영역'에 있어서 제 학습방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먼저 언어영역 문제집 중 기본편 하나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풀어나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절대 욕심을 내어선 안 된다는 것이지요. 기본편을 푸는 동안만큼은 시간에 구애받지 마세요. ‘왜?’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해보세요. 어떻게 해서 이런 문제에 이런 답이 나온 것인지, 이런 식의 풀이가 나온 것인지, 기본편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다름이 아닌 언어영역의 문제 유형과 풀이방식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기본편을 이런 식으로 끝내셨다면 (아마도 한달 정도면 충분히 끝내실 수 있을거에요.)
이제 종합편으로 들어갈 차례죠. 종합편은 문학과 비문학, 그리고 듣기, 쓰기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먼저 문학, 수능시험에 나올 수 있는 문학작품의 가짓수는 정말 많죠. 소설, 시, 수필 등... 이런 문학작품을 모두 다루어 보기 위해 따로 책을 사서 공부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고등학교 3년의 한정된 시간에 그것들을 다 정리한다는 것은 무리죠.
그래서 제가 택한 방법은 많은 문제집을 풀면서 공통된 작품을 머릿속에 집어넣기와 한번도 못 본 작품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도록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능력을 키우기였습니다. 시중에는 많은 언어영역 문제집이 있죠. 고등학교 3년 동안 정말 많은 종합편 문제집을 다루어 볼텐데 그 과정에 중요한 작품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머릿속에 들어오죠.
이때 중요한 점은 외우려하면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각종 문학작품의 주제나 중요한 점을 억지로 외우려고 하지 마세요. 수능시험에 외우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는 나오지 않습니다. 시를 마음속으로 느껴보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만해 한용운님의 시를 매우 좋아하는 데, 모의고사 문제를 풀다가 ‘당신을 보았습니다’란 시를 읽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정도로 시를 느꼈다면 문제 푸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죠. 해설이 없는 시를 한번 읽어보세요. 표현방법이나 주제 등은 생각하지 말고요. 시를 읽으면서 무언가를 느끼려고 해보세요. 그 방법으로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겁니다.
그리고 비문학, 교과서 글이 아닌 다음에야 여러분이 한번이라도 읽어봤던 글이 수능에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겠죠. 비문학은 많은 문제를 접해보고 많이 읽어보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에 줄을 친다거나 한번 정리를 해보는 것도 좋겠죠. 시간이 있다면 각 문단의 주제를 한번 적어보는 것도 상당히 좋은 방법입니다. 단, 시간이 없다면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그쳐야 겠지만요. 많은 문제를 접해보면서, 또 많은 글을 다뤄보면서 비문학은 해결됩니다.
쓰기도 역시 많은 문제를 접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듣기의 경우는 영어와 달라서 따로 준비를 하지 않았어요. 곧이 준비를 하겠다면 학습지 등에서 주는 듣기문제를 등학교길에 종종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아니면 EBS의 방송을 이용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구요.
수리탐구Ⅰ...
초등학교 때부터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과목이라 고등학교 1학년에 들어와서 제일 많이 힘들었던 과목입니다. 일단 제가 공부한 방법은 정석을 이용하기였습니다. 학기 중이나 방학을 이용해서 정석을 완벽하게 풀어내었습니다. 연습문제까지 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싶지만 당시에는 제가 수학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생각해 낸 궁여지책이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정석4권(공통수학, 수Ⅰ의 기본, 실력)의 연습문제를 모두 풀어냈습니다. 구 뒤로는 거의 대부분의 수학문제를 어려움 없이 풀어낼 수 있겠더군요. 무엇보다 수학에 관한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단 기본서를 하나 정하세요. 개념원리든, 정석이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기본서를 딱 하나만 보는 것입니다. 기본서를 여러 권 보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고 말 할 수 있겠죠. 여러 권 보는 것만큼 시간 낭비는 없습니다. 일단 하나를 정했으면 그것으로 밀고 나가세요.
기본서를 다 공부하셨다면 이제 문제집으로 들어갈 차례죠. 기본서와 함께 문제집을 보든 기본서를 보고 문제집을 보든, 그것은 상관없습니다. 가능한 많은 문제를 풀어보세요. 시험 100일 전 까지는 문제집을 주로 보고, 그리고 시험 100일 정도를 남겨놓았다면 모의고사 문제를 시간을 재가면서 풀어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거의 3주에 2권 정도를 풀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문제죠 50일 정도 남겨두고는 하루에 모의고사를 한 세트... 30문제씩 풀었습니다. 많이 풀다보니 시간 배분도 저절로 이루어지더군요. 수학에서 중요한 문제는 풀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그냥 끄적여보는 것과 자신감을 갖고 덤벼드는 것과는 큰 차이죠.
수리탐구Ⅱ...
고등학교 2학년까지 수학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는 바람에 끝까지 애를 먹었던 과목이기도 하지만 또 저만의 색다른 노하우를 가진 과목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교과서를 중심으로’라는 말만 들으면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죠? 제가 공부한 방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다른 과목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하지 않았지만 수탐Ⅱ, 그중에서도 사회과목들은 정말 교과서가 효과적입니다. 물론 교과서만으로 공부한다면 불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교수님들이 수능 문제를 내러 갈 때 가지고 가는 것은 교과서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교과서 공부가 신빙성이 있다는 생각이 안 드나요?
과학에 관해 말해보죠.
과학은 교과서가 너무나 빈약합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이 필요한데, 제가 사용한 것은 학습지였습니다. 학원을 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학원에 다니는 걸 싫어했기 때문에 되도록 스스로 하는 공부방법을 택했는데, 이때 많은 도움이 된 것이 학습지였습니다. 학습지에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이 들어있답니다. (이건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죠) 그리고 문과생들이 과학공부를 할 때 중요한 점은 쓸데없는 것을 너무 많이 공부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즉, 너무 어려운 곳까지 공부하면서 끙끙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너무 바보 같은 행동이죠. 공통과학에만 나와있는 부분을 공부하세요. 충분합니다!
사회의 경우는 교과서로 기본을 다지고 학습지로 보충했죠.
일반사회의 경우는 따로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수업을 잘 듣고 그때그때만 공부해놓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나갈 수 있습니다. 교과서도 국정 교과서라서 1권 뿐이니까 그것만 잘 공부하면 되죠. 용어도 교과서에 나오는 것이 다이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는 과목입니다.
국사도 역시 국정 교과서죠. 하지만 국사에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흐름... 제가 1학년 때 사회과 중에서 제일 싫어하는 과목은 국사였습니다. 시험 때만 되면 용어도 열심히 외우고 시간 투자도 가장 많이 했는데 점수가 가장 안나오더군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는데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야기 식으로 흐름을 짚어주시는 국사선생님 밑에서 공부를 하다보니 국사의 흐름이 눈에 보이더군요. 그 뒤로는 국사가 가장 좋아하는 사회과목이 되었습니다. 점수 오른 것은 당연하고요. 흐름을 잘 잡기 위해서는 수업에 충실하세요. 혼자서 백 번 교과서만 붙잡고 있어도 소용없습니다. 국사는 용어 많이 외운다고 점수가 잘나오는 과목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윤리, 국정교과서인데 가끔씩 모의고사에는 아주 어려운 사상 문제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상은 절대 어렵게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모의고사에 사상이 많이 나오는 것은 그곳에서 문제 내기가 쉽기 때문이죠. 수능에는 사상이 그렇게 어렵게 나오지 않습니다. 걱정마시고 교과서에 나오는 것만 공부하세요. 제가 그렇게 공부했으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마지막 한국지리. 교과서만으로는 약간은 불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국정교과서가 아니니까요. 역시 학습지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도를 주의하시고, 또한 지도에 나타나는 지형이 현실에는 어떻게 나와있는지도 잘 알아보세요.아무리 테라로사에 대하 잘 알아도 붉은 색이 나타나있는 사진을 보고 무엇인지 모른다면 죽은 지식이니까요. 사회과에서 교과서를 무시하고 학원교재만 갖고 공부하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학원교재는 지나치게 상세하거든요 숲을 보기 보단 나무만 보는 행동이죠.
외국어영역...
영어를 공부할 때 중요한 것은 단어와 문법을 외우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선 순위 영단어란 책을 아시나요? 성문종합영어는요? 이러한 책들은 학력고사 때는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전혀 쓸모 없는 책이랍니다. 단어도 그러게 어려운 것이 나오지 않습니다. 문법은 단 한 문제란 건 잘 아실테구요.
영어를 잘 공부하려면 이렇게 해보세요. 일단 독해집을 사세요. 될 수 있으면 유명한 출판사의 좋은 것을 사세요. 문제집을 잘못 고르면 답이 왜 답인지도 모르고 해설을 읽어도 이해 안 되는, 혹은 정말 어려워서 답이 안나오는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거든요.
독해집을 일단 푸세요 한꺼번에 많이 풀지 말고 매일 매일 꾸준히 풀어야 한답니다. 하루치를 다 풀었다면 글중에서 모르는 단어들이 있겠죠? 그 단어들을 적어놓고 사전을 찾으세요. 사전을 찾되, 그 단어가 들어간 예문을 꼭 한번 읽어보세요. 소리내서요. 이런 식으로 외우면 잘 까먹지도 않을뿐더러 문장 속에서의 쓰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입니다.
외국어 영역 듣기에 대한 고민은 등하교 시간의 테이프 듣기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두달만 열심히 하면 듣기에 관한 어려움은 없을겁니다. 또 학교에서 해주는 듣기 방송 때 귀를 잘 기울이세요. EBS듣기가 중간, 기말고사에 포함되는 학교라면 듣기 잘하느니게 내신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주는지 아실겁니다. EBS듣기를 다 맞는 경우가 많이 없으니 50점 만점으로 환산이라도 하면 점수차는 엄청난거죠. 미리미리 해두시면 그래서 좋답니다.
학습지에 대해...
학습지에 관해 말씀드릴께요. 전 1학년 때 1개, 2학년 때 2개, 3학년 때 3개의 학습지를 했습니다. 2개까지는 학원을 안 다니면 소화해 낼 수 있지만 3개는 무리라고 봅니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고3때에도 3개는 무리였거든요. 좋은 학습지 딱 1개만 하세요. 학습지가 아무리 좋아도 이용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전 케이스를 수탐2에 가장 많이 활용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케이스와 케이스 수탐Ⅱ가 수탐Ⅱ에 가장 잘 되어있거든요.
많은 학생들이 학습지 활용에서 잘 못하는 부분이 해설지 이용입니다. 문제만 풀고 맞추면 넘어가고 틀려도 답 표시하고 해설은 그냥 넘어가기 일쑤죠. 전 문제를 풀고 해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끝이 아니라 해설지를 다 따로 모아두었습니다. 그리고 수능직전 마무리는 해설지로 했답니다. 해설지의 구석구석엔 우리가 무심코 보고 지나칠만한 내용들이 너무나 많죠.
제가 이 방법을 선택한 까닭은 우연히 문제부분은 없는 학습지의 해설부분만 읽게 되었는데 한 장, 한 장 펼칠 때 마다 제가 몰랐던 부분이 계속 나오는 겁니다. 이거다 싶어 선택한 방법인데 너무나 효과적이었죠. 지금 책상 위의 학습지를 한번 펼쳐보세요. 해설지만요. 얼마나 많은 내용이 숨겨져있나. 놀라실걸요?
고3 생활에 대해...
고등학교 3학년 생활에 대해 말해볼까요? 제 고등학교 생활을 말씀드리려면 일기와 함께 읽는 편이 이해하시기 쉬울겁니다.
1999.11.17 오늘 3학년들이 수능을 쳤다. 난 이 일기장을 마련햇고, D-365쯤 되려나? 이제 내차례다. 선배님들은 수고하셨고 나의 고3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3학년 선배님들이 수능을 치신 날, 전 뭔가 결심을 해야 했습니다. 수학풀기, 그리고 저의 대학계획을 세웠죠. 제 목표는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들을 쭉 적어보고, 선배님들의 수기를 읽고 나름대로 생각도 해보았죠.(이 글을 보고 계시는 후배님처럼요...)
고등학교 3학년 초는 정말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모의고사와 중간고사, 하지만 저는 약간은 해이한 마음을 갖고 있었고, 결과는 기말소사의 실패로 나타났죠.
2000.7.7 새로운 시작이다. 노력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업다는 것. 그 사실을 늦게 깨달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때부터는 다시 열심히.
확실히 1, 2학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많은 양의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1,2학년 때처럼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기말고사가 끝나고 삭발도 했고 방학 때에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수시 모집 기간이 다가왔죠.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도 도전했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전 영어경시대회의 상이 꽤 있었기 때문에 도전했습니다. (물론 그것만 갖고 도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웬만큼 자신도 있었고요.) 방학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서류준비와 중간고사 준비, 수능 준비로 정말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1차 논술과 서류전형은 통과했지만 2차에서 그만 낙방. 그때가 수능 20일 전이었습니다.
2000.10.25 새벽 6시에 눈떴다. 그리고 한시간 동안 처절하게 울었다. 눈물과 함께 모든 것을 털어 버렸다. 다시 시작이다. 정말 중요한 것. 믿을 수 있는 것은 나뿐이란 것. 그 사실을 깨달았다. 이젠 아무런 느낌이 없다. 스스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이 가득하다 열심히 하겠다.
- 케이스 대입합격 수기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