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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 느티나무공부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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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자원교사, 그림작가 엄정원 님>
100호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짱뚱이
삼십 몇 호부터 편집작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 모두가 조용히 그러나 하지 않으면 안 될 한 달 마무리를 알려주는 진짜 작업~ 소식지를 만드는 일은 밥 먹는 일과 같았지요. 너무 많은 양의 소식지는 손 끝에 힘을 빠지게 하고는 급기야는 식욕까지 뺏어버리고 마는 신경질나고 때로 종이가 미워질 때도 있었던 징글징글했던 녀석, 소식지. 웃을 일도 많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글 써내라고 갖은 회유와 압박을 가한 후 받은 원고를 하얗게 빈 종이에 옮겨 적을 때면 키득대다 혼자서 훌쩍이게도 했던 녀석, 소식지. 종이 위에서 선생님들을 처음으로 만나고 어느새 정이 들고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그새 그리워지고야 마는 그 녀석, 소식지. 나를 철들게 했습니다. 상상하는 힘을 키워주었습니다.만날 수 없는 곳에 계신 회원분들,아이들,선생님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한 장의 종이도 힘이 셉니다.기운이 없어 축 처진 어깨로 집에 가야할 일이 있을 때 얇은 종이묶음 소식지를 살짝 넘겨보세요. 여러분~~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바람결에 실려옵니다. 칼라잉크를 쓰면 공부방 사람들을 사진이라도 보여 드릴 수 있을텐데 요즘은 계속 70년대 흑백티비로 보여드리네요. 조금 촌스러운 편집과 어눌한 말투에 보는 사람을 간질이는 이야기도 실렸던, 우리 모두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그 녀석의 이름은 바로 느티나무 소·식·지 입니다.
마음의 연결고리...소식지 편집부
공부방 문을 열고 들어 온 아이가 어색한 눈인사를 마치자마자 흥분된 어조로 느티나무 밖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퍼붓듯이 말을 하다가 이내 투덜투덜 거리며 불만을 늘어 놓아요. 그리고 눈물을 글썽거려요.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꾹 다문 입을 좀처럼 열려 하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바라봐 주고 어우만지는 선생님의 눈빛과 말투, 온정어린 공감과 물음 앞에선 아이도 속마음을 조금씩 꺼내 놓네요. 밉고 짜증나는 또래 친구에 대한 뒷담화에서 아픔과 상처가 뒤얽힌 가정의 상처에 대한 구슬픈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요즘 아이들의 표현은 정말 솔직하고 직설적이에요. 지금 복받치게 눈물을 훌쩍거리며 말하다가도 선생님이 등을 토닥거려주며 함께 아파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짓궂은 몸장난이나 숨바꼭질 같은 놀이를 하곤 하지요. 그래서 아이들인가요? 그런데 느티나무에 찾아와서는 잠시 경계심을 보이다가 처음 만나는 낯선 누군가에게굴곡있는 자신의 삶을 눈물과 함께 풀어 놓는 느티나무 어머니들에게서나, 배우지 못한 설움과 가족사를 구구절절하게 서로 이야기하며 함께 공감하고 웃고 속상해하는 한글교실 별밭 어머니들에게서도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되요. 또 개발이익에 밀리고 사람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는 세상의 흐름에 밀려 살아온 주민들의 삶도 마음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사람의 정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깊은 속을 나누며 서로 돕고 나누며 성장하는 인간관계, 공동체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봐요. 지금 느티나무의 마음이 아이들과 어머니들과 주민들의 마음을 닮아 있어요. <소식지>라는 형식으로 회원님들에게 삶의 목소리를 전달하고는 있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 부족하고 작아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그나마 회원님들의 관심과 애정이 있어 작은 소리가 큰 울림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느티나무 소식지 100호를 발간하면서 진정어린 마음도 함께 전하고 싶어요. 지역의 교육공동체를 향한 소통과 연대를 위하여 회원님들의 마음을 벗 삼아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혹시나 힘들어하거나 게을러질 때는 스스로를 격려하고 질책하며 첫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금 거듭나겠다는 용기를 보여 드리고 싶어요. 느티나무 소식지가 그 마음과 어우러지는 작지만 튼튼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회원님들의 아낌없는 격려를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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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공부방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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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식지 100호를 축하하며 느티나무 가족들이 전하는 마음과 글을 온전히 회원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후원회원글
도심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본다
행복한청소부(이철호)님
명동의 한복판 사무실에서 사람들을 본다. 나는 유리문을 통해 사람들이 물결을 이루며 흘러가는 모양을 본다.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사람들은 자신을 잃어버린 채 걷고 있다. 유리문을 나와 거리를 돌아다녀본다. 비둘기들이 누군가가 흘린 빵부스러기를 먹고 있다. 도심에서는 새들조차 여유가 없어 보인다. 5년 전 작은 도시의 한 귀퉁이에서 느티나무를 만났다. 나는 그 때 굶주린 비둘기들 처럼 희망에 굶주려 있었다. 내가 느티나무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사과 샘이다. 사과 샘은 아이들이 지어 준 별명이에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사과 샘의 그 웃음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나는 그 때 이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아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오늘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말도 생각했던 것 같다. 도심은 각박하고 숨통이 막히는 곳이다. 자본주의는 도심에 철저하게 뿌리를 내렸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서 어떻게 사람답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빼앗아가 버렸다. 사람들은 자기 철학 없이 물질에 휩쓸리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느티나무아이들에게 가난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이 귀중한 보물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느티나무에 발걸음을 들여 놓았을 때 나는 느티나무에 내가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지난 오년동안 후원인들을 만나러 다녔다. 후원인을 만나러 다니느라 나는 회사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거래처에서는 도대체 이 메니저 본업이 무어냐는 말까지 들었다. 느티나무 일을 하는 것처럼 회사 일을 하면 얼마나 좋겠냐는 비아냥거리는 말까지 감내해야 했다.그 덕분에 느티나무 재정은 조금 안정이 되었다. 나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했고 마음이 뿌듯해졌다.나는 느티나무 아이들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다. 내 손이 부끄러울 정도로 나는 아이들에게 준 것이 없다. 아이들은 내가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내면에서 희망을 찾는 방법도 알려 주었다. 나는 이제 빵 부스러기를 먹는 비둘기들을 보며 혐오감과 애처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나는 비둘기들과 함께 조금 굶주린 배를 가지고 하늘을 날 줄 알게 되었다. 요즘 나는 농사를 지으며 명동으로 출퇴근을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많은 시간을 허비 하는 듯 보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한다.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하여 생각한다. 내 삶은 많이 바뀌고 있다.내 삶에 변화를 준 첫 번째 은인은 아이들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은인은 후원인들이다.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후원인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2006년도 어느 날, 일일 찻집 날이었다.시민의 힘으로 가꾸어 가는 교육공동체를 후원인들께 알리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하에 우리는 일일찻집 행사를 열었다. 자원교사들과 몇날 며칠을 고민하며 날을 정하고 음식을 준비했다. 그런데 그 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자원교사들과 나는 마음이 울적해졌다. 그런데 그 날, 아침 일찍 (주)삼지엔지니어링 김동명 사장님과 임직원이 오셨다. 그날은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다.눈물이 날정도로 고마웠는데 표현을 못했다. 사장님이 해 주신 힘을 실어 주는 한 마디가 지금까지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걸 아시는지 모르겠다.이제야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비단 김동명 사장님뿐만이 아니다. 나를 안다는 이유로 후원인이 되어 주셨던 분들, 부서의 팀원 여러분들,거래처 분들께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싶다.어떤 이는 내가 회사를 그만두면 그분들이 후원을 그만 둘 거라는 말을 내게 전하기도 한다. 그 때마다 나는 세차게 고개를 젓는다.후원인들은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분들이다. 내가 한 일은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씨에 불씨를 당긴 일 밖에 없다. 그러니 그분들이 나로 인해 후원을 했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더군다나 내가 회사를 떠나면 후원을 그만둔다는 말 은 더더욱 맞지 않는 말이다. 후원인들은 나보다 마음이 크신 분들이다.그분들과 함께 경인년 새해를 따뜻하게 맞고 싶다. 버팀목이 되어 주신 후원인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느티나무 벽화, 박국신 화백>
부모님글
선생님들! 후원회원님들! 감사드려요!
가와꾸보 가즈에 (종민,원미 어머니)
안녕하세요. 이종민, 이원미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약 4년전 종민이가 4학년, 원미가 1학년 때부터 느티나무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저의 몸도 안 좋았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고 또 외국인인 저 때문에 한국어가 서툴고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큰 애가 너무 걱정스러웠습니다. 시어머니 집에서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느티나무에 다닐 수 있는 자격이 없는지 생각했습니다만, 선생님께서 환영해주셔서 기뻤습니다. 느티나무공부방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들어왔습니다만 아이들을 보내면서 보통 공부방과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더욱 더 학교 공부를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여기서는 여러 봉사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여러 가지 경험을 배울 수가 있고 저 같으면 화를 내며 교육을 시키려고 하는 일도, 아이들의 성격을 이해하면서 잘 받아 주시고 감싸 주신 선생님들의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우리 가정보다 힘든 가정, 불쌍한 아이들이 많아 아이들 사이에서 어울리기 힘들게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만, 우리 아이들도 배우는 것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 공부방에서는 뒤쳐진 과목 공부도 봐 주시지만 그것보다는 가족 같은 선생님,친구들 속에서 자기를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나눠준 것, 상대를 이해하는 것, 학교에서는 못한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 한 달에 한 번 가는 나들이에서 연극감상 견학 등등, 여름과 겨울의 방학에는 캠프도 가고 아이들이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정말로 우리 가정에서는 못해 주는 많은 일들을 공부방에서 도움을 받아 우리 아이들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과 봉사해 주신 선생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도움을 받은 우리 아이들이 커지면서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고, 사회에 나가서도 넓은 마음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졸업생 편지
건강하시죠? 승현이에요^^
임승현(느티나무 청년)
안녕하세요 사과샘?ㅋㅋ 덕숙샘도 잘 계세요? 저는 훈련소 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ㅋㅋ 여기 생활한 지 벌써 3주차가 되었네요.ㅋㅋ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아까워 죽겠어요! 힘든 점은 없지만 아직도 단체생활이란 것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네요ㅋㅋ 지금 새벽 6시입니다. 오늘은 놀토라서 7시에 기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1시간이나 일찍 일어나 이렇게 편지 씁니다. 김히 생각하지 못했던 계획이죠ㅋㅋ 그거 아세요? 공부방은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곳이에요... 정말 방황하던 시기에 한 편으론 놀이공간이었지만, 저의 시선에 맞춰서 대화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곳이 있다는 것 알았어요! 많이 어리고 철없던 아이들을 화 한번 안 내시고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다 같이 스케이트장, 국토순례, 하루찻집, 또...1년에 행사하는 걸 뭐라고 했죠?ㅋㅋ 생각이 안나네염..아무튼 여러 시간들을 보내면서 즐거웠습니다. 아~예~전 겨울에 갔던 캠프도 기억나네요ㅋㅋ 혜진이~ㅋㅋ 제가 도자기 만들기를 다정히 도와줬던 혜진이요ㅋㅋ 보고 싶네요~ 전 여기서 완전 분위기 메이커입니다.ㅋㅋ 빠른 90이지만 저만의 카리스마로 다 휘어 잡고 있죠!ㅋㅋ 전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십쇼!ㅋㅋ 두 분도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건강이 최고 중요한 것 같아요ㅋㅋ 사진들도 보내 주시면 큰 힘이 될 꺼예요!ㅋㅋ 벌써 이렇게 헤어질 시간이 되었네요. T-T 자대 배치 받으면 또 연락 드릴게요! 전 특기병이라 후반기교육 또 받게 될지도 몰라요ㅋㅋ 통신병이거든요ㅋ 이만 줄이겠습니다. 충성!
훈련병 임승현 올림
<풍선 사과, 느티나무 어린이 작품>
어린이 시
느티나무
김세영(느티나무 어린이)
느티나무에 오면 선생님을 만난다 만들기,종이접기 등등 자신감이 생겨간다
느티나무에 오면 많은 책을 읽는다 소설도 일고, 만화도 보고 지식을 점점 쌓아간다
집에서 심심하면 느티나무에 간다 친구들도 보고 형,동생들도 보고 느티나무는 나의 쉼터이다
느티나무는 나에게 자신감을 길러주고 지식을 많이 주었고 쉼터가 되 주었다 느티나무야 고마워
<어린이공동작품,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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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교실<별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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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돈후(별밭지킴이)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 1년에 묘역을 참배하고 명동성당의 추모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사진 모음 중 두 눈을 가리고 장님생활 체험 하시는 사진 앞에 한 참을 서 있었습니다. 선종 하시면서 두 눈을 기증하셔 세상에 희망을 주신 추기경님의 고귀한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면서요. 보고 느낀 것, 하고 싶은 말 한마디 글로 나눌 수 없는, 눈 먼 가슴으로 평생을 살고 있는 이웃들. 마음의 눈을 떠 열린 마음으로 세상 속에 더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느티나무의 별밭에서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별밭 가족 일년! 우리 가족들에게 값진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별밭’, 생활의 동반자. 배움의 길잡이로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습니다.
<2009년 봄, 한글교실 별밭 식구들>
감사하고 고마우신 선생님
별밭 어머니
내는(나는) 한글 배움터 별밭을 찾아 온게 잘했다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이돈후 선생님은 잘상하게(자상하게) 설명 해주시고 항상 친절 하신 선생님 마음으로만 감사하고 고마우신 선생님이라고 마음 속기피 간직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정섭 선생님은 우리들을 위해 한글 배움터 별밭을 여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항상 마음은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있습니다 언니들도 공부를 빠지지않고 열심히 하여스면(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채순덕 언니도 아프다고 한달을 별밭을 나오지 않고 있다 언니들이 건강해야 별밭을 안빠지고 다일텐데(다닐텐데) 걱정이다
* 글자의 농도 등의 이유로 필자들의 원본을 싣지 못한 것에 대해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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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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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 새로운 꿈을 꾸다.
이숙현(전국공부방협의회 공동대표)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서 어린이 청소년들을 만나온 공부방의 역사도 어느덧 30년을 훌쩍 넘어 가고 있다. ‘공부방’은 안방, 거실, 부엌 등과 같이 주거공간을 칭하는 개념으로서 아이들이 사용하는 방을 일컫던 말이었다. 그 당시 자신의 공부방을 가졌다는 말은 꽤 괜찮게 사는 집이라고 생각할 만큼 부를 측정하는 기준이기도 했다. 동생들과 같이 오글오글 한 방을 쓰면서 지지고 볶던 시절, 학교에서 가정환경조사를 하면 자기 집에 공부방이 있다고 손을 드는 몇명의 아이들을 보면서 몹시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판자집, 단칸방과 같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자신의 공부방을 갖는다는 것은 꿈조차 꿀 수 없는 먼 나라 얘기였던 시절 얘기다. 먹고 살기 위해서 맞벌이를 해야만 했던 부모들에게는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이 무엇보다 절실했다. 그리고 그런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탁아방이고 공부방이었다. 비록 나만의 공부방을 갖지는 못했지만 마을안에 사는 모든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공부방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곳에 가면 숙제는 물론이고 모르는 과제도 해결 할 수 있었고, 재미있는 노래도 배우고 신나는 놀이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공간이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모여 희망을 만들던 곳이었다. 공부방이 지나온 이야기는 우리사회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밀려난 가난한 사람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지금은 그 시절에 비하면 참으로 많은 것이 변했다. 다들 먹고 살기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빈곤사회에 대한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방과 후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사설학원은 말할 것도 없고 공부방의 모습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학벌위주의 교육과 속된 말로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속에 우리 아이들의 삶도 파편화되어 가고 있다. 마을 속 공부방을 통해서 삶을 나누고 희망을 짓던 모습은 점점 사라져가고 많은 방과후 프로그램들이 값싼 학원의 역할과 복지 서비스적 역할에 충실해져 가는 듯 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 속에서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더욱 안타깝다. 어린이 청소년이 교육의 한 주체라고 말은 하면서 교육의 대상화만 시킬 뿐, 그들의 요구와 바람이 무엇인지 물어보지 않는다. 특별한 재능이 없으면 오로지 공부 잘 하는 것만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요당하는 청소년들은 공부 외에는 도대체 할 게 없다. 이제는 희망이 없는 교육환경에서 더욱 소외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뭘 하고 싶은은지, 뭐는 하고 싶지 않은지 물어보자. 그리고, 그들을 진정한 주체로 세우며 욕구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 보고, 스스로 몰입하여 참여할 수 있는 신나는 교육의 장을 펼쳐보자. 이것이 지금 시기에 새롭게 요구되는 공부방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는 오랫동안 공부방이 수행해 왔던 주요한 역할들을 지역아동센터나 복지관 등 많은 기관들이 분담해 가고 있는 만큼 보다 중요한 공부방의 역할을 고민해 볼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30여년 전, 공부방을 필요로 했던 곳에서 처음 생겨나 동네 사람들의 다양한 필요와 요구들을 담아냈던 초기 공부방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서 지금 공부방의 역할과 의미들을 생각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동네에 살고 있는 주민들 모두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텃밭 가꾸는 할머니, 바둑 잘 두는 할아버지, 뭐든지 뚝딱 고치는 옆집 아저씨, 수학 잘 하는 고등부 언니.....필요한 자원을 찾아내고 엮어서 아이들에게 지지 기반이 되게 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성공의 기준과 바른 삶의 가치를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전국공부방협의회에 있는 공부방들이 이곳저곳에서 그런 꿈을 꾸며 새로운 모델들을실험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성장의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 안에서 꾸려지 는 새로운 교육 공동체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넘나드는 공부방! 머지않아 전국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이 만들어지는 그림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그 가운데 또 하나의 모델로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의 모습도 기대해 본다.
<느티나무 자원활동가, 아티스트 이서현>
마음으로 읽은 창작동화 시리즈 3. 종이꽃
민들레(박순우)선생님
수업이 끝난 뒤에 천국의 나라에 가서 게임을 한 판하고 공부방으로 왔다. 신나는 방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들렸다. 알림판에 나무 샘은 전국 공부방 협의회로 나들이, 산들 샘은 장 보러 잠깐 나들이 라고 써 있다. 얼이가 탁자 위에 색종이를 잔뜩 늘어놓은 채 종이접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야, 이게 누구야? 재수 없는 말더듬이네.> 나는 얼이에게 다가가 색종이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얼이는 동네 강아지가 마실이라도 왔나 하는 표정으로 날 보더니 다시 색종이 쪽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야, 이 자식 봐라. 날 무시하겠다 이거지. 멍청한 자식, 천천히 골려 먹여 주지. 난 녀석 주위를 서성거렸다. <어제 말이야. 말아톤이라는 영화 봤거든. 너, 봤니?> <아니.> 얼이가 말했다. <너하고 똑같이 말하는 애 나오더라. 그 애 병이 뭐라더라? 아, 자폐... ... .> 여기까지 말했을 때 얼이 얼굴이 굳어졌다. 하지만 녀석은 얼굴을 펴고 날 향하여 씩 웃어보였다. <얼이 넌 그 영화에 나오는 초원이하고 똑같아. 나 따라 해 봐. 내, 내 다리는 백, 백 만 불짜리 다리입니다.> 나는 달리는 시늉을 했다.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색종이만 접었다. 옆에서 놀던 아이들이 슬금슬금 내 눈치를 봤다. <오빠, 안경 새가 사이좋게 놀라고 하고 나갔쪄.> 민지가 말했다. 민지는 녀석이 접어 준 노란 수선화를 손가락에 쥔 채 날 보았다. <민, 민지 말대로 해. 꼬, 꼬맹이가 보기에도 네, 네가 틀, 틀린 거야. 민, 민지야, 이번에는 오, 오빠가 휘파람 새 만들어 줄게.> 녀석이 푸른 색 색종이를 꺼내들더니 민지를 보고 씩 웃었다. <이 자식 이거 머리가 돌았잖아. 네가 뭔데 나보고 틀렸다는 거야.> 난 책상을 걷어 차 버리고 종이로 접은 것들을 발로 짓이겨 버렸다. <꺼져버려.> 난 책상 위에서 떨어진 색종이를 창문 밖으로 내던졌다. 색종이가 너덜너덜해진 걸 보자 가슴 속이 시원했다. 얼이가 색종이를 접던 손을 떨어뜨린 채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이, 짜, 짜식.> 얼이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더니 나한테 달려들었다. <어쭈.> 나는 뒤로 몸을 젖혔다. <만들어 내. 똑, 똑같이 만들어 놓으라고!> 얼이가 악을 썼다. <만들어 내. 똑, 똑같이 만들어 놓으라고... ... . 말이나 제대로 하셔. 종이접기 대회라도 나갈 거냐? 말더듬이 놈아.> 나는 민지가 들고 있던 종이꽃마저 빼앗아 창문 밖으로 내던졌다. 민지가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다가 바닥에 넘어졌다. 민지가 으앙 하고 울어버렸다. 얼이가 내 발밑에 있던 휘파람새를 집어서 찢어진 부분을 맞추려고 애를 썼다. 녀석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갑자기 배가 아파왔다. 가슴 아래 부분이 콕콕 쑤셨다. 나는 밖으로 나갔다. 도로 한 복판에 색색가지 색종이가 누워 있다. 찢어진 색종이는 버리고 차 바퀴자국이 난 색종이와 조금 구겨진 색종이만 주웠다. 공부방으로 들어오니 솔이와 얼이가 책상 앞에 앉아있다. 얼이 뒷모습이 보였다. <얼아, 저 딴 녀석은 잊어버려. 신경 꺼.> 솔이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얼이는 벽 한 가운데를 노려보며 입을 꼭 다물고 있다. <새끼야, 여기 있다. 네 보물단지.> 나는 색종이를 책상 앞으로 던졌다. 얼이가 날 쏘아보더니 다시 달려들었다. <짜식, 살인이라도 낼 것 같다. 덤벼 봐. 시체 되는 건 너야.> 나는 얼이를 껴안고 바닥을 뒹굴었다. 얼이가 날 깔고 앉았다. 계집애 같은 녀석이 악에 받치니까 물불을 안 가리고 덤볐다. 한 쪽에 쌓아 놓은 책 더미가 무너지고 의자가 쓰러졌다. 아이들이 쓰러진 의자를 타 넘더니 신나는 방으로 도망을 쳤다. 얼이가 일어서서 숨을 몰아쉬었다. 난 바닥에 누운 채 천장을 보았다. 녀석에게 맞은 턱이 얼얼했다. 한바탕 싸움을 하고 나니까 속에 있던 불덩이가 식었는지 시원했다. 난 아빠한테 맞고 나면 불덩이를 끄기 위해 아이들을 한바탕 패고야 만다. 하지만 오늘은 얼이에게 한 대 맞고 말았다. <너 같은 놈은 공부방에 안 나왔으면 좋겠어.> 솔이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자기 편할 때만 공부방에 나오는 놈이 너라고. 꺼져버릴 건 얼이가 아니라 바로 너야. 똘마니들이랑 싸우고 붕대나 감아야 여기에 오면서 잘난 척은 혼자 다 하지. 터줏대감 노릇 하려고 들지 마.> 솔이가 벽에 붙어 선 채 날 째려보았다. 난 얼이와 화해를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솔이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하자 기분이 잡쳐버렸다. 나는 화해하려던 손을 청바지 주머니에 찌른 채 솔이를 향해 욕을 해 버렸다. <쌍년아, 네가 뭔데 끼어들고 지랄이야.> <뭐?> 솔이 얼굴이 빨개졌다. 그동안 아빠한테서 들었던 숱한 욕들에 비하면 그건 욕도 아니었다. 그런데 저 계집애는 태어나서 욕을 처음 들은 것처럼 어이없어하고 있다. 난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욕을 해주려고 솔이를 꼬나보았다. 그 때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솔이의 까만 눈과 마주쳤다. 나는 의자를 걷어차 버리고는 신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 가슴이 쿵쾅댔다. 민종이와 종호한테서 이불을 거칠게 빼앗았다. <형아, 우리 놀이터 가서 축구하자.> 민종이가 말했다. 난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엎드렸다. <오빠, 나빠, 아까 민지 밀었어.> 민지가 징징거렸다. 민지는 날 졸졸 따라다니며 노래를 불러 달라고 조르곤 한다. 민지는 내가 안경 샘한테 배운 기타를 치면 입을 딱 벌리고 앉아 침을 흘리며 듣는다. 민지는 정말 귀여운 아이다. 난 꼬맹이들을 때려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 민지를 때릴 뻔 했다. 내가 왜 이 모양으로 바뀌는지 모르겠다. 가슴 속에 있는 괴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죽여 버릴까? <씨팔, 졸라 열 받아.> 난 이불 속에서 방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내가 아는 온갖 욕을 해댈 때마다 입에서 뜨거운 김이 흘러나왔다. 이불 속이 더워졌다.
다음 호에 계속....
<느티나무 자원활동가, 아티스트 이서현>
* 민들레(박순우) 선생님은 책을 벗하며 오랫동안 느티나무 아이들과 생활하셨어요. 몇 햬 전에 간디생태마을로 귀농하셨고 지금은 농사를 지으며 창작활동을 하신답니다. 또 책을 통해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계십니다.
2010년 1월~2010년 2월 느티나무를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좌이체> 임영신, 배 숙, 김점숙, 임길성,, 이경태, 권오석, 양두승, 임복녀, 차연하, 의정부성당, (주)삼지엔지니어링, 의정부공동육아 꿈틀어린이집, (재)한국의학연구소, 미래에셋 박영섭, 심재동, 김형철, 정창선, 문인순, 황유선, 최은정, 신용철, 최영준, 소병길, 서창석, 구승모, 이종렬, 박순우, 임유미, 이철호, 김영순, 서상환, 박현순, 김진수, 양선희, 황명수, 박상록, 이숙희, 남기광, 박민호, 김민철, 정종성, 강종식, 이영숙, 강지나, 조재상, 김세근, 이상훈, 김연호, 엄영미, 홍수민, 서원기, 김성기, 조기만, 임윤희, 노지영, 김옥영, 조규철, 김종만, 남기월, 유소영, 박수영, 김미라, 유기현, 이동률, 남경우, 이녹지, 김준상, 최도연, 박진수, 남명희, 고인호, 홍진미, 고영미, 류승용, 이선미, 정영수, 최인숙, 이수희, 김응경, 이광식, 김은옥, 임시혁, 김선리, 장원상, 조영순, 배은숙, 이윤순, 엄정원, 조선혜, 이연순, 심봄이, 유용준, 김동인, 백종만, 유병권, 박영호, 박성진, 최홍성, 박영미, 박경자, 지수연, 신재혁, 홍재웅, 최학돈, 김현애, 배정근, 김상남, 이승준, 강상규, 이유선, 박상민, (주)르네사스시스템솔루션즈 <물품후원> 전자피아노,비디오- 정영수, 생수- 송태석 * 느티나무 설행사 음식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한글교실<별밭> 어머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지난 7년여 동안 느티나무 아이들 생일 케잌과 간식을 애써 마련해 주신 성상헌 님 고맙습니다.
* 후원내역은 (2010/1~2010/2) 기간동안 정리한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원란에 적지 못한 것이나, 소식지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계좌번호> 농 협 : 201014-51-156221 국민은행 : 204201-04-252769 <예금주 : 느티나무 공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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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만드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선생님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