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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무척이나 오래전부터 꿈꿔오던 일이다.
막연히 한번쯤 도전할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지내던중
오래전 TV예능프로"남자의 자격"에서도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는
프로를 다룬적있었다.
그때만해도 마라톤에 입문한터라 그프로를 보면서
가슴 저 밑바닥에서 무언가 불끈불끈 솟아오름을 느낄뿐 실행으로 옮길
준비가 되지 않았던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다 비로소 작년 4월말 월달LSD를 하던날 땡땡이를 치고
도대체 어떤건지 경기를 탐색하러 수성못으로 차를 몰았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일명 바꿈터에 가보니 값비싼 자전거들이 황태덕장에
황태 널어놓은듯 즐비하게 널려있고,그곳에서 싸이클심판을 맡고있는 후배동생
(예전철인)을 우연히 만나니 옳다구나 하고 많은 정보를 얻어 준비에 들어갔다.
수영,만만하지 않았다.
실내 수영장에서 웻슈트를 입고 2,000m넘게 수영하는 실력이 되었으나
일명"Open water"야외수영 앞에서는 맥을추지 못했다.
일단 바닥이 보이지않아 어두워서 가늠되지않는 수심의 공포심과 함께 호흡이 잡히질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수온또한 익수치않아 호흡에 곤란을 가져다 준다.
첫번째 야외수영에서는 300m남짓 가다가 문득 출발지점 수심과 비슷하다면 서서 호흡하며
쉽게 가려는 생각으로 수심체크하다 발목 수초감김으로 혼비백산하고 보트타고 나왔다.
두번째(대회전날) 주최측 야외수영에서 좀 쉽게하려고 수심체크하는 엄한짓만 하지않고
공포심,수온,호흡에 익수해지자를 수없이 되뇌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결과로 마무리 되었다.
#수영(1.5km-1랩)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스스로 두려움을 극복해야한다"
어느누가 대신해 줄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당황하면 허우적대다 여차하면 죽을 수 도있겠구나 싶다.
그만큼 독한마음가짐이 중요시 된다.
천여명의 건각들이 팽귄처럼 차려입고 순서에 맞춰 첨벙첨벙 수성못에 뛰어든다.
그토록 꿈꾸던 제14회 대구시장배 전국 철인3종 경기가 시작 되었다.나 또한 그자리에 속해있다.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다.09시 10여분 내순서다! 독하게 마음먹고 좋은사고 한번 쳐보자!
화창한 날씨로 물속이 생각보다 밝다.앞주자의 발차기와 옆사람의 스트로크가 어렴풋이 보인다.
첫번째 회전부표까지 두번정도 쉬었다 헤엄쳐가니 제법 숨이 가쁘다.
회전부표를 돌아가는 앞사람들의 동작이 우스꽝스럽다.
대형부표 고정끈이 못둑구조물에 연결되었는데 이것이 높이가 애매하여 길목을 막는다.
고정끈과 오랜실랑이로 제법 많은 정체가된다.사람들이 뒤엉킨다.
시간을 재촉하며 헤엄치는 순간 뭐가 옆구리를 후려찬다.살아 보겠다고 부표줄로 헤엄쳐가
부표줄에 메달려서 마음을 다잡는다.
앞을보니 부표줄에 참새때 마냥 줄줄이 메달려 숨을 고른다.
두번째 회전부표다.걱정과는 달리 턴하기에 어려움이없다.
모두들 혼신의 힘을 다한다.갑자기 눈앞이 퍽 하더니 수경이 벗겨지려한다.
또 한대 얻어맞고 재빨리 수경을 단도리하니 모르고 그랬겠지만 괜시리 승질이난다.ㅎ
그렇게 그렇게 수영피니쉬 지점에오르니 가족이 나를 맞이하며 큰소리로 응원한다.
가족은 항상 힘이된다.내힘의 원천이 되어주는것 같다.좀더 사랑해 주리라.
시간을 확인하니 컷오프 전이다.바꿈터로 달리는 나를따라 아내와 큰아들이 같이 뛴다.
#싸이클(40km-2랩)
만만치 않은 수영을 컷오프전에 해내니 걱정하던 싸이클에 자신감이 얹혀진다.
차분하게 경기복으로 환복후 에너지젤을 하나먹고 큰아들이 건내주는 생수맛이 여느때보다 꿀맛이다.
싸이클을 끌고 출발지점으로 내달린다.전날 바꿈터 끝자리에 걸리면 출발지점과
끝과 끝이라 죽을맛 일것이다고 했었는데 아침에 도착하니 그게 바로 내자리다.ㅠㅠ
출발지점에 오니 카랑카랑한 "어진아빠 화이팅! 조심하세요!"마누라 목소리가 들린다.
눈길 줄새도 없이 자전거에 올라 웜업을 시작한다.
어느 종목하나 중요치 않은게 없고 쉬운게 없구나란 생각이든다.
신천동로로 들어서니 니미럴!(자괴성언어ㅋ), 노심초사 걱정하던 맏바람이
"어서와 너가 철인3종 초자구나 입에서 단내 조금 날꺼야~" 그렇게 씨부리는듯 하다.ㅎㅎ
관여치 않는다.핼멧속으로 맏바람이 비집고 들어와 조금전 수모에 갇혀 삐질삐질 나던 땀을
시원하게 말려준다.맏바람이란 본시 올때는 당연 뒤에서 밀어 주는것,가열차게 페달을 밟아본다.
몇일전 작년 심판하던 후배동생이 경기 잘하라고 23mm타이어를 스위스20mm 타이어로 교체하여
주면서 커브만 조심하면 된다하여 자신감이 상승한 상태이다.중고엔진에 날개를 달은 기분??
타이어 효과인지 스쿼트의 효과인지 모를 이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가봐도 괜찮은 자전거와 준선수급들을 추월하며 미친듯이 엔진에 힘을 싷는다.
도청교 내리막에선 참으로 엄청나게 힘을 가해 또다른 선수들을 저멀리 아래채로 보내며 달리자니
어느새 반환점이 보인다.커브에서 조심하라!! 되뇌이며 안전하게 유턴한후
내가 온길로 시선을 돌리니 2랩이여서인지 아직도 많은 주자들이 열과 성을 다하고있다.
그런데, 어~라! 바람이 바람이... 미쳤나봐...
분명 올때는 맏바람 이었는데 갈때 또한 맏바람이라...이거뭐지??..바람이 사람갖고 노네ㅠㅠ
그리하여 나는 바람에게 또 눈탱를 맞은 기분이다.강 건너편 신천둔치를 달려보면 간혹 그럴때를
만난다.분명 상동교 방향으로 달릴때 맏바람이 내려올쯤에도 여전히 맏바람인 경우인 것이다.
지형의 특성이며 기후의 농간정도로 치부하고 더욱더 부지런히 패달을 힘주어 밟자니
어느새 2랩 시작지점이다.
저멀리서부터 들어오면서 식구들을 찾으니 보이지않아 "마누라~"
라고 불렀더니 응원객들이 소리내어 웃어준다.잠시나마 응원객들에게 웃음을 주고
나역시 옇은미소를 지으며 2랩을 향해 엔진을 힘차게 가동시킨다.
에어로바와 디스크휠 타이어를 장착한 얄굿은 핼멧을쓴 무적집단들이 바람소리를 내며 내옆을
지나 이내 시야 저앞으로 멀어져 간다.어쭈구리~!한번 해보잔 말이지.열나게 따라붙어 보지만
장비의 열세로 기습이라는 작전교리를 충실히 이행치 못하여 블라 블라 블라...무튼 역부족 인걸로ㅋㅋ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2랩 피니쉬라인(컷오프 전으로 통과),
작년에 관찰한 결과 스피드에 무감각해지고 피로에 지친 선수들이 피니쉬라인 하차때
클릿슈즈&브레이크 미숙으로 많이 넘어지는 현상을 목격한바 나또한 그런사고 치름없이
안전히 하차하여 바꿈터로 진입후 출발때 잊고간 파워젤과 홍삼스틱으로 잠시 기력을 보충해본다.
가족이 건네준 아미노산+벌꿀수를 마시고 못뚝 달림장으로 향하는 계단을 뛰어 오를때
순간 어지러움증이 있어 주춤하다 철인3종이 이런거 였구나 실감.넋이 로그아웃ㅋㅎ
#RUN(10km-5랩)
후~유 다 되어간닷!!
먼저온 주자들이 뙤악볓에 달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옴을 느끼며 진행요원에게 진행방향을 확인하고
그 무리 속으로 들어가 달리기 시작한다.철인3종을 대비해 헬스클럽에서 근전환운동을 했던터라
무리없이 달리 수 있다.1랩을 지나 싸이클에서 나를 앞지른 무적군단인듯한 유니폼을 착용한 녀석들도 보인다.
옆으로가서 추월해 버렸다.별거 아닌늠들이...ㅋ 그다음 2랩후반부터 보이지 않는다.
5랩 마치고 결승선 드갔나보군.쩝++;;
2랩 끝날무렵 왼쪽 내측대퇴근이 떨림이 생긴다.유관으로도 쥐가 보인다.천천히 달래가며 뛰기로한다.
건너편 그늘쪽에 다달으자 쥐난 근육에 낚시바늘을 꽂아 위로당기는듯 꿈틀대며 쥐가 위쪽으로 번진다.
벤치에 꿇어앉아 허벅지를 주먹으로 몇차례 내려치고 급하게 서둘러 조금씩 달려본다.
월달LSD에 갔다가 힘실어주러온 런클아우님들이 보인다.힘내라고 모두 소리내어 응원하며 손바닥을 내민다.
반갑고 고마운데 사정이 여의치않다.인생동생이 동반주를 해준다고 따라붙었다.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기분 좋아졌쓰~ 그렇게 달려 4랩 중간에 어김없이 쥐가 오른다.이제는 오른쪽까지 번져간다.
벤치에 무릎을 꿇은채 두드리니 인생동생이 그자세로 업드리려 등을 힘껏 몇차례 누르며 두드려 준다.
건너편 쪽에 가족과 회원들이있어 그곳에선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조금은 위안이 된다.
몹시 시원하고 잠시나마 회복되는 느낌이들어 다시 일어서 달리면서 남은시간을 확인해본다.
9:10여분대 출발한 나로선 넷타임 기록측정 방식이라 시간이 다행히 아주조금 남아있는 상태이다.
힘을내어 달리다 보니 마이크잡던 진행요원이 보여, 뛰면서 물어보니 뭐라고 하는데 알아 들을 수 없다.
마지막 5랩째 인생동생이 허리를 펴고 힘빼고 달리라 한다.난 어느새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종목별 운동으로 지쳐버린 상태에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나도 모르게 많이 긴장되어 근육들이 잔뜩
움추린 모양이다.
마지막부분 피니쉬라인 인생동생과 같이 들어가려 했었으나 완주의 기쁨을 오롯이 느끼라고 옆으로 빠져주었다.
모퉁이를 돌아 광장쪽으로 향하니 끝까지 힘실어 응원하는 내아내와 내아들이 눈에 들어온다.
날 따라들 뛰면서 "잘 하셨어요,수고 하셨어요!"내힘의 원천 내가족의 목소리가 들린다.
장내 마이크에서 "759번 선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축하드립니다."
나는 아주 오랜만에 두손을 번쩍들어 피니쉬아치를 통과해서 대구런클인들,경대화달님들,계대수달님들과
또 완주한사람, 수영포기로 완주못한 사람들과 어울려 기쁨을 함께할 수 있어 더없이 감사하다.
살다 보니 이런날도 진짜 오나보다.ㅎㅎ
남은 내 버킷리스트는 "남들보다 빠르게 달릴순 없지만 남들만큼 건강히 오래도록 달리자"이다
항시 운동이란건 시간날때 하는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돌아오는 가을의 전설을 위해 이른 준비를 조용히 해야할것 같다.
정신을 집중해 어떠한 것을 간절히 소망하면 불가능한 일도 실현된다는 심리적인 효과라는 피그말리온 효과.
나는 2018년 4월 29일 대구 수성못에서 소박한 기록이지만 "철인"이란 이름으로 그걸 이룬듯 하다.
그런 나에게 나는 한해동안 수고많았다, 힘든걸 견디어 주어 고맙다 말해주고 싶다...
감사합니다.
2018. 5. 9 질풍 이화주 배상
아침부터 응원과 자봉 해주신 범진님,바루님,버들님,아리아님께 감사드리고
LSD후 힘실어주러온 인생님,하회탈님,뛸래님,뛰는자님,그럭 아우님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같이 대회 참가한 헤롱님,언젠간님,덕분에님 모두 정말 수고들 많았습니다.
끝으로 마음으로 응원들 해주신 대구 런러스클럽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대구 런러스클럽 화이팅!!
첫댓글 대단하시네요,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안개등님 힘!!~^^
멋지십니다..
수영을 못해서 망설이고 있는데 열심히 배워 도전해보고 싶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나둥~~철인하고 싶은데~
수영땜시~~ 어릴적 강에서 놀던 실력이라~~
망설임^^
감사합니다.베베(정해욱)님,살살이꽃님
저도 수영을 작년부터 8개월정도 배웠습니다.You can do it~!!^^ 베베(정해욱)님 힘!!
생생한 후기, 동감이 팍팍 갑니다.ㅋㅋ!
두 번짼 더 여유롭게 완주하실 거 같네요!^^
네 김태완-깜상님 감사합니다.
내년엔 더 여유롭게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김태완-깜상님 힘!!
와~ 대단합니다~^^
가끔 철인대회에 가족자봉가는데~ 런클모자 보이면~ 응원합니다~ 런클 힘~
아리수님 감사합니다.
모든철인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아리수님 힘!!런클 힘~!!
용기있는 도전에
훌륭한 완주~ 존경스럽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힘!!
감사합니다 살살이꽃님.
누구나 뜻을 품고 훈련하시면 해낼 수 있을겁니다.살살이꽃 힘~!!
질풍노도의 55歲~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앞으로 눈 여겨 본거 있으면 항꾼에 같이 하입시다. 질풍 형님 힘!!!
어~허이 이까이 따라 왔네+_+;
땅,물..다음엔 뭐겠는가?? 감당하겠는가??~ㅎㅎㅎ
농이고ㅋㅋ 고마우이 도밍고 아우님~힘!!
엄청난 준비를 하셨군요
저도 마라톤 입문이 어느 할머니가 철인 3종 하는 걸 보고 불끈해서
마라톤에 입문 했습니다~
축하드리구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허~ 토달지기 아우님.
알아주는것 같아 고맙구만~ㅋ
노련한자는 노력하는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자는 즐기는자를 이길 수 없다 하지들 않나.
각 경기마다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였다네..ㅎㅎ
너무 잘 보고 갑니다. 같은 50대여서 더욱 눈길이 갑니다. 40대때는 춘천, 동아대회도 참가 했지만
십수년 동안 운동을 멀리해서 지금은 아예 엄두가 나질 않고 내가 다시 뛸수 있을까 의구심이 듭니다.
저도 다시 할수 있을까요?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오래 오래 운동하실수 있길 기원드립니다.
반갑고 감사합니다 헥헥님.
저는 30대에 발목인대를 다치고 과음에 고지혈증등 몸을망친 경험이 있습니다.
의사동생의 권유로 시작한 마라톤으로 지금은 철인완주하는 몸이 되었네요.^^
걷다가 걷다가 또,걷다가 너무 뛰고싶을때 5분정도 천천히 뛰라 했었지요.
조금씩 뛰는 시간을 늘려가시고 예전의 능력으로 욕심내지만 않으시면 충분히
다시 하실수 있습니다.오래 달리면서 건강한 60대 맞이해야죠.
운동이란 시간내어 하는것 아니겠습니까?부디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철인 완주축하드립니다ㅡ
힘
네 감사합니다.무진장님 힘!!
축하드립니다.
철인 도전을 몇 년 전부터 망설이고 있는데,
질풍님의 완주기를 보니 동기부여가 확실히 됩니다^^
^^네 반갑습니다 무아님~
일단 시작하기가 어려워서이지 마음먹고 저질러 버리세요.
그리고 주위에 광고를 하게되면 어떻게든 해 내실겁니다.무아님 화이팅~!!^^
아이구 질풍동생♡
철인3종 후기을 오늘밤 자다가 일어나서 잠시 카페 보다가 철인방울트라방 에 끌려서 처음 들어 와 봤는데 ㅎ
질풍동생 후기을 이제야 봤네 ㅎ애구~~~
이런 이런~~~
늦었지만 한자~~읽으며 감동 감탄 짠 하기도 ^^
노력은 배신 하지않아 ,
철인 3종 진짜로 힘들지만 위대한 사람들 짝짝~~~
응원 가고 싶었지만 월달 lsd 라서 ,
질풍동생 다시 왕축하 합니다짝짝~
평생 자랑질 해도 되겠어 ^^
철인 완주 후 몸이 너무 날씬해져서 문제야 ㅎ
질풍 동생
또 다른 꿈을 위하여 힘!♡
누님의 무한한 사랑이 느껴는 응원에 항시 고개숙여 감사함을 전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아우들을 챙기시고 런클과 함께함이 영광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