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의 결혼과 이혼 풍속도
⑴ 대통령가와 재벌가 자녀들의 결혼과 이혼
최치선 기자 | moutos@empas.com
승인 2014.05.21(시사캐스트, SISACAST= 최치선 기자)
국내 재벌가의 결혼소식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통해 화제가 되기 쉽다. 특히, 상대가 대통령의 자녀 혹은 유명 연예인이나 스타급 인물이라면 관심도는 더욱 집중된다. 물론 평범한 회사원이거나 유학생일 경우에도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재벌가의 자녀들이 일반인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재벌집 아들이 평범한 집안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혹은 반대의 경우)를 다룬 드라마나 애정영화가 그동안 단골소재로 나왔기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재벌들의 생활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먹고, 마시고, 자고, 입고, 노는 것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만큼 재벌들의 삶은 은밀하기 때문이다. 간간히 방송과 신문을 통해 또는 찌라시 같은 비공식 통로로 들려오는 재벌가의 결혼과 이혼 소식은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중 하나다. 재벌들은 자녀들의 결혼과 이혼이 대부분 회사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생각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화려한 집안일수록 결혼식은 크게 알리는 반면 차이가 크게 나는 커플은 될수록 조용히 치르는 것을 보게 된다. 이혼은 거의 알리지 않고 불가피하게 언론에 노출되었을 때는 속전속결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본지에서는 서로 사랑하지 않지만 가문을 위해 회사를 위해 결혼도 비즈니스처럼 하는 재벌가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신만능주의를 들여다 본다. 먼저 대통령과 재벌간의 정략결혼을 정리하고 두번째는 재벌과 스타의 결혼, 마지막으로 재벌과 일반인의 결혼을 집중 조명한다.
1. 대통령과 재벌간의 결혼이 정략결혼으로 비쳐지는 이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sisacast.kr%2Fnews%2Fphoto%2F201405%2F6356_569_1138.jpg)
▲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 씨.
역대 대통령들은 유명 재벌가와 사돈을 맺은 경우가 많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 재만 씨는 동아원그룹 이희상 회장의 넷째 딸과 결혼했다. 이전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인 근령 씨가 풍산그룹 류찬우 회장의 큰 아들과 결혼을 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 씨는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아들과 결혼했다. 그리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 씨와 SK그룹 최종현 전 회장의 아들 태원 씨의 결혼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네 자녀 중 두 아들을 재벌가의 자제와 결혼시켰다. 전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재용 씨는 지난 1988년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딸 경아 씨와 첫 결혼을 했다.
하지만 재용 씨는 이후 92년 공무원 출신의 최성대 씨의 딸 최정애 씨와 두번 째 결혼을 했고 2003년 변호사 강용석 씨에 의해 탤런트 박상아 씨와 LA에서 비밀 결혼을 올린 것이 세간에 알려졌다. 결국 2007년 지금의 부인이 된 박상아 씨와 세번째 결혼을 했다. 셋째 아들 재만 씨는 당시 한국 동아제분이던 동아원 그룹의 사위가 됐다. 재만 씨는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의 큰딸 윤혜 씨와 지난 1995년에 결혼했다.
대통령과 처음으로 사돈을 맺은 재벌은 풍산그룹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인 근령 씨는 지난 1982년 당시풍산금속이던 풍산그룹 창업자 류찬우 회장의 큰아들 류청 씨와 결혼했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박상희 씨의 딸 설자 씨는 김인득 벽산그룹 창업주의 차남 희용 씨(현 동양물산 회장)와 지난1972년 결혼했고, 희용 씨의 형인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누나 허영자 씨와 결혼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sisacast.kr%2Fnews%2Fphoto%2F201405%2F6356_571_2633.jpg)
▲ 노태우 전 대통령 장녀 노소영 ▲ 노소영 관장의 남편 SK그룹 최태원 회장
자녀 모두를 재벌가 자제와 결혼시킨 대통령도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두 자녀는 각각 SK와 신동방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녀 소영 씨는 SK그룹의 최종현 전 회장의 장남인 태원 씨와 지난 1988년 결혼했다. 태원 씨는 현재 SK그룹 회장이다. 재헌 씨는 지난 1990년, 신동방그룹(당시는 동방유량)의 신명수 전 회장의 외동딸 정화 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sisacast.kr%2Fnews%2Fphoto%2F201405%2F6356_572_319.jpg)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인 이수연 씨의 남편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빠질 수 없다.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인 수연 씨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인 한국타이어 사장 현범 씨와 결혼했다. 현범 씨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사돈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이 전 의원의 큰딸 성은 씨는 구자두 LG 벤처투자 회장의 장남 구본천 LG 벤처투자 대표와 결혼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자녀들과 재벌가 자녀들의 결혼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재용 씨는 2년 5개월 만에 이혼하면서 첫 결혼에 실패했고, 박 대통령의 여동생 근령 씨는 류청 씨와 결혼 6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노태우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는 지난해 5월 정화 씨와 23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한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이밖에도 재벌과 대통령가의 정경유착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동아원그룹은 재만 씨의 장인인 이 회장이 전씨 일가의 재산 은닉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2일 검찰의 압수 수색을 받았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1996년에는 160억원의 '전두환 채권'을 차명 소유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동아원 그룹은 그룹 내에 비자금 유입 사실은 없다면서도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납부를 돕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통령 사돈기업들이 특혜를 누린다는 의혹은 계속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돈인 신동방그룹은 노태우 정권 당시 숙원사업이던 증권업에 진출했지만, 특혜 의혹을 받았다. 신 전 회장은 지난 1996년 노태우 비자금 파문 당시 이를 이용해 빌딩을 사고 주가조작으로 수백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결국 신동방 그룹은 지난 2004년 자금난에 워크아웃을 신청해 CJ에 매각됐다. SK그룹도 여러 가지 루머에 휩싸였다. SK그룹은 노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를 맺은 이후인 지난 1992년 이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정경유착에 따른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 이후로도 사업을 확장할 때마다 이러한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이처럼 재벌가와 대통령 자녀들의 결혼은 일반인들 눈에 정략결혼으로 비쳐지기 쉽다. 특히, 이들의 결혼을 곱게 보지 않는 이유도 우리나라에서 정경유착형 비리가 많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가 터질 때질 때마다 국민들은 이들의 결혼한 이면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