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교회에 낸 헌금까지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꼭 받아야 하나요?
일터 고민
결혼한 지 2년 되었는데 아직 신혼의 재미를 느끼며 잘 사는데 요즘 의견충돌이 생겼습니다. 헌금의 연말정산 소득공제에 관한 것입니다. 둘이 같이 버는 수입의 십일조와 기타 헌금은 적지 않은 금액이고, 서로 달리 소득공제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기부금의 소득공제 포함은 적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제 아내의 생각은 헌금으로 드린 돈을 굳이 증명서로 받아서 세금 공제를 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드린 것은 하나님께서 알아서 쓰시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저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하지만 소득공제의 환급은 내지 않아도 될 돈을 돌려받는 정당한 법이고 교회에서 정당하게 사용하는 것과는 관계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부의 의를 위해서 그냥 하지 말아야 하나요, 아니면 정당하게 환급받아도 좋을까요?
극복을 위하여!
저도 목사이지만 세금을 내기에 그 문제를 생각해 보았고 질문도 여러 차례 받아왔습니다. 크리스천 직장인들의 삶에 있어서 실제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연말정산 소득공제라는 현행 세법이 근로자들이 투명하게 드러난 세금 다 낸 것을 정부가 챙겨서 정당하게 돌려주는 복지혜택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최대한 돌려받아도 됩니다. 그렇게 돌려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환급받아서 좋은 일에 쓰면 되지요. 아내 되신 분의 생각은 그렇게 헌금을 ‘활용’해서 세금을 환급받으면 하나님께 드린 헌금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생각인데, 그 마음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세금으로 이미 낸 것을 헌금까지 활용해서 다시 환급받지 않고 국가가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떳떳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충정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에 근로자들이 연말정산 제대로 하지 않아서 환급받지 않으면 세금 부과하고 걷는 세무서에서는 세금 수입이 더 많을 테니 다른 세원(稅源)인 기업이나 자영업자와 같이 세금을 추적해서 걷어내는 일에 그리 힘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조세 정의가 제대로 서지 않고 전문인들이나 기업들의 탈세를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
정 그렇게 헌금을 통해 연말정산 받는 것이 거북하면 이렇게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전에 부산에 있는 한 분이 질문을 했던 것인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그렇게 문제 제기를 했다고 합니다. ‘헌금까지 이용해서 환급받아야 하나?’ 그러면서 어떤 동료는 평소에 출석도 하지 않는 사찰에서 ‘가라 시주금’ 영수증을 첨부해서 제출하는 치밀한 뻔뻔함을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전화로 문의를 했기에 제가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나서 교회 헌금으로 환급받은 것 가지고 당신들 위해서 밥 한 번 사겠다고 하라고 하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그분이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의 진정성을 찾는 것도 좋고 세금 투명하게 내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릴 혜택을 누리면서 조세정의에 기여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그것이 구차스러운 것은 전혀 아니라는 점만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