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수철마을 - 동강마을)
(2009-09-17 13:31:14 sfm홈피)
*.한참이 지나고 다시 시작합니다.
*.산청군 수철마을에서 시작하여 인월쪽으로 다시 이어갑니다.
길은 떠나야 맛이지요.
첫 길을 걸은 지가 꽤나 오래입니다.
다시 길을 걸을 생각은 많이 많이 했습니다만, 미루디 미룬 끝에 길을 나섰습니다.
마눌 출근길에 얹혀 산청 시외버스정류소로 향합니다.
도중에 오늘 길동무 K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급히 오라고 전갈합니다.
출발지 수철마을 마을회관앞 입니다.
처음 만난 산꽃 '지황'
길잡이 푯말.
멀리 산 아래 초입 부근..
참나무 숲..
신갈나무 숲..
필봉산과 왕산..
검은 화살은 가는 길(갈 길)이고, 빨간 화살은 걸어 온 길입니다.
이런 푯말도...
오늘 구간은 수철마을에서 동강마을까지 11.9km입니다.
버스 시간이 맞지 않네요.
검색결과는 09:30분인데 08:50분입니다.
택시를 이용하니 7,000원 입니다.
수철마을 마을회관 앞 다리를 건너 길을 들어섭니다.
마을 뒷길을 돌아 임도를 타고 한참을 걷습니다.
아직은 날 볕이 뜨거워 땀이 많이 납니다.
산 초입부터 풀꽃들이 길손을 반깁니다.
산에 들어서니 너무 시원합니다.
이 맛에 길을 가는가 봅니다.
고동재를 지나 등산로로 들어서니 울창한 숲과 만납니다.
소나무를 비롯하여 여러 수종이 만들어낸 숲의 향연에 동참합니다.
한참 숲속길을 걸어 쌍재 부근에 오니, 참나무 군락입니다.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에
이르기까지 참나무로만 숲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숲 말미엔 키 큰 신갈나무 군락입니다.
키 작은 떡갈도 보이고요.
여기서 한 참을 쉽니다.
간이 용꼬를 하는군요.
제 간이 제게 너무너무 고마워 하는 것 같습니다.
쌍재의 산불초소에선 필봉산과 왕산을 조망하기가 좋습니다.
반대편엔 웅석봉도 보이고요.
표지 팻말(푯말)을 보고 또 걸어갑니다.
"간이 용꼬를 한다" 는 말은 "간이 용트림을 한다"는 표현입니다.
어릴적에 고도리가 나오기 전, 민화투를 칠때 5光을 하면 '용꼬했다'라고 했습니다.
용트림이죠.
수철마을은 옛날에 철(무쇠)를 벼리는 대장간이 많은데서 유래한답니다. |
2009-09-17 16: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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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길의 사유지임을 표시하는 대나무 방책이 이채롭다.
수정란풀..
깊은 산 숲속에서 자라는 노루발풀과의 엽록소가 없는 부생식물(腐生)입니다.
부생식물은 生體에 기생하는 기생식물과는 다릅니다.
죽은 동물의 死體나 곤충의 사체에서 양분을 흡수하여 숲속의 청소부 역할도 합니다.
광합성은 하지 않습니다.
상사폭포 위에서 본 울창한 숲.
상사폭포.
방곡마을 입구에서 만난 뚜선생님..
이리 가시요.
추모관(양민학살)
추모관 앞의 코스모스 꽃길..
길 - 차가 없는 길 - 나그네만 터덜터벅 걷는다.
길을 걸으면 맛이 더하지요.
또 길을 걷습니다.
숲을 지나 또 다른 숲을 만납니다.
계곡도 있습니다.
내리막 경사길을 걸으니 랑탕이 생각납니다.
상사폭포 주변길이 랑탕과 흡사합니다.
랑탕콸라(강)도 있고, 맞은편 바위절벽엔 석청도 있어 보입니다.
별로 깊지도 않은 산자락에 울창한 숲과 계곡이 함께 있으니...
숲이 계곡을 만든게지요.
새삼 나무에 대한 고마움이 더해집니다.
상사폭포는 예상보다 높이가 대단합니다.
수량이 부족해서지 수량만 많다면 멋진 폭포임에 틀림 없습니다.
다만 안내판에 적힌 폭포 전설은 싱겁기 그지 없습니다.
어차피 전설인 바에야 조금 더 각색했더라면...
길손은 미소라도 머금을 텐데 말입니다.
숲에서 나오니 마을이 보입니다.
추모관도 보이고요.
방곡마을입니다.
산속 깊이 들어 앉은 마을인데 추모관 건립으로 인해 길이 훤하게 뚤렸습니다.
길엔 차가 뵈지 않습니다.
20여분을 걸어 가는데도 지나는 차는 딱 한대입니다.
길 끝엔 추모길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추모관 보다는 공원으로 만들었으면 하고 생각도 해봅니다.
상사폭포는 내가 갔을 땐 수량이 풍부해서 장관이었는데... - G의 댓글 - |
2009-09-18 07:24: |
동강마을 들녘..
나락이 익어 갑니다.
나락 색깔이 우리네 인생과 흡사합니다.
마을 입구 정자.
담부랑 위의 누렁텡이..
마굿간의 우선생님..
동강마을에 들어섭니다.
점필재 김종직선생의 유적 안내판.
동강마을과 원기마을을 이어 주는 다리.
저 다리를 건너 원기마을 앞에서 함양 군내버스를 탑니다.
여기서 오늘 걷기가 끝이 납니다.
방곡마을에서 부터 다리가 묵직합니다.
12km에 불과한데도 쉬엄쉬엄 걸으니 시간은 꽤나 많이 걸립니다.
추모길 끝자락에 비로소 동강길이란 안내판이 길손을 반깁니다.
마을길에 들어서니 나락이 익어 갑니다.
누런 씨앗에서 노란색으로 다시 연두로, 다음엔 녹색이 되지요.
이게 청춘입니다.
다시 녹색에서 연두로, 노란색을 거쳐 누렇게 됩니다.
그러면 나락으로서의 생명을 다 한 게지요.
흔히들 황금들녘이라고들 하지요.
하지만 나락으로서는 자기 생명을 다하는 아픔(기쁨)이랍니다.
우리네 인생도 다를 바가 무에 있나요.
인생이 끝나는 기쁨도 이와 다르지 않을 테지요.
가면 오는게 인생이라지 않습니까?
마치 씻나락이 다시 태어나 모가 되듯이 말입니다.
다만, 나락도 사람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다시 나는지를 모를 따름입니다.
허 - 허 - 허 -
동강마을 입구에 정자가 훤칠하게 서 있습니다.
어르신 두분이 쉬어 가라 이르십니다.
주막에서 맥주 한캔을 사서 마시니 한층 나아집니다.
우리가 차로 지나 다니는 길 건너가 동강마을입니다.
동강물은 참 맑습니다.
피리떼도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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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7 16:43:44 <zeroboard valign="absmiddle">/zeroboard> |
아직도 꿈속입니다.
깨지않는 꿈이면 좋겠습니다.
* 수철마을은 산청군이고, 동강마을은 함양군입니다.
* 동강마을에서 남원시 인월까지는 함양군내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30분 간격)
<지리산둘레길안내센터 사진제공>
첫댓글 이번에는 길동무없이
혼자 갔다왔네
대단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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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띠가...
길동무 K가 등장하는데..
2009. 9. 17. 이란 숫자를 보니
3년 전, 꼭 이맘때 다녀왔구만..
주변 풍경이 참으로 한가롭고 넉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