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과 데이트 경험이 거의 국내 정상급으로 많은
Pursy Lamb입니다.
취미가 좀 남다르다보니, 거기에다가 혼자 노는데 원체 익숙해지다보니, 수만 많지 영양가는 꽤 없었다는 반성이..
(지금은 뭐... 거기다가 혼자 놀아야 할 이유가 또 생겼고..)
그렇지만, 그 어색한 상황을 나름 즐긴다면 즐긴다고나 할지...
특히, 뭔가 어색한 상황에서 적당히 맛있는 음식이라면 그 음식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거리가 되기도, 분위기를 좋게 합니다.
(음식 잡학사전같은 책도 대놓고 읽고 있습니다.)
넓은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바다에서 갓 건져올린 뒤 잘 손질하여 바람과 햇살의 따듯한 조화로 천천히 맛을 더 해가는 쥐치포....
아니면, 넓고 넓은 밭에서 하나하나 기계로 따서 알알이 건조시킨 뒤에 적당한 압력과 소금을 섞어 만든 팝콘이나...
쌀알 한통한톨 신경을 써서 골라, 섬세한 누룩과 온도에 조화로 맛과 향을 더 해가는 막걸리나..
사연을 하나하나 찾고, 이야기를 만들다보면 (혼자서만) 그것만 가지고도 꽤 재미있는 화제가 나올까요??
그럼 콜라는? 그럼 햄버거는???
여기까지 나가면 할 얘기 없네요.
예전에 브노아 티샵에서 Earl Grey 홍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가까이는 있지만 너무 빈틈이 없어 옆에 있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안절부절하게 되는 그런데도 시간이 지날 수록 괜히 마음이끌리는 전형적인 악녀의 느낌"이라는 꽤 거창한 너스레를 떤 적이 있었지만. 다시 홍차 얘기로 들어가봅니다. (뭐, 원문에서는 그렇게 썼던지라..)
차문화가 발달된 영국에서
홍차에 잼을 넣어 마시는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차에 각종 향을 섞어서 마시기도 했다고 합니다.
홍차에 향유를 넣기도 하고, 과일 칩을 넣기도 한 모양입니다.
딸기, 오렌지, 포도, 블랙커런트 등등....
이러한 차로 스콘을 만들면 맛도 꽤 근사하지만...
다른 방법이 뭐 있으려나?
이러한 차를 Flavoured Tea (스펠링 맞나?) 쪽인데..
텁텁한 차의 맛을 조금이라도 상큼하게 즐길 방법이랍니다.
Earl Gray도 그 중에 하나..
베르가못 오일과 몇가지를 섞어 홍차 잎에 상큼한 오렌지향을 즐기는 차랍니다.
이러한 차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결함이 있으니.
향이 금새 사라진다는 것이지요.
차를 내 놓는 동안, 찻잔 앞에서 대화를 하는 동안 달콤한 향기는 희미해져간다는 거..
"홍차는 타이밍, 너무 늦어서 맛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라는 것인가?
뭐... 당신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라는 협박용 멘트를 날리기 위해서 , 그걸 프로포즈라고 한다면 그거라고 하겠지만,
제 주위에 그걸로 성공한 사람이 있는데, 왜 나만...
차 얘기 중입니다..
근데, 제목은 레이디 그레이면서 왜 얼그레이 얘기를...
이러한 Eral Gray의 문제를 아쉬워하여, 트와이닝에서 대놓고 홍차 잎에 귤껍질을 넣어서 오랜시간동안 향기를 보장한 제품이 레이디 그레이입니다. 그 회사 전매특허 제품이라서, 다른 회사에서는 안 나와요
결국은 맛으로 따지자면, Earl Gray와 큰 차이는 없다는 뜻입니다.
향이 조금 짙기에, 싫어하는 분은 꽤 싫어할 수도....
예전에 누군가에게 농담처럼
"성격 안 좋은 어느 여편네의 잔소리에 개발자가 짜증나서 이걸 만들었대요"
라고 얘기는 한 적이 있었지요. 물론 거짓말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향기 베이스가 있기에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도 달콤한 향이 남아있기에...
나 또한 존재감이 희박하더라도, 시간이 지나서도 흔적이 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누군가에게 선물로 준 적은 있지만..
그거 마시고는 있겠는지, 마시다가 내 생각은 하나? (딱히.... 뭐...)
절묘한 시간의 조화로 최상의 맛을 선물하는 홍차.... 속에서
이렇게 향기가 튼튼한 건 반칙이기는 해도...
심하게 드러나지만 않아, 원래 누군가가 생각하는 맛을 보인다면
이 또한 분위기를 살린다면 나쁘지는 않죠.
때로는 가늘고 섬세한 것도 좋지만, 때로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보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거...
차 한잔 속의 잡상이었습니다.
(이렇게 수습해도 되는 거였어?)
-------------------------------------
뭔가 사물 하나하나에 이야기 거리를 넣어 글 써보는 거.
그거 꽤 하고 싶었는데, 작년에 홍차 얘기로 2개를 써봤군요.
올해는 뭔가 다른 소재로 업데이트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