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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체육시간-금상] 서울 자운초등학교 / 3학년 보람반 / 최지우
글쓴이 관리자 2008/05/21
체육시간
서울 자운 초등학교
3의 보람최 지 우
우리 반은 체육을 일주일에 3번 한다. 라푼젤 같이 머리가 예쁘신 선생님께서는 검정 머리 끈으로 머리를 꼭 묶고 빨강과 하양 재킷을 입으신다. 그래서인지 왠지 가슴이 설레고 체육시간이 즐거운 것만 같다.
그리고 운동장으로 줄을 서서 나가면 정글짐과 철봉이 나를 맞이한다. 우리 반은 체육시간에 주로 피구나 훌라후프를 한다. 나는 훌라후프 솜씨는 영 별로다. 그렇지만 오늘은 운 좋게 피구를 하는 날이다. 우선 짝수, 홀수로 팀을 나눈 다음 우루루 가서 선을 마주보고 몰려서 선다.
드디어 공이 슝 하고 날아온다. 여자애들은 공을 피하려고 오리처럼 ‘꽥꽥’ 소리를 지르며 야단법석이다. 공이 또 날아온다. 나는 딴 여자 애들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다. 왜냐하면 공을 던지는 사람은 항상 애들이 많은 쪽으로 던지기 때문이다.
휴우! 나는 공을 맞지 않았다. 정말 이럴 때는 눈에 안 보이는 작은 모래알로 변하거나 아니면 새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 싶다. 마음이 콩콩, 가슴이 조마조마!
내 가슴이 탱탱볼처럼 터질 것 같다. 이번에는 우리 반의 피구 챔피언, 현식이가 공을 던진다. 현식이의 눈빛이 먹잇감을 찾는 사나운 호랑이 같다.
“슈우웅!”
공이 세게 나를 향해 오는 폭탄 간다.
“야호!”
그래도 오늘은 내가 제법 공을 잘 피해 다닌다. 내가 독수리 같은 현식이의 공을 피하다니!
내 어깨가 우쭐우쭐 어깨춤을 출 것만 같다. 오늘은 내가 포수를 피해 다니는 참새가 된 것 같다. 그래서 독수리 같은 현식이의 공을 피한 것이다. 이런 날엔 체육시간이 너무너무 좋다.
제 목 : [체육시간-금상] 부산 신남초등학교 / 3학년 5반 / 공혜영
글쓴이 관리자 2008/05/21
체육시간
부산 신남 초등학교
3의 5공 혜 영
기다리고 기다리던 체육시간!
뭘 할까 궁금해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우리에게 드디어 체육활동이 정해졌다.
“여러분, 오늘은 반 별로 이어달리기를 하겠어요. 열심히 달려보도록 하세요.”
“와!”
“에이, 난 달리기 싫은데!”
여기저기에서 환호성,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휴, 나 때문에 우리 반이 지면 어쩌지? 뛰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으, 끔찍해!’
달리기라면 질색인 나는 투덜거리면서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5반 이겨라!”
“3반 파이팅! 꼭 이겨!”
“우리 반이 최고야! 우리 반이 최고!”
운동장은 서로 자기 반을 응원하는 소리로 시끌벅적, 소란스러워졌다.
“네, 3학년 2반이 1등, 4반이 2등, 1반이 3등, 5반이 4등, 3반이 5등입니다. 열심히 뛴 1등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끝까지 잘 뛰어 준 5등에게는 위로의 박수를 쳐 주세요.”
“짝짝짝!”
‘휴, 우리 반이 4등이잖아…….’
우리 반은 아쉬운 4등(패배)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내가 늦게 뛴 것 때문일지도 몰라. 친구들이 날 원망하면 어떡하지?’
친구들이 나를 원망할 거라며 친구를 믿지 못한 건 나쁜 일이지만 도저히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얘들아, 미안. 내가 늦게 뛰었잖아. 나만 아니었어도…….”
“그게 네 탓이니? 난 괜찮아. 1등이 뭐가 중요하니? 꼴지도 아니고.”
“그래. 1등은 중요한 게 아니잖아.”
“고마워…….”
친구들의 말에서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친구들을 불친절하게 대했다. 그런데도 나를 따스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친구들이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는 나도 친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표현해주는 진정한 친구가 되어야지.
힘들었지만 친구들과의 우정을 키운 보람 있는 체육시간이었다.
제 목 : [체육시간-금상] 대구 태현초등학교 / 6학년 3반 / 박예진
글쓴이 관리자 2008/05/21
체육시간
대구 태현 초등학교
6의 3
박 예 진
5학년 가을이었다. 5명씩 자유롭게 팀을 짜고 공을 이용하여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한 적이 있었다. 태기는 아무 팀에도 들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였다.
평소 태기는 참 착해서 친구들이 같이 놀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행동이 둔해서 체육시간에는 항상 외톨이가 되기 십상이다. 친구들도 언제나 태기를 ‘끼워줄까? 말까?’ 고민을 하게 된다. 그날은 내가 먼저 나서서 우리 조에 태기를 넣었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고민을 좀 했다. 수행평가였기 때문이다. 우리 조가 손해 볼 것은 분명했지만 친구들을 설득했다. 동의를 해 준 친구들이 참 고마웠다.
우리의 염려와는 다르게 태기는 우리보다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나도 내심 태기를 끼워주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육 선생님께서도 우리 조에 연습할 시간을 좀 더 주셨다.
드디어 수행평가가 시작되었다. 마지막 점검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태기가 긴장을 하면서 연습하던대로 잘 되지 않았다. 나는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태기에게 짜증을 내었다. 태기가 울음을 터뜨렸다. 태기도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하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열심히 하자고 했다. 결과는 에이플러스였다.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선생님께서도 우리를 보시면서 대견스러운듯 웃으셨다. 태기 덕분에 최고의 점수를 받은 것 같아 너무 고마웠고, 나의 결정이 전혀 후회스럽지 않았다.
그 일을 계기로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반 모든 친구들이 태기를 사랑하게 되었다. 6학년이 된 지금도 날마다 태기는 우리 반 교실 앞을 서성거릴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난
“태기야 안녕!”
해준다.
태기도 한결같이 씨익 웃는다. 태기는 5학년 5반 친구들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제 목 : [체육시간-금상] 광주 금당초등학교 / 5학년 1반 / 제영운
글쓴이 관리자 2008/05/21
체육시간
광주 금당 초등학교
5의 1
제 영 운
5교시 체육시간이다. 오늘은 어떤 것을 배울까? 친구들과 나는 운동장으로 뛰어 나갔다. 재잘거리는 우리들의 소리는 운동장으로 나가고 교실 안은 민주라는 친구가 지키고 있을 것이다.
민주, 불치병에 걸려 하체가 마비되어 우리 학교에서 유일하게 혼자 휠체어를 타는 아이다. 나는 때때로 우리가 운동장으로 나가고 민주 혼자 교실에서 조용히 책보고 있을 시간을 부러워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아……. 나도 아파서 재미없는 체육 안하고 싶어.” 하며 중얼거리며
“민주야, 부러워.” 하며 나간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민주는 나의 모습을 보며 힘없이 웃곤 하였다.
‘아니,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앞구르기 시간이네.’ 사실 난 앞구르기를 잘 못하여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당할까봐 두렵다. 하지만, 마음을 굳게 다져 한번 해보기로 했다. 친구들이 응원을 해주어 무사히 넘기도 했다. 친구들이 하는 자세와 선생님의 지도로 나는 점점 실력이 늘어가고 있었다.
흐뭇한 마음으로 고개를 든 순간, 교실 창문으로 얼굴을 내민 민주가 보였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었나? 그런 민주의 행동을 보고 난 어제 보았던 ‘오체불만족’ 이란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 오토다케는 ‘몸은 불만족, 인생은 대만족.’ 이란 말을 했다. 몸이 불편한 오토는 장애인이지만 우리와 똑같이 행동하고 싶어하고 편견을 갖고 싶어 하지 않고 도전한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이 멋지고 바른 사람이 몸까지 장애가 없었다면 얼마나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이번 체육신가에 내가 못한 앞구르기를 노력하여 할 수 있어 흐뭇한 시간이 되었다. 민주도 우리와 격려하며 어울리면 더 밝은 얼굴이 될 수 있을 텐데…….
난 평상시 작은 눈에 대하여 불평을 하며 내가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내 몸에 대하여 감사한 적이 없다. 만족스럽지 않은 내 얼굴이지만, 튼튼한 몸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이 체육시간이 이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
이 튼튼한 몸으로 다음에 난 어떤 훌륭한 사람이 될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건강한 몸을 준 부모님께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제 목 : [체육시간-금상] 대전 유천초등학교 / 6학년 4반 / 양희진
글쓴이 관리자 2008/05/21
체육시간
대전 유천 초등학교
6의 4
양 희 진
“노력하는 꼴지 반, 오늘도 꼴찌냐?”
어휴, 장난기 많은 체육 선생님. 또 놀리기 시작이다. 우리 반이 ‘노력하는 꼴찌’ 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있다.
체육시간에는 항상 피구를 한다. 우리 반은 체육시간을 참말 싫어한다. 우리 반은 항상 피구시합에서 꼴찌를 하기 때문이다. 피구도 그냥 ‘피구’가 아니다. ‘보디가드 피구’이다. ‘보디가드 피구’란, 말 그대로 남자는 남자를 맞추고, 여자는 여자를 맞추는 것이다.
보디가드 피구는 반 아이들의 협동심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서로 서로를 막아주지 않는다. 결과는? 뻔하지… 또 6학년 4반의 패배이다. 체육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무리 게임 방법을 가르쳐줘도 항상 꼴찌만 하는 비결이 궁금하다. 6학년 6반 애들을 봐. 몸을 날리면서까지 막아 주잖아. 너희는 왜 그래?”
‘누구는 화 안나나? 아, 짜증나. 귀신은 뭐하냐? 이 얄미운 체육 선생님 안 잡아가고.’
화가 나는 것을 꾹꾹 눌러 참고 있었는데 달래주지는 못할망정 다른 반과 자꾸만 비교하는 선생님이 미워서 결국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선생님, 저희도 다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고요. 그런데 안 되는 걸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고요?”
“OK~ 그럼 니네 반 별명은 지금 이 시간부터 ‘노력하는 꼴찌’이다. 알겠냐?”
“깔깔깔, 하하하”
우리 반은 속상해서 화가 나는데 6반 애들은 좋아서 배꼽을 잡고 뒹군다. 6반 애들이 웬수처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귀신님, 우선 체육 선생님부터 잡아가고 다음에는 6반 애들 잡아가 주세요. 안 그러면 다른 소원 또 빕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 반이 ‘노력하는 꼴찌’로 불리게 되었다. 피구 말고도 축구, 달리기 등 여러 체육 종목에서 우리 반은 항상 꼴찌이다.
며칠 전에도 피구를 했다. 역시나 결과는 꼴찌.
“또 졌네, 또 졌군.”
이젠 당연한 일이라는 듯 체육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남자 애들, 다 너희 탓이야. 책임져.”
“우리 탓? 웃기고 있네. 공 무서워서 피한 놈들이 누군데?”
또 남자와 여자의 싸움이다. 우리 반은 체육시간이 아니라 전쟁터다. 남자는 북한, 여자는 남한처럼 갈라져서…….
“피구는 게임이다. 그런데 왜 싸우는 거야!”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체육 선생님의 말 한마디 때문인지 체육관은 금세 조용해졌다.
휴~ 왜 이렇게 항상 꼴찌를 하고 싸움을 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언젠가 한번 죽기 살기로 해 보자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 역시 꼴찌가 되었다.
4일 전, 2교시 체육시간 때였다.
“6학년 4반이 이기면 초코파이 돌린다.”
이 말 한마디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꼴지만 하던 우리가 1등을 하였다. 정말 믿기지 않는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되었다. 체육 선생님께서는 진짜로 초코파이를 돌리셨고, 우리는 처음으로 승자의 맛을 보며 기뻐했다.
선생님께서는 어리둥절하시며 별명을 바꾸어야겠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우리 반은 일심동체가 되어 외쳤다.
“아니요. 저희는 언제까지나 노력하는 꼴찌예요.”
우리는 이 말을 하고서 한 바탕 크게 웃었다. 다음 주 월요일, 2교시에 체육이 들었다. 그 때도 우리가 1등을 할 수 있을까?
뭐, 꼴찌를 해도 상관없다. 노력하는 꼴찌라고 불려도 이젠 괜찮다.
우리 반은 이제야 비로소 협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기 때문이다. 초코파이 때문이었지만 그래도 그때만큼은 우리 6학년 4반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6학년 4반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일등을 해서 환히 웃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 우리 반은 이제 더 이상 체육을 싫어하지 않게 되었다. 아니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해야 되겠지? 월요일 체육시간이 기다려진다.
“노력하는 꼴찌 반! 1등을 위하여!”
제 목 : [체육시간-금상] 인천 안남초등학교 / 4학년 7반 / 김하영
글쓴이 관리자 2008/05/21
체육시간
인천 안남 초등학교
4의 7
김 하 영
내가 1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내 뒤에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짝꿍이 없어서 내가 짝꿍을 대신해주었다. 알림장도 써주고, 교과서도 꺼내주고, 같이 놀아주기도 하였다. 그날은 체육시간이 있는 날이었다.
“여러분 협동 달리기를 하겠어요.”
“야호! 신난다!”
아이들은 모두 환호성을 외쳤다. 하지만 나는 내 짝꿍인 자폐아 동욱이를 넘어뜨리지 않고 잘 달려야 했고, 1등도 하고 싶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드디어 달리기 시간이 시작되었다. 규칙은 축구골대를 돌아서 선생님께서 그어 놓으신 선에 들어오면 된다.
“서희, 이겨라!”
“준서, 이겨라!”
아이들은 각자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응원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잘 해야 돼.”
나는 동욱이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알아들을 수 있을까 몰라 말해보았다.
“준비, 땅!”
나는 빨랐지만 동욱이가 느려서 결국 상대방에게 지고 말았다. 원래 질 것을 알았으면서도 승부욕이 강해서 울음이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이기든 지든 동욱이 만큼은 탓하지 말자고 내 자신과 약속을 하고 또 했는데 그 약속을 어기고 말았다. 나는 진 것이 너무나도 분해서 내 자신에게도 탓하고 동욱이에게도 탓을 했다.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동욱이를 노려보며
“피,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내가 너랑 달리지만 않았으면 이길 수 있었을 텐데…….”
동욱이는 내 마음도 모르고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더욱더 화가 났다.
그래서 동욱이의 알림장도 써주지 않은 채 집으로 그냥 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생각해보고 내가 그 이야기를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엄마께서는 나를 타이르셨다.
“동욱이는 자폐아이기 때문에 알아듣지도 못하고 정신 연령이 너희들과 같지 못하단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크게 반성했다. 내가 그때는 1학년이기 때문에 철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다른 학교로 전학을 오기는 했지만 동욱이를 생각하며, 그때를 생각하며 이제는 장애인을 탓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그때 동욱이와 ‘짝꿍 달리기’를 하는 체육시간을 가졌던 때가 제일 기억에 남고 그때 나에게 가장 훌륭하고 큰 교훈을 얻게 해준 것 같다.
제 목 : [체육시간-금상] 울산 서부초등학교 / 5학년 5반 / 안다솜
글쓴이 관리자 2008/05/21
체육시간
울산 서부 초등학교
5의 5
안 다 솜
내가 3학년 쯤 체육시간 때 일이다.
“오늘은 달리기 연습을 하겠다. 이긴 사람에겐 상품도 있으니 모두 열심히 하렴.”
선생님 말씀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끌벅적했다.
“와, 상품이 뭘까?”
“큰 상품이면 좋겠다.”
승부욕이 강한 나는 꼭 이기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출발선에 섰다.
‘두고 봐! 내가 1등 하고 말거야’
“준비! 땅~”
출발신호와 함께 나는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 달렸다. 달리기를 못하지 않은 나는 5등 안에 들었고, 10등까지 들어온 아이들과 결승전을 하게 되었다.
“와, 아무래도 릴레이 선수인 아영이가 상품을 차지하지 않을까?”
“아까 보니까 다솜이도 잘하던데…….”
“누가 될지 되게 기대된다.”
“쳇, 난 아깝게 10등에 못 들었어.”
“난 누가 밀었다구!”
10등 안에 들지 못한 아이들은 운동장 한 모퉁이에 앉아 아이들과 아쉬움이 섞인 목소리로 누가 상품을 차지하게 될지 무척 궁금한가 보다. 어떤 아이가 나한테 잘 뛴다고 해주자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영이보다 더 잘 뛰긴 힘든데…….’
걱정과 설렘이 섞인 심장박동 소리가 들렸다.
“10등 안에 든 친구들은 출발선에 서고... 준비! 따앙~”
몸을 앞으로 내밀고 뛰었다. 거의 아영이와 엇갈리게 뛰었다. 하지만 뛰다 풀려진 신발 끈을 밟아 넘어지고 말았다.
“앗!”
“우하하하!”
아이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다 쏠리고 웃어댔다. 넘어진 나의 앞으로 아이들은 모두 도착점 앞에서 숨을 내쉬는 모습이 보이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친구들이 내 눈물을 볼까 나는 신발 끈을 묶으면서 눈물을 옷소매에 훔쳤다.
피가 흐르는 아픈 무릎을 잊고 도착점까지 뛰었다. 점심시간에 나는 무릎을 치료하기 위해 양호실에 가고 있는데 아영이가 다가와서
“다솜아, 어디가?”
“으응! 아! 양...양호실”
1등을 차지한 아영이가 묻자 괜히 말을 더듬거리고 쥐구멍에 숨고 싶은 느낌까지 들었다. 양호실에 가서 약을 바르고 나왔다.
“다솜아, 넘어졌을 때 많이 아팠겠다. 그래도 울지도 않고... 너 되게 용감하다.”
아영이의 위로가 놀림으로 들리는 것 같아
“신발 끈만 아이었어도 내가 1등을 했을 걸!”
하고 톡 쏘아붙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이거 상품으로 받은 건데 이건 원래 네가 받아야 될 것 같아서…….”
그러면서 아영이는 뛰어갔다. 괜히 아영이가 미웠는데 상품까지 나한테 주자 무척 미안했다.
이 일이 있었던 계기로 난 깨달았다. 1등과 상품은 우정에 비한다면 벌레 물린 자국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고 그때 나에게 가장 훌륭하고 큰 교훈을 얻게 해준 것 같다.
제 목 : [책가방-금상] 익산 이리모현초등학교 / 6학년 7반 / 박지훈
글쓴이 관리자 2008/05/21
책가방
익산 이리모현 초등학교
6의 7
박 지 훈
입학을 하면서 어머니께서 사 주신 책가방이다. 너무나 기뻐서 춤이 저절로 나올 정도이다. 너무도 소중하게 여긴 탓에 아무도 만지지 못하게 했다.
드디어 학교에 가는 날에 엄마와 손을 잡고 반 교실로 들어갔다. 긴장이 되어서 발만 뻣뻣하게 움직인다. 내 예상으로 유치원 때 친한 친구들과 같이 학교를 다니기로 했었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꼭 친한 친구들에게 이 멋진 가방을 자랑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내 책가방이 별거 아닌 것처럼 하찮게 느껴졌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벌써 교실 앞으로 다가왔다. 가슴이 너무 설렌다. 심장이 다섯 번 뛰는 동안 교실에 들어갔다. 처음 보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지만, 조금씩 친해졌다. 다른 아이들은 의자에 앉아서 가만히 앉아 있거나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가방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가방은 내 가방보다 훨씬 더 멋있었다. 나는 질투가 났다.
‘나보다 더 멋진 가방을 들고 있었네.’
나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엄마 꽁무니를 잡으면서 자꾸 졸라댔다.
“엄마 가방 좀 바꿔줘.”
나는 온갖 애교를 다 부렸지만 엄마는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
“엄마 돈 없어.”
나는 내 방을 쿵쿵거리면서 들어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냥 그 책가방을 가지고 다녔다. 그러는 동안 세월이 지나 나는 5학년이 되었다. 가방이 싫은 것도 잊은 채 나는 친구들과 같이 지냈다. 내가 1학년 때는 가방을 바꿔 달라고 떼를 썼지만 지금은 바늘 자국과 흙이 묻은 내 책가방이 내 보물 1호가 되었다.
나는 부모님이 헤어져서 아빠와 살게 되었는데 아빠는 이혼 후 재혼을 하셨다. 지금은 친엄마의 기억이 거의 사라졌지만 책가방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다. 나는 가방을 바꾸더라도 내 추억의 친구인 책가방은 보물 1호로 계속 간직하고 싶다. 친엄마를 기억하게 해주는 유일한 책가방이니까 나는 그 어떤 가방이라도 이 가방과는 바꿀 수가 없다.
내 유일한 추억인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서 나는 내일 시험을 볼 준비를 했다. 내 책가방에는 옛날 어머니께서 사 주신 필통이 들어 있다. 샤프는 비록 거의 금이 가고 그림이 지워졌지만, 이것 또한 나의 보물 제 2호이다. 나는 새것을 아끼는 습관이 있는데 그때 그 지우개도 아직 내 보물로 있다. 이 지우개는 때가 탔지만 두 번 밖에 쓰지 않았다. 나는 이런 것들은 꼭 진짜 중요한 일에만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내일과 같은 시험 보는 날이다.
그 이유는 내가 2학년 때 시험 점수가 60점 이하여서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80점 이상 받아오겠다고 결심을 하고 지금 공부하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나중에 크면 친엄마를 한 번 찾아가려고 생각 중이다.
또 나는 직업을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지금은 중학교 입학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잘 때는
“친엄마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계실까? 혹시 나를 찾으시지는 않을까? 지금 나를 찾을지도 몰라.”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눈물을 흘린다. 하나님에게 기도를 드려보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아침에는 눈이 부어있다.
“나는 언제쯤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까?”
나는 추억의 책가방과 같이 친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시험은 국어 100점, 수학 95점, 사회 80점, 과학 95점 그리고 나머지 예체능은 체육과 음악만 보았다. 나는 이 기쁨을 친엄마와 함께 하고 싶었다. 난 그 작은 소망과 책가방으로 엄마 얼굴을 상상했다.
과연 책가방은 어떤 것이 좋은 책가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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