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실제 귀리를 본 소비자는 거의 없을 겁니다. 우리 땅에서 사라지다시피 했던 곡류를 되살렸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 양곡시장에 있는 국산 곡물류 전문업체인 두보식품㈜(www.mirang.com)의 허태곤 대표는 “간편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데다 최근 환율 인상 등으로 값 경쟁력까지 갖춰 우리 귀리로 만든 오트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2001년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건강식품에도 포함됐던 귀리는 내장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탁월해 뚱뚱한 사람들에게 매우 좋다. 예전에는 주로 사료용으로 사용됐으나 이처럼 영양 가치가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용 소비가 크게 늘게 됐다.
대표적인 예가 오트밀(oatmeal : 귀리가루)이다. 이는 귀리를 빻아 익힌 다음 죽처럼 먹는 스코틀랜드의 전통식품이다. 오트밀에 뜨거운 물만 부어 휘휘 저으면 1~2분 사이에 한끼 식사가 되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 등에서 아침식사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두보식품은 점차 서구화되고, 건강식·간편식을 추구하는 소비자 기호를 감안할 때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오트밀 제품이 부각될 것으로 판단, 시장 추이를 눈여겨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환율이 치솟으면서 국내에 수입되던 미국과 캐나다·영국 등의 오트밀 제품들이 유통업체가 요구한 단가를 못 맞춰 철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공백을 두보식품이 전북 정읍에서 생산된 우리 귀리를 공급받아 만든 제품으로 대체하게 된 것이다. 코스트코와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G마켓과 옥션·11번가 등 인터넷쇼핑몰까지 진출했다.
농가들도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손주호 정읍귀리영농조합 회장은 “30여명이 100㏊ 귀리 농사를 짓는데 많은 원료를 두보식품에 납품하는 등 쌀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300~500㏊까지 재배면적을 늘릴 계획이다.
허태곤 대표는 “오트밀뿐 아니라 밥과 섞어 먹는 잡곡용 귀리, 뻥튀기·빵·떡·면 가공용 귀리가루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봄 들녘에 귀리가 흩날리는 농촌 풍경이 익숙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보식품 ☎02-2058-2425, 정읍귀리영농조합(손주호 회장) ☎010-6456-6565.
윤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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