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 명산 7선ㅣ남양주 서리산] 키 큰 철쭉터널 아래로 환상적 산행 ⓛ

[줄루]

철쭉 군락지는 축령산이 아니라 서리산에 있다. 그럼에도 축령산 철쭉이라 더 많이 불리는 것은 825m인 서리산에 비해 879.5m로 축령산이 더 높아 주봉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능선이 가깝게 이어져 있고 일반적인 기점이 축령산자연휴양림이기에 서리산은 축령산에 속한 위성봉우리 정도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 서리산 정상부의 철쭉동산. 철쭉 아래로 길이 나있다. <사진 축령산자연휴양림> / 철쭉동산의 한반도 모양 철쭉군락.<사진 조선일보 DB>

철쭉은 서리산 정상부 철쭉동산에 있다. 광활하게 펼쳐지는 진분홍의 향연은 없으나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축령산의 산세 자체가 굵직한 편이 아니다. 그러나 철쭉 터널 아래로 길이 나 있어 꽤 환상적인 분위기다. 데크 전망대에서 보면 한반도 모양의 철쭉이 보인다고 안내판을 만들어 놓았지만 철쭉이 미친 듯 풍년을 이룬 해의 제일 좋은 날에 맞춰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철쭉 풍경도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것이기에 등산객이 가진 자기 운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다.

산행은 축령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한 원점회귀가 일반적이다. 산을 좀 탄다면 휴양림 1주차장~수리바위~정상~서리산~휴양림으로 한 바퀴 원을 그리며 도는 코스가 제일 좋다. 가족이나 초보자를 동반한 산행이라면 휴양림 임도를 따라 절고개까지 오른 다음 서리산 철쭉동산까지 가면 된다. 서리산 철쭉동산에서 서쪽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고 별다른 볼거리가 없어 지루한 편이므로 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는 것이 더 낫다. 

1주차장에서 오르다 보면 처음 만나는 전망대가 수리바위다. 원래 독수리가 많았던 곳이며, 독수리 두상을 닮은 바위라 해서 수리바위란 이름이 붙었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 독수리 암수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살기도 했단다. 암릉이 잦은 오름길이지만 그다지 위험하거나 어려운 구간은 없다. 땀 좀 빼면 누구나 오를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남이바위나 수리바위 모두 앞은 절벽이다. 간간이 술 취한 산객의 추락사고가 있다.

남이바위에는 남이장군이 앉았다는 의자처럼 생긴 홈이 지금도 있다. 조선시대 남이장군이 이곳에서 심신을 닦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남이장군은 세종 23년(1441)에 태어나 17세에 무과에 합격하고, 이시애의 난과 여진족을 격퇴하여 병조판서에 올랐으나 유자광의 모함으로 28세의 젊은 나이에 참수를 당했다. 축령산 정상에는 돌탑이 있으며 바위 위라 전망이 열려 있다. 여기에서 서리산으로 이어진 능선길은 억새와 짙은 숲이 가득해 철쭉만큼이나 아름답고 피톤치드로 몸에 좋은 길이다. 길도 편안한 흙길이라 힘들지 않게 서리산에 닿을 수 있다. 철쭉동산을 지나 다시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르고 좁아 걷는 내내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별다른 볼거리가 없으므로 걷는 데 집중해서 내려서면 휴양림 임도다. 축령산과 서리산을 도는 코스는 8.5km에 4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대중교통 이용시 마석을 기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청량리역에서 마석역까지 50분 정도 소요되며 1일 11회 운행(06:15~21:15)한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강변역에서 시외버스 1115-2번, 잠실역에서 1115번, 청량리역에서 330-1번을 타고 마석으로 간 다음 버스를 갈아 탄다. 마석에서 축령산행 버스는 1일 10회(06:20, 07:40, 09:15, 10:45, 12:25, 14:10, 15:50, 17:55, 19:50, 21:20) 운행한다. 40분 정도 걸린다. 버스는 축령산자연휴양림 도로 입구에 정차하므로 30분 정도 도로를 따라 걸어야 제1주차장에 닿는다.

숙박

축령산자연휴양림은 수도권 휴양림 중에서도 인기 있는 곳이다. 예약률이 높아 주말의 경우 한 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은 인터넷(www.chukryong.net)으로만 가능하다. 축령산자연휴양림 031-592-0681.

[솔바람]

가고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