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에헤♬’ 가수 김수철의 ‘고래사냥’이다.
우리나라 ‘놀이문화’의 현주소를 뒤돌아볼 때 이 가사만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도 없다. 술집이나 카페, 노래방과 디스코텍.
기껏해야 PC방이나 당구장이 전부인 국내 문화업계에 때 아닌 신선한바람이 불고 있다. 일명 ‘보드(board) 게임 카페’다.
사실 방바닥만큼 좋은 장소도 없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분지로만든 듯한 빳빳한 종이를 깔고 그 위에 주사위를 굴려 말을 옮기면또 다른 꿈이 펼쳐졌다. 일명 ‘부루마블’ 게임. 500원, 1,000원이용돈이던 시절, 주사위 하나면 홍콩에 200만원짜리 별장도 지었고,미국에 500만원짜리 건물도 세웠다. 한 놈씩 ‘내 땅’(?)을 지나갈때마다 통행료를 징수받으며 무척 행복했던 시절.
세상이 바뀌었다. 인터넷이 관계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끼리끼리 모여 앉아 우애(?)를 다지던 고스톱조차 컴퓨터 온라인으로 즐긴다. 어디 이뿐인가. 윷놀이, 카드게임, 빙고, 바둑, 오목까지 상대의 눈빛과 인내를 배울 수 있는 모든 보드 게임은 가상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하는 게임이라곤 그저 어르신(?)들이자주 찾는 기원이 전부였다.
지난해부터 이러한 조짐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인터넷세대를 거스르는 아날로그적 ‘보드 게임 카페’가 그것. 여느 카페와 다름 없는 아담한 의자와 깔끔한 탁자. 예쁜 꽃병이나 커피 잔 대신에 각종 체스(chess)판과 보드(board)판들이 자리하고 있다. 자욱한 담배연기와 뒹굴고 있는 술병을 연상하면 오산이다. 정갈한 분위기에 커피나 녹차는 기본. 콜라, 사이다 등의 각종 음료는 물론, 간식거리를 따로 준비해 먹을 수도 있다.
▶아날로그적 게임으로의 귀환◀
지난해부터 홍대 입구와 신촌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대학로와 강남에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각광 받고 있는 보드 카페. 특히 대학생들과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시간 당 비용은 개인별로 1,000원에서 1,500원 사이, 100여 가지가넘는 게임들이 구축되어 있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고 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퍼즐 게임을 비롯, 연인들이 좋아할 만한 2인용보드 게임에서부터 10명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집단 보드 게임 등취향과 그룹에 따라 택일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각 카페마다 게임을지도하는 가이드들이 상주하고 있어 어떤 게임이든 배워볼 수 있으며, 원하는 게임은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모처럼 친구들과 한판(?) 벌이러 온 탓에, 두세 시간은 기본. ‘게임 삼매경’에 빠져 시간 가는줄 모른다. 시끄러운 음악에 하릴없이 소파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는것보다, 각종 게임을 통해 친구간의 우애와 연인간의 사랑을 돈독히해 보는 건 어떨까. 집도 사고 땅도 사는 전형적인 보드 게임을 뛰어넘어야 할 과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추천 이곳! 보드카페◀
▷▷클럽 플레이 오프
홍대 입구에 위치한 보드 게임 카페로 3층과 4층, 두 층으로 나뉘어넓은 시설과 아늑한 조명을 자랑한다. 80여 종의 최신 보드 게임을구비하고 있으며, 4층엔 흡연자들을 위해 흡연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나무목과 검정색 소파의 배치로 세련된 분위기를 더했으며, 지난해 1호점 오픈에 이어, 3호점까지 열 정도로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모으고 있다. www.clubplayoff.com
【시간당(인원별) 1,500원 (야간 기본요금 3,000원) / 오후 1시~새벽1시까지. 매주 토요일은 새벽 6시까지 / ☎ 02-338-3698】
▷▷펀 엔 게임즈
어린 시절 놀이 중 하나. 모래성을 쌓고 그 위에 막대를 꽂았다. 그리곤 그 막대가 쓰러질 때까지 서로 모래를 가져가곤 했다.
아날로그적 게임의 향수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또 초보자라면 이곳 가이드와 함께 몇 가지 게임으로 손목을 풀어보도록 하자. 모래성놀이와 비슷한 ‘젠가’. 나무 탑 속에서 나무토막을 하나씩 빼내 먼저 무너뜨리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다. 또한, 서로 카드의 패를 뒤집어 나온 숫자가 ‘5’일 때 먼저 벨을 울리는 ‘할리 갈리’, 카드를뒤집은 만큼 해당 지역에 다리를 건설해 지배자가 되는 ‘카우나’등 100여 종이 넘는 게임이 갈수록 호기심을 자아낸다.
시중 가격이 40만원에 이르는 ‘캐시플로우’도 즐길 수 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출간한 작가가 기획해 선보이는 게임으로,인생의 시작부터 종착지, 그리고 삶의 위기까지 모든 희로애락을 경험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오픈해 흰색 바탕의 작고 아담한 공간을 자랑한다. 2·30여 명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가이드들이 친절하게 게임 방법을 안내해준다. 매주 목요일, 체스 동호회 회원들의 정기모임도 열린다.
(www.clubfng.net)
【1인당 2시간 기준 3,000원, 초과 시간당 1,000원, 음료 600원(녹차, 커피는 무료) / 오후 1시~자정까지. 매주 토요일은 24시간 오픈 /☎ 02-332-3492【
▷▷페이퍼 이야기
보드 게임의 특성상 최소한 한두 시간, 보통 서너 시간은 기본. 점차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체인화한 카페 중 하나다. 고시촌이라 불리는 신림동에 처음 자리매김한 뒤, 신촌, 대학로, 최근에는강남에까지 문을 열 정도로 인기. 특히 본점인 신림점은 쾌적한 공기와 80여 명 규모의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경희대 인근에 자리한 보드 게임 카페. 자칭 스스로를 디지털 세대의부적응자로 일컫는 주인이 아날로그적 둥지를 튼 곳이기도 하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본 쿼디치(Quddich)게임을 응용한 ‘해리포터의 쿼디치’를 비롯, 상대방의 예술품을 매개로 한 야바위게임인 ‘모던 아트’(Modern Art), 피자 주문서에 따라 피자를 완성해 가는 일종의 기억력 테스트인 ‘마마 미아’(mamma mia), 주사위도 카드도 아닌 묵묵히 타일 깔기 게임인 ‘사무라이’ 등 120여 종의 다양한 게임과 두뇌 싸움을 벌여볼 수 있다. (http://inuf.net)
첫댓글 별개 다 있군 재곤이는 만능인것 같아
나는 잘못하고 게임치거든, 사업하는 동기들 및 젊게 살고자 하는 동기들은 한번 해보고 안해본 회원에게 가르쳐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