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선적으로 “서구(영국)에서 동방(한국)의 현대 미술을 바라보는 시선과 동방(한국)에서 서구(영국)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서구(영국)에서 보는 서구의 미술과 동양(한국)에서 보는 서구의 미술은 큰 차이가 없으나, 서구에서 보는 동양(한국)의 미술과 동양에서 보는 동양의 미술은 큰 차이가 있다. 그 지각에서 경험되는 “차이의 영역”은 무엇인가가 본 연구의 큰 문제 제기이다. 따라서 연구의 목적은 그 차이의 영역을 어떻게 이론적으로 접근하여 그 문화적 차이를 시각계에서 읽어낼 수 있을까를 탐색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미술사나 미술이론만으로는 풀어내기 힘들기에 다른 담론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문화담론과 정신분석적 시각체계라는 두 가지의 구조틀을 분석의 골격으로 삼고 현대미술과 문화의 관계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현대미술 연구에서 전문성과 다층성을 위해 실제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통섭적 연구를 위해 기존 연구의 검토는 본 연구과제의 유용성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된다. 후기 식민주의와 시각체계의 조합을 구조로 하여 영국과 한국의 현대미술의 소통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본 연구는 기존의 선행연구를 검토하였다.
그 결과 시각체계에 대한 참조나 정신분석적 틀을 갖고 우리의 미술을 보는 연구는 찾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정신분석학이 미술이론과 깊숙이 접목된 서구와는 달리, 우리 화단에서는 정신분석학의 시각체계가 상대적으로 생소하기 때문이었다. 미술과의 연계를 꾀한 담론들 중에서 정신분석은 아직 우리문화로 체화되는 초기 단계라 보아진다. 본 연구가 기대는 시각구조가 정신분석학적 체계에서 오는 것은 이런 점에서 미약하나마 학문적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연구의 나머지 반에 작용하는 후기식민주의 혹은 탈식민주의는 선행연구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이와 연관한 미술이론의 연구는 90년대 말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선행연구를 검토해 보았을 때 본 연구를 위해 부분적인 참고는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본 연구의 주제와 유사한 내용의 논문은 없었다. 요컨대, 서구(영국)문화와 동양(한국)문화 사이의 상호소통적 인식 구조를 현대미술의 수용과 이해를 통해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연구는 를 찾을 수 없었다. 이를 본 연구내용의 독창성이라고 본다면 후자를 위해서 참조하는 정신분석학에 근거한 시각 이론은 을 참조하려는 것이다. 즉, 쟈크 라캉의 시각체계 이론은 주체와 타자 사이의 근본적 연계를 상정하고 그 안에서 부각되는 주체의 발현을 제시하는데, 이것은 본 연구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유용한 시각구조인 셈이다.
후기식민주의의 축과 더불어 정신분석적 시각 틀을 또 다른 축으로 삼는 이중구조는 본 프로젝트의 독창적일 수 있는 방법론이라 사료된다. 즉, 본 연구의 골격은 크게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과 포스트콜로니얼리즘의 두 가지 축이 이루고 있으며, 그 안에서 파생되는 문화 정체성, 권력 관계를 통하여 현대미술을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접근하려는 연구의 목적을 갖는다.
이 연구가 지닌 독창적 방법론에는 ‘Readership(독해)’ 개념을 적극 활용하여 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이것은 지각의 문제이며, 연구의 핵심이다. 이것은 ‘Authorship(저자)’ 로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현대미술을 바라보고 접근하는 독창적인 방법이다.
서구(영국)에서 보는 서구의 미술과 동양(한국)에서 보는 서구의 미술은 큰 차이가 없으나, 서구에서 보는 동양(한국)의 미술과 동양에서 보는 동양의 미술은 큰 차이가 있다. 그 지각의 차이의 영역은 무엇인가? 그들은 서구를 문화의 중심(Centre)에 두고, 동양을 주변(Periphery)으로 바라 본 권력관계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서구에서 동양의 미술을 생각할 수 있는 이해의 수준과 폭이 적고 많은 차이가 생긴 연유이다. 본 영국에서는 동양(한국)이 서구(영국)를 어떻게 보는 가, 또 반대로 서구(영국)는 동양(한국)을 어떻게 보는 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서구와 동양사이의 이해의 간극을 드러내고 논의로 끌어들여, 서구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한국미술에 대한 그들의 인식과 이해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시의 기획의도가 어떻게 수용되는가를 살펴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