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내리고,영업시간을 연장한 데 이어 휴무일까지 줄이는 등 ‘3파괴’를 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정기세일 기간 중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백화점들이 매출 확대를 위해 다음달부터 30분에서 1시간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한다.
롯데백화점은 5월부터 본점·잠실점 등 11개 점포의 영업 마감시간을 평일에는 오후 7시30분에서 오후 8시로,금·토·일요일에는 8시30분으로 연장키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부터 강남점과 영등포점의 영업시간을 30분 늘려 오후 8시까지 열고 있으며,현대백화점도 이번 주초 노조측과 영업 마감시간을 30분 가량 늦추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부터 연장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랜드백화점도 다음달부터 식품매장에 이어 잡화매장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키로 결정했다.
백화점에 이어 대형 할인점들도 연장영업에 돌입한다. 롯데마트는 5월부터 10월 말까지 전국 31개 모든 점포의 영업마감 시간을 점포별로 30분에서 1시간 가량 늦춰 오후 10시30분 또는 11시까지 개장한다. 뉴코아 킴스클럽도 다음달부터 일부 점포의 영업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늦추기로 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이 올해부터 수도권 4개점 휴무일을 월 2회에서 1회로 줄이자 다른 대형백화점들도 노조측과 휴무일 축소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가격 파괴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할인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1000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10% 일괄 인하하는 ‘프라이스 컷’제도를 지난달 도입하자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7일부터 ‘최대규모 최저가격전’을 열고 주요 생필품 70여가지를 최고 50%까지 싸게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27일까지 100여개 주요 생필품에 대해 평균 30%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으며,그랜드마트도 100대 생필품을 20∼40% 할인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반까지 이어진 내수활황에 고무된 유통업체들이 무리한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이다 올 들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자 매출감소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 할인이 납품업체의 마진축소로 인한 품질하락으로 이어지고,연장영업이 서비스 질저하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통업체들의 이같은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그다지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