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1일 (세계일주여행 401일차 / KL 4일차)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단잠을 잤습니다. 지금 묵게 된 Backpackers’
Travellers Inn은
창문이 밖으로 나 있지 않은 관계로 커튼만 치면 완전 암흑 세상이 됩니다. 그래서 아침 해가 짱 떠도
깊이 잘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그리고 덥지 않아서 더더욱..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 오늘은 페트로나스
타워의 Sky
Bridge에 가기는 틀렸습니다(아침 일찍
가야 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쇼핑천국이라는 부킷빈땅(Bukit
Bintang)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아침은 여느 때처럼 맥모닝으로 해결하고
무선인터넷을 실컷 즐깁니다. 그리고 숙소로 들어가기 전 대충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에 부킷빈땅으로 출발합니다. 차이나타운에서
부킷빈땅까지는 버스도 무지 많습니다만 구경하면서 슬슬 걸어가도
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오늘은 해가 구름에 자주 가려서 덥지도 않고 좋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부킷빈땅 구역의 아랫쪽
끝부분에 있는 랜드마크인 타임스퀘어 빌딩이 눈에 들어옵니다. 큰 두 개의 빌딩 사이에 작은 건물이 끼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저 내부가 전부 쇼핑몰입니다. 이 바로 앞으로 모노레일이 지나갑니다. 이쁘고 깜찍하게
생겼네요~ 저거 한번 타 봐야 할텐데…
타임스퀘어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제가 사는 부산
센텀지역에 이번에 새로 생긴 신세계백화점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라고 선전을 하던데 제가
보기에는 타임 스퀘어가 더 커 보입니다. 완전 시원하고 넓찍한 로비~
양쪽 타워는 꼭대기까지 뻥 뚫려 있고
에스켤레이터가 열심히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여기 온 목적은 사실
부킷빈땅 구경도 구경이지만 영화를 한 편 보기 위해서입니다. 말레이시아가 영화가 싸다고 하더라구요. 타임스퀘어 안에는 Golden Screen
Cinemas라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이 입점해 있습니다.
그런데 Kelly양과 제가 영화취향이 정말 달라서 우리는 각자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나중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ㅡㅡ;;; (우린 여행도 이렇게 따로 또 같이…) Kelly양은 Alice in the
wonderland 표를
샀고(11RM) 저는 Edge on
the darkness라는
멜 깁슨 주연 영화 표(8RM)를
샀습니다.
영화관이 있는 섹션에는 바이킹과 롤러코스터
같은 놀이기구들이 있는 작은 놀이동산도 들어와 있습니다. 롯데월드 축소판 같은 느낌이랄까요?
영화를 보기 전에 점심을 먹어야지요. 10층의
푸드코트로 올라갑니다.
짬뽕 비슷한게 있어서 시켜봤습니다. 음.. 무척 매운데 시원한 국물맛이 부족하네요. 그냥 달착지근한 국물에 고춧가루만 확 푼 느낌이랄까요? 달고 맵고
짜네요.
영화는 8RM짜리 답게 무척 재미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영화관
안에 에어컨을
완전 사람 얼어 죽으라고 틀어 놓아서 무척 고통스럽게(?) 영화를 봤습니다. Kelly양과 거의 같은 시간에 영화가 끝나서 함께 얼어죽지
않으려고 열심히 타임스퀘어를 탈출(?) 했습니다. 정문 앞에 좀처럼 보기 힘든 람보르기니 한 대가 서
있네요. 경비원 한 명이 따로 지키고 있더군요.
밖으로 나와 보니 시원한 열대지방
바람이 붑니다. 야자수 잎들이 힘차게 나부끼고 있고요. 우리는
부킷빈땅 거리를 천천히 걸으면서 쇼핑몰들을 구경했습니다.
BB Plaza를 거쳐서 Lot 10이라는 이름의 쇼핑몰도 거치고 반대편 끝에 있는 Pavilion까지
도착했습니다. 타임스퀘어 만큼이나 화려한 또 하나의 쇼핑몰입니다.
역시 내부는 천정까지 시원하게 뻥
뚫린 공간..
에스켤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지하층까지
시원하게 다 보입니다.
지하층에는 건축 디자이너의 개인전 비슷한 것이 열리고 있었고 양편에 커피샵 두
개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꼭
소꿉장난 도구들 같습니다.
여기 5층에는 완전 고급 식당가가 한 층을 빙 둘러가면서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식, 중식, 한식, 베트남, 인도, 터키, 아랍 등등
입점한 음식점들이 모두 최고급을 지향하는 음식점들입니다. 인테리어도 장난 아니고 그만큼 가격도 비쌉니다. 한식당인 다온(Da On)의
제일 저렴한 찌개류는
25링깃(9,000원)입니다. (사진은
시계방향으로 한식당 다온,
레바논 식당, 중식당, 인도식당입니다)
근사한 저녁 한끼 먹어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저렴한 곳에서 먹기로 하고 쇼핑몰 구경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밖으로 나왔더니 KL 시티버스인 Hop On Hop Off가
서 있네요. 24시간 티켓이 38링
깃으로 제법 비싼 이 시티버스는 시내 19곳인가.. 명소들을 돌아다니는데 하루 동안 마음대로 내렸다 탔다
할 수 있습니다. 이틀 티켓도 있는데 아무튼 좀 비쌉니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듯합니다.
차이나 타운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Jalan Alor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 식당가를 지나쳐서 왔습니다. 호객이
매우 심한 곳인데 음식값은 차이나타운보다 약간 더 비싼 듯 하더군요.
특이한 인형들이 마구마구 걸려있는
집이 있어서 신기해서 한 컷.
이렇게 해서 오늘 하루 일과도 끝이
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분명히 손목에 차고 있어야 할 시계가 안보이네요. 또 어딘가에 풀어놓고 잊어버린 것 같은데 어디 두고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인도 마이소르에서 70루피(1,750원) 주고 산 것인데.. 이번에 잊어버리면 4번째 잃어버리는
셈입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리에만 앉으면
손목시계를 풀어버리는 습관 때문에 계속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번 시계는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앞으로 또 시계를 사게 된다면 절대 손목에는 차지
말아야겠습니다. 왜
자꾸 뭘 잃어버릴까요…..흐흑.
첫댓글 안녕하세요~3년후에 세계여행을 실천하기위해 열독하고 있는 애청자입니다.근데 언제 이사다한대요?어휴~
스트레스 받지마시고 그냥 걍 편하게 여행하세요~공지만 하시고~ 준님의 여행스타일이 참 맘에 듭니다. 파이팅
감사합니다.. 저도 암담해요. 그냥 하루에 두세개씩 옮기면 넉달이면 다 옮기지 않을까요?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