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는 소라 껍질, 바다의 소리를 듣는다
20210321
영도의 봉래산 산행을 마친 뒤 반도보라아파트와 함지그린아파트 사이의 함지로를 따라 걸어 내려왔다. 함지로와 절영로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절영로 왼편의 절영해랑길로 들어서서 75광장을 만났다. 지난 1월 23일 중리바닷가에서 허겁지겁 절영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었기에 이번에는 절영해랑길을 따라갈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절영해랑길을 끝까지 따라가지 않고 절영해랑길에서 절영해안산책로의 무지개다리 방향으로 가는 계단을 내려가서 절영해안산책로를 따라갔다. 순간적으로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절영해안산책로를 따라가다가 파도의 광장과 흰여울해안터널을 지나서 오른쪽 피아노계단을 올라가서 이송도전망대에서 해안과 바다 풍경을 조망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75광장의 사자정(獅子亭)에 올라서 남동쪽 풍경을 바라보니 2개월 전 중리해변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서 허겁지겁 달려가던 모습이 추억되었다. 시간에 쫓겨서 천둥을 울리며 번개처럼 해안산책로를 걸어서 제한시간에 맞추어 목표지점에 도착한 그날의 모습은 물에 빠진 생쥐 같았을 것이다. 중리산·영도 해녀문화전시관·중리바닷가·홍등대의 해안 풍경과 태종대 오른편의 주전자섬이 있는 바다 풍경은 먼 타향을 방황하다가 고향에 돌아와 바라보는 풍경처럼 정답다. 눈을 남쪽으로 돌리면 배들이 바다에 머물고 있는 묘박지 풍경은 먼 나라의 풍경처럼 낯선 아름다움을 준다. 고향처럼 정다운 해안선 풍경과 낯선 이국적 바다 풍경, 이 두 개의 풍경은 모두 평화와 안식을 주었다. 고요한 정중동(靜中動) 풍경이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일으켜 주었다.
해랑길에서 해안산책길로 내려가 해녀촌을 지나서 파도의 광장에 이르렀다. "내 귀는 소라 껍질, 바다의 소리를 듣는다." 장 콕토의 시(詩)가 아니어도 파도의 광장에서 밀려오는 파도 소리를 듣는 내 귀는 바위에 붙은 소라 껍질이 되어 파도에 젖는다. 파도에 젖어서 내 귀는 이제 그리운 바다의 파도 소리를 멀리멀리 울려 보낸다. 파도의 광장에서 내 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끊임없이 파도 소리를 울려 보낸다. 내 귀는 소라 껍질, 파도의 광장에서 소리의 환각을 즐겼다.
흰여울해안터널의 빛 속으로 들어가 소리의 환각에서 빛의 환각을 체험한다. 해안터널 속 인조바위에 조명되는 휘황찬란한 빛들은 겨울궁전을 물들이는 마술적 색채들처럼 반짝인다. 환상의 겨울궁전에서 내 눈은 공작새, 스스로 발색(發色)한다. 화려한 색채들을 받아내고 쏘아내는 색채의 공작새는 빛들의 환희를 펼치며 날아오른다.
빛의 환각 밖으로 나왔다.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는가? 피아노계단을 밟으며 이송도전망대에 올랐다. 오후의 바다 풍경을 조망한다. 바다에서 빛의 풍경은 반짝이고 소리의 풍경은 날아간다.
이 시설물이 정자(亭子)일까? 정자라기 보다는 누각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자루(獅子樓)라는 명칭이 어울려 보인다.
왼쪽은 중리산, 중리산 아래 홍등대가 있는 중리해변, 그 뒤에는 영도해녀문화전시관, 해안선 뒤쪽의 주전자섬이 보인다.
건너편 왼쪽이 송도해수욕장, 높이 솟은 빌딩 뒤 왼쪽이 장군산, 빌딩 앞 오른쪽의 남항대교, 그 위의 천마산
왼쪽으로 내려가면 절영해안산책로 체육공원, 곧바로 절영해랑길을 따라가면 바로 왼쪽에 하늘전망대가 나온다.
오른쪽부터 남항대교, 송도해수욕장, 오른쪽 건물 뒤 왼쪽 장군산, 중앙의 진정산, 왼쪽 움푹 파였다가 왼쪽으로 솟은 산봉 옆이 암남공원, 그 왼쪽 아래 동섬과 연결한 용궁구름다리. 육지 맨 왼쪽의 두도전망대, 그 앞의 두도, 맨 뒤쪽으로 쥐섬과 모자섬이 보인다. 걸어본 길이기에 그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가운데 끝으로 목도, 오른쪽으로 두도와 두도전망대, 그 뒤쪽으로 쥐섬과 모자섬이 분명히 보인다.
왼쪽부터 송도해수욕장과 장군산, 남항대교, 천마산, 맨 뒤쪽 끝에 희미하게 시약산과 구덕산이 들어온다.
왼쪽부터 두도, 두도전망대, 중앙의 배 한척 뒤 용궁구름다리와 암남공원, 오른쪽이 진정산, 맨 오른쪽 아래 송도해수욕장
왼쪽 끝에 중리산과 중리해변 그 앞에 주전자섬, 바로 앞 아래는 파도의 광장, 바다의 묘박지 풍경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왼쪽부터 두도, 두도전망대, 용궁구름다리, 암남공원, 중앙의 진정산, 오른쪽 끝의 장군산, 그 아래 송도해수욕장
천마산, 부산 남항, 남항대교, 그리고 맨 뒤 왼쪽의 시약산과 구덕산, 맨 오른쪽은 엄광산인 듯. 오른쪽 위는 흰여울문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