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진에 관심은 많았지만 사진전에 가보기는 처음이었다.
처음 갤러리에 들어섰을때 이미 누군가가 단체 관람을 온 분들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있어서
나는 그저 내 느낌으로만 사진을 감상하였다. 때론 그 분들 주변에서 서성거리며 같이 설명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설명을 듣고보니 설명하시는 분이 다름아닌 작가분이었다. 그렇게 크지않은 전시였지만 작가분이 직접 작품설명을 한다는 것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사실 사진이란게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당시의 작품을 찍으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들으면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에 관람내내 있는듯 없는듯 작가분의 말을 들으며 함께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사진 하나하나에 큰 의미가 숨어져 있었고 보면 볼수록 사진에 빠져들었다. 작가는 본인의 고향인 안면도에 돌아가서 보고 느낀것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주로 안면도의 쓰레기와 자연을 찍었는데 사실 난 여기서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면 그저 아름다운것들을 찍으려 했고, 단 한번도 쓰레기가 내 사진의 피사체가 될 수 있을거란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하지만 작가는 쓰레기 또한 자연의 일부이고 사람과 자연이 어울리는 지구에 필수 불가결한 매개체로 생각했다.
또한 쓰레기를 찍으며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봤을 때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을 조금이라도 느끼길 원하기도 하였다.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가 섬으로 들어오며 섬의 일부,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위 작품을 통해 보여준것 같다.
작가는 단지 사진에 그치지 않고 그위에 여러 예술적 표현담아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 사진은 유일하게 초점도 안맞고 흔들리는 사진작품으로서 질이 떨어지는 작품이다. 이 사진을 전시에 내놓은 이유가 너무나 궁금하여 관람을 마치고 작가분께 직접 그 이유를 물었다. 이 사진 주변에는 부표사진이 굉장히 많은데 당시 이 할머니를 찍을 당시에 본인이 길을 잃었는데 할머니께서 다 큰 처녀가 밤에 돌아다니냐며 야단을 치다가 돌멩이를 주워 나가는길을 설명해주셨다고 한다.부표는 어부들에게 양식장을 가리키는 수단이며 육지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라고 한다. 작가는 이 할머니를 자신의 부표라고 여겨 어두운 밤이어서 사진의 질이 좋지 않음에도 할머니를 찍었다고 한다. 그냥 실수라고만 생각했던 사진이 사실 작가 자신에게 큰 의미가 있는 사진이었던 것이다.
관람을 끝내고 작가분과 이런저런 얘기도하고 궁금한것도 물어볼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고, 함께 사진도 찍어 주셔서 처음 갔던 전시회 치고는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쉽진 않겠지만 내 사진에도 이야기를 담고 나의 시선을 과감히 담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