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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천(山川)
[청령포(淸泠浦)]
○ 김지남(金止男)
千里遠遠道 천리 머나먼 길,
美人離別秋 미인과 이별한 때,
此心無所着 내 마음 붙일 곳 없어,
下馬臨川流 말에서 내려 냇가에 섰다.
川流亦如我 흐르는 물 역시 나처럼,
嗚咽去不休 울면서 가며 쉬지 않는다.
○ 단종(端宗)
嶺樹參天老 고개마루 나무 하늘 가려 늙고,
溪流得石喧 시냇물 돌 스쳐 운다.
山深多虎豹 산 깊어 호랑이 표범 많아,
不夕掩紫門 저녁도 되지 않아 사립문 닫았다.
○ 박정(朴靖)
天時人事兩悠悠 하늘의 때와 사람의 일 둘 다 아득하니,
芳草今年又滿洲 향기로운 풀 올해도 또 물가에 가득하구나.
白馬未歸村老泣 백마 돌아가지 못하니 촌노 눈물짓고,
靑山無語杜鵑愁 청산은 말없고 두견새 시름하네.
江聲嗚咽流千古 강물 오열하며 천고에 흐르고,
往跡凄凉寄一丘 지난 자취 처량하게 한 언덕에 부쳤다.
自古興亡皆有數 예로부터 흥망엔 모두 운수 있다하니,
傍人莫道說寃幽 곁의 사람들 원망이 깊다 말하지 마시게.
○ 이만영(李晩榮)
堯舜公心竟謬悠 요순의 공정한 마음 끝내 잘못 전해져,
出居何乃浣紗洲 출거한 곳 어찌 비단 빨래하는 물가인가.
寃深蜀魄乾坤老 원한 깊은 촉백 하늘땅 쇠하고,
血汚遊魂草木愁 피로 얼룩져 떠도는 혼에 초목도 시름한다.
當日幾人思舊主 당일에 몇 사람이나 옛 주인 사모하였나,
至今遺俗泣荒丘 지금도 남은 풍속 황량한 언덕에서 눈물 흘린다.
追修祀典無餘憾 사전(祀典)을 새롭게 수리하니 남은 유감없어,
歲久皇明始燭幽 세월 오래도록 큰 밝음으로 어두운 곳 밝히네.
○ 박수검(朴守儉)
靑山隱隱水悠悠 청산은 은은하고 물은 유유히 흐르는데,
客子初尋帝子洲 나그네 처음 제왕의 고을 찾았다.
湘浦夜深瑤瑟怨 상강에 밤이 깊어 비파 소리 슬프고,
錦城春盡杜鵑愁 금성에 봄 다하니 두견새 시름한다.
凄凉往事雲千載 처량한 지난 날 천년의 구름이요,
寂寞荒陵土一丘 적막한 거친 무덤 한 언덕의 흙이라.
梅竹觀風何處是 매죽루와 관풍루 어느 곳이뇨,
馬嘶無跡洞天幽 신마 울며 자취 감추니 골짝과 하늘 그윽하다.
○ 윤순거(尹舜舉)
惻愴當時事謬悠 당시 일이 잘못 되었음을 슬퍼하나니,
纁黃攬涕立空洲 해질녘 눈물 훔치며 텅 빈 강가에 서 있다.
陰崖合沓水聲怨 그늘진 벼랑 중첩하여 원망하는 물소리,
老樹蒼茫雲氣愁 늙은 나무 아득하게 구름도 스산하네.
豈憶深宮擁嬪御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궁궐에서 궁녀들 옹위하고 있다가,
終悲華屋落山丘 마침내 궁중에서 산골로 쫓겨나게 될 줄을.
秪今化鳥年年哭 지금 새가 되어 해마다 울어,
血染寒花夜壑幽 밤마다 깊은 골짜기에서 피로 차가운 꽃을 물들인다네.
○ 박기정(朴基正)
신해(1791) 4월 자규루에 어제(御製) 봉안하고 차사원(差使員)으로 일을 마치고 난 후 감격하여 짓다.
感古推仁聖孝隆 옛일에 마음 움직여 인을 펼치신 성스러움과 효성 지극하니,
煌煌遺什越山中 찬란하게 영월 산중에 글을 남기시었구나.
旌旗影野蛟龍煥 깃발 그림자 들판에 비치니 교룡이 꿈틀대는 듯하고,
笙管干霄霧雨空 악기소리 안개비 내리는 하늘로 울려 퍼진다.
宸極威儀今日備 대궐의 위엄있는 모습 오늘에야 갖췄지만,
吏民哀慕昔年同 백성의 슬퍼하고 사모한 마음 예전이나 변함없네.
微臣陪奉偏霑臆 미신(微臣) 수행하니 남달리 가슴에 눈물 젖고,
忠正雲孫佩府銅 충정(忠正)한 운손(雲孫) 관아 도장 찼구나.
○ 이운서(李雲瑞)
立馬江邊問地名 강가에 말 세우고 지명을 물으니,
鳴波一曲是淸泠 파도 소리 한 곡조 이곳이 청령포라 하네.
凄凉帝舜南巡蹟 순임금 남쪽으로 순행하신 자취 처량한데,
惟有東風杜宇聲 오로지 동풍에 두견새 울음소리뿐이라.
哀哉淸泠水 슬프구나! 청령포 물이여,
千古未流寃 천년 원통함 흘려보내지 못하였으니.
石戴巡車轍 돌엔 순행하던 수레자국 남았지만,
沙侵御履痕 모래엔 임금의 자취 사라졌네.
行人長掩涕 행인 오래도록 눈물을 닦고,
志士欲忘元 지사 근본을 잊으려 할까나.
今日百般感 오늘 온갖 감회가 드니,
小臣和義孫 소신은 화의군(和義君) 후손이라.
2. 고적(古蹟)
[주필대(駐蹕臺)]
○ 이상설(李相說)
駐蹕臺惟我局東 주필대는 생각건대 우리 지역의 동쪽,
隆師王德與天同 훌륭한 스승과 왕의 덕은 하늘과 한 가지.
老嫗孤忠鳴在沼 늙은 할미의 외로운 충정 연못에서 울고,
先生大義仰餘風 선생의 큰 의리 남아있는 풍속으로 우러른다.
五百年光祥日下 오백 년 광채 상서로운 햇빛아래 빛나는데,
三千里地覺林中 삼천 리 땅 각림사 가운데에 있다.
至今重建臨桑海 요즘에 이르러 다시 건립하여 올라보니 많이 변했지만,
永慕飜成泣淚紅 영원히 사모하는 마음 오히려 붉은 눈물로 떨어진다.
[주천석(酒泉石)]
○ 강희맹(姜希孟)
星君以酒名於天 북두칠성 술로 하늘에서 이름 떨치고,
坤靈釀液流於泉 땅의 신령은 진액 빚어 샘물에 흘려보냈다는데.
鄙俗寄知皆假稱 비루한 속인들 알려하니 모두 거짓으로 일컬어,
騁以怪談猶流傳 괴상한 이야기 즐겨 아직도 흘려 전하네.
原城部曲古縣石 원성부곡 옛 고을 서쪽에,
斷峯突兀臨蒼然 깎아지른 봉우리 우뚝 솟아 아득히 서 있네.
崖下泓澄瞰黝碧 벼랑 아래 물 깊고 맑아서 굽어보면 검푸른데,
石槽破碎橫江堧 돌 술통 깨져 강가에 비껴 있네.
人言槽在蒼崖巓 사람들 말하기를 술통이 아득한 벼랑 위에 있을 때에는,
淸濁自湧休論錢 청주도 탁주도 저절로 솟아올라 술값도 따지지 않았다지.
千鍾爲澆百斛洗 천 종을 마셔 근심 씻고 백 곡을 마셔 마음 씻으라 하더니,
玉山自倒春風前 옥산이 봄바람 앞에 스스로 거꾸러졌네.
天工人意合自然 하늘의 작품과 사람 뜻 자연스럽게 맞았는데,
何人强欲村中遷 어느 누가 억지로 마을 가운데로 옮기려 했던가.
羣靈爲怒猜物物 여러 신령들 노여워져 만든 물건들 의심하여,
劈取槽石歸重淵 돌술통 쪼개어 깊은 못 속에 가라앉혔지.
靈波堆渴石猶完 신령한 물결 비록 말라도 돌은 오히려 완전한데,
至今遺跡管河邊 이제까지 남긴 흔적 물가 맡아 다스리네.
我聞此語乍信疑 내 이 말 듣고 믿기도 하고 의심하기도 하나,
臨淵恐有神蛟淵 못에 이르면 혹시라도 이무기가 침을 흘릴까 두렵네.
我欲鼓浪溯淸冷 내 물결을 두드려 청령포로 올라가며,
打起霹靂如當年 옛날 그때처럼 벼락을 두드려 일으키고.
幷取途中一片石 아울러 가는 길에 한 조각 남은 돌 가져다가,
盡輸水府供謫仙 전부 물나라로 보내 이적선에게 바치고 싶네.
○ 성임(成任)
不是無懷卽葛天 무회씨 아니면 갈천씨,
有酒有酒如湧泉 술이 있네, 술이 있어 펑펑 솟는 샘물 같네.
滴瀝纔從岩石注 물방울로 똑똑 겨우 바위 사이로 흘러들더니,
瀲艶已向樽罍傳 어느 사이에 철철 넘쳐 술통 향하여 흘러나왔네.
醞釀非是麯蘖力 술누룩으로 빚은 것 아니어서,
至味不和皎自然 지극한 맛 따뜻하지 않아도 깨끗하기 스스로 그러하네.
一歉神遊泬漻上 한 번 마시면 가을 하늘에서 노니는 듯 정신 맑고,
再飮夢到蓬萊堧 두 번 마시면 꿈에 봉래산 도달한 듯.
源源自是用不竭 솟고 솟아 마시고 마셔도 마르지 않으니,
但應取醉何論錢 다만 취하고자 할 뿐 어찌 값을 따지리.
當時名縣意有在 당시에 고을 이름 붙인 뜻 여기에 있어,
玆靈赫赫興無前 이 영험 빛나고 빛나 이런 흥 전엔 없었지.
終是山下鬼神惜 마침내 산 아래 귀신들 시기하여,
雷雨焂忽中夜遷 갑자기 우레와 폭우로 한밤중에 옮겨 버렸네.
不爲玉檢開深壑 옥검을 위하여 깊은 골짜기 열어,
定貯金甕藏重淵 금 단지에 담아 깊은 연못에 감추었네.
遺跡寥寥不復見 남긴 자취 적적하여 다시 볼 수 없고,
惟有新石橫道邊 오직 끊어진 돌 조각만 길가에 비껴있네.
我欲廻天返舊脉 내 하늘 되돌려 옛날 샘의 맥을 돌려놓으려 하니,
莫敎世人流饞涎 세상 사람들 군침 흘리지 말도록 하게나.
願羞蟠桃薦明主 원컨대 반도 곁들여 밝은 임금께 바쳐,
應須一酌當年年 한 잔 따라 올려 천 년의 수 축원하고.
萬酌當期萬萬歲 일만 잔 올려 다시 만만세 기약하여,
長御法宮朝羣仙 영원히 법궁에 납시어 뭇 신선들 조알 받으셨으면.
○ 박팽년(朴彭年)
廟堂深處動哀絲 묘당(廟堂) 깊은 곳에 거문고 소리 구슬프니,
萬事如今摠不知 세상 만사가 오늘과 같을지 모두 알지 못하였네.
柳綠東風吹細細 버들잎 푸르고 동풍(東風)은 솔솔 부는데,
花明春日正遲遲 꽃이 희고 밝은 봄날은 길고도 기네.
先王大業抽金櫃 선왕(先王)의 대업은 금궤에 거둬두고,
聖主鴻恩倒玉扈 성주(聖主)의 큰 은혜는 옥잔에 비끼네.
不樂何爲長不樂 즐겁지 않다고 어찌 오래도록 즐겁지 않으리오,
賡歌飽醉太平時 태평성대되면 배불리 먹고 취하며 노래 부르리.
○ 윤두수(尹斗壽)
亂後人家百不存 난리 뒤에 인가는 백에 한 집도 남지 않았는데,
數間祠宇倚山根 두어 칸의 사당은 산기슭에 의지하여 서 있네.
神明自是蒼天佑 신명(神明)이 스스로 옳다고 하고, 하늘이 도우시니,
虜火何能震廟魂 오랑캐의 병화 어찌 능히 사당의 혼령 움직일 수 있으리오.
○ 성삼문(成三問)
食君之食衣君衣 임이 주신 밥을 먹고, 임이 주신 옷을 입었으니,
素志平生莫願違 평소의 뜻을 평생 동안 어기지 않기를 원하였네.
一死固知忠義在 한 번 죽어서 진실로 충의(忠義)가 있음을 알리니,
顯陵松栢夢依依 현릉(顯陵)의 송백(松栢)은 꿈속에 푸르디푸르구나.
○ 이개(李塏)
禹鼎重時生亦大 우나라 구정이 중할 때에는 사는 것도 또한 큰 보람이지만,
鴻毛輕處死猶榮 홍모처럼 가벼이 여겨야 할 때에는 죽는 것도 오히려 영광일세.
明發不寐出門去 새벽녘까지 잠 못 이루고 궁문 밖을 나서니,
顯陵松栢夢中靑 현릉(顯陵)의 송백(松栢)은 꿈속에서 푸르더라.
○ 유응부(兪應孚)
將軍持節鎭夷邊 장군이 절월(節鉞)을 가지고 변경의 오랑캐를 진압하니,
紫塞無塵士卒眠 변방은 조용해지고, 군사들은 조는도다.
駿馬五千嘶柳下 준마(駿馬) 오천 필은 버드나무 아래에서 울고,
良鷹三百坐樓前 좋은 매 삼백 마리는 누(樓) 앞에서 앉아 있도다.
○ 이석형(李石亨)
虞時二女竹 우(虞) 때의 이녀죽(二女竹)과,
秦日夫人松 진(秦)나라 때의 대부송(大夫松).
緃有哀榮異 비록 슬픔과 영화의 차이가 있었겠지만,
寧爲冷熱容 어찌 차갑고 뜨거운 것이 서로 용납될 수 있으리오.
○ 서거정(徐居正)
風雨蕭蕭拂釣磯 비바람 쓸쓸하게 낚시터에 뿌리니,
渭川魚鳥識忘機 위수(渭水)의 고기와 새들 기심(機心)을 잊었구나.
如何老作鷹揚將 어찌하여 늙은 몸으로 뛰어난 장수가 되어,
空使夷齊餓採薇 헛되이 백이숙제로 하여금 고비를 캐어 먹다 굶어 죽게 하였나.
◯ 남효온(南孝溫)
蒯生遇安期 괴철(蒯徹)은 안기생(安期生)을 만나자,
知爲不世翁 비상한 사람인 줄 알았나니.
竪兒看大楚 초(楚)나라 항우를 철없는 아이로 보았고,
蟻封視沛公 한(漢)나라 패공을 개미 보듯이 우습게 보았네.
如何說齊王 괴철은 어찌하여 제왕(齊王)을 설득하여,
願欲作元功 원공(元功)을 세우려 하였던고.
若非桀狗辯 만일 제 주인을 위함이라 변명하지 않았던들,
幾陷大辟中 거의 큰 죄에 빠졌을 것이다.
嗣宗爲亡魏 사종(嗣宗)은 멸망한 위(魏)나라를 위하였고,
媚狐視文帝 문제(文帝)를 여우같이 간사하게 여겼다네.
猖狂引麴生 창광(猖狂)하여 술[麴生]만을 가까이 하고,
六生託末契 육생(六生)이 마지막 끝자리를 차지하였네.
却得僞主婚 거짓 임금과의 혼인을 거절하였으니,
大節昭萬世 크나큰 절개는 만세(萬世)에 밝도다.
賊曾責無禮 적증(賊曾)이 무례하다 책망하였으니,
可笑不自計 가소롭도다! 스스로를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胡元驅大宋 오랑캐 원(元)나라가 송(宋)나라를 몰아내자,
兩京迷黃塵 양경(兩京)은 황진(黃塵)으로 어지러웠네.
魯齋許文正 노재(魯齋) 허문정(許文正)이,
被髮爲其臣 머리를 풀어 헤치고 그들의 신하가 되었다.
欲將堯舜道 요순(堯舜)의 도(道)로,
强敎板屋人 오랑캐를 교화하려 한 것일세.
方圓不能周 모나고 둥근 것은 두루 말할 수 없으니,
畢竟無新民 필경에는 신민(新民)하지 못하였네.
○ 해창위(海昌尉) 오태주(吳泰周)
魯陵今復位 노릉(魯陵)이 이제 복위되니,
至德耀垂裳 지극한 덕이 드리운 의복에 빛나네.
善述希周武 좋은 글은 주(周) 무왕(武王)이 되길 바라고,
至仁法聖湯 지극한 어짊은 성군인 탕왕(湯王)을 본받았네.
盛儀前罕覩 성스런 의례는 전에 보기 드문 것이고,
弘業後逾光 광대한 과업은 후대에 빛을 남기네.
百祿歌淸廟 많은 복록으로 청묘편(淸廟篇)을 노래하니,
綿綿國祚長 오래도록 나라의 길조가 길이 이어지기를.
장릉(莊陵)과 사릉(思陵) 두 능을 경모하다.
陵名追上卽莊思 능명을 추복하여 올리니 장릉과 사릉이라,
象設皆從厚敬儀 상을 놓은 것 모두 경의를 두터이 하기 위해서라네.
早晩身親瞻拜日 아침저녁으로 몸소 배일(排日)을 굽어보고,
微臣情禮少伸時 작은 신하의 정성스런 예의 작게나마 때맞추어 펼치네.
今辰舊版奉移處 오늘 옛 판을 옮겨 봉한 곳,
正是端宗昔日御 이곳이 바로 단종이 옛날에 있던 곳이라네.
二百餘年覩威儀 이백여 년의 위의(威儀)를 보니,
一悲一喜同臣庶 한편으로는 슬프고 또 기쁘니 신하와 백성이 한가지로세.
易圭尊名趨吉辰 서옥(瑞玉)을 바꾸고 이름을 높여 길일을 쫓으니,
神人胥悅縟儀伸 혼령과 사람이 모두 욕의(縟儀)가 펴짐을 기뻐하네.
屛氣陞階初八戶 기운을 막아 비로소 팔호(八戶)로 오르니,
僾然如見愴彌臻 애연하여 슬픔이 다다른 것 같네.
良辰吉日向祧廟 좋은 때 좋은 날 종묘로 향하니,
鳳輦龍旂瑞日照 천자의 수레와 깃발은 상서로운 빛이 비치네.
士女傾城瞻羽旄 사람들 성에 기어올라 깃털 장식을 바라보고,
街衢塡咽老携少 거리 노인이 아이를 이끌고 나와 붐비네.
先朝太廟合情文 선왕의 태묘에 내용과 형식이 부합하여,
祔禮終成此夜分 합사하는 예가 마침내 오늘 밤에 이루어졌네.
神龕正近顯陵室 신주 모신 감실(龕室)은 정녕 현능(顯陵)과 가까워,
仰想聖靈同慰欣 성스런 영혼이 함께 위로하며 기뻐할 것을 우러러 생각하네.
法殿高坐集百僚 법전에 높이 앉으니 온 관료들이 모여 있어,
八音爭奏雜仙韶 여덟 가지 악기 다투어 연주하니 신선의 소리 섞이네.
丹墀齊獻南山壽 정성스러운 섬돌에서 왕업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치니,
千歲聲長動九霄 오랜 세월의 소리가 구천(九天)을 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