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과 천관산 조망하는 지맥 종주 코스
이미지 크게보기천태산에서 본 천관산과 부곡산. 아래로 청교저수지가 보인다. 천태산 옆에 솟은 명산 천관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 하여 ‘천태산 전망바위’라 불린다. 강진 도암만灣에 접한 천태산天台山(549m)은 잘 알려지지 않은 처녀지 같은 곳이지만 경치가 빼어난 산이다.
능선에만 올라서면 3면으로 섬과 바다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장흥 천관산(723.1m)의 걸출한 암봉인 구룡봉, 구정봉, 환희대의 기암괴석과 남서쪽 능선의
웅장한 모습을 접하게 된다.
강진과 장흥 경계에 솟은 천태산은 호남정맥 사자산(668m)에서 출발해
억불산, 괴바위산, 부용산, 천태산을 거쳐 오성산 아래 옹암마을로 빠지는 사자지맥(47㎞)의 중간에 있다.
첩첩산중 오지나 다름없는 곳에 위치하지만 충북 영동 천태산(714.7m), 경남 양산 천태산(630.9m),
전남 화순 천태산(497m)처럼 강진 천태산도 이름값 하는 산이다.
정수사淨水寺를 기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산행은 2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길게 타려면 양암봉(464.9m)을 거쳐 골치재로 이어지는 사자지맥을 이용하면 된다.
지맥길이 대부분 그러하듯 길이 희미하고 잡목이 무성해 나뭇잎이 가득한 계절에는 산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겨울에는 길이 훤히 보이며 잡목의 방해가 적다.
이미지 크게보기정수사 입구에서 왼쪽 길로 가면 정상으로 이어진 들머리가 나온다. 천태산에서 사자지맥으로 향하는 일부 구간은 잔가지가 발목을 잡는 애로를 감수해야 한다.
강진군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있지만 크게 도움되지 않으며 산행표지기도 많지 않다.
GPS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정수사는 신라 말 서기 800년에 창건했다고 전하는 고찰이다. 한때는 상당한 규모의 전각이 있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기도도량으로 유명한 것은 청자를 빚는 도공들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혼을 담아 자기를 빚는 도공들에게 정수사는 정신적인 고향이었다.
이런 연유로 정수사에는 도공들의 장인정신과 넋을 기리기 위한 도조사陶祖祠가 있다.
또한 임진왜란 때 강진 출신 의병장 염걸廉傑(1545~1598)이 왜군을 유인해 싸웠던 격전지이기도 하다.
전승기적비 뒤에 있는 충효사는 염걸 장군의 형제와 아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사당이다.
정수사에서 정상으로 가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절을 끼고 우측으로 1.2㎞ 임도 따라 상암으로 가는 것과,
왼쪽 계곡 따라 가다가 절 뒤로 곧장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왼쪽 길을 택했다.
정수사 입구에 산행개념도가 있고 그 옆으로 시멘트 도로를 따라 150m 가면 우측에 이정표가 있다.
‘천태산 정상 1.7㎞’를 가리킨다.
이미지 크게보기천태산 정상, 정상석에는 ‘천개산 천태봉’이라고 새겨져있다. 처음부터 급하게 오른다. 풀숲에는 풍란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25분 정도면 ‘정상 1.05㎞’ 이정표를 만나고 이후부터는 산죽이 무성한 길이 시작되며
암릉지대부터 경사도가 다소 수그러든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굴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정상석에는 ‘천개산 천태봉’이라고 씌어 있다.
정상석을 세웠던 금릉산악회 김상은(58)씨의 말을 빌리면 ‘덮을 개盖’는 ‘불상을 덮었다’는 의미이며
‘불교와 밀접하다’고 해석한다.
정상석 주변은 시야가 꽉 막혀 있지만 한 발짝만 서쪽으로 가면 낭떠러지 너머로 환상적인 조망이 기다린다.
우측으로 부곡산, 공성산이 있고 정면으로는 회진 앞바다, 그 너머로 약산 삼문산, 거금도 적대봉까지 보인다.
좌측으로는 머슴 등판처럼 떡 벌어진 천관산 남서 능선이 기다리고 있다.
천태산 정상을 벗어나 북쪽 지맥길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키를 훌쩍 넘는 나무들이 빽빽하다.
나뭇가지가 얼굴을 때리기에 앞 사람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7분 정도면 10m 높이의 암릉에서 장쾌한 파노라마 풍광을 마주하게 된다.
왼쪽으로 부용산(609m), 괴바위산(477m) 등 깊고 수려한 능선들이 파도너울 같다.
더 멀리는 덕룡산, 주작산, 두륜산 연봉까지 보인다.
암릉에서 내려갈 때 안전시설은 없지만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내리막길에는 키를 넘는 산죽이 무성하다.
산길 자체가 사라진 지 오래다. 발길 닿는 곳이 길이라는 표현이 옳을 듯싶다.
하지만 곳곳에 있는 표지기는 이정표 역할을 한다. 이곳만 벗어나면 비교적 순탄하다.
이미지 크게보기천태산 정상 앞에 있는 너럭바위 전망대. 깎아지른 절벽너머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천관산 옆 모습을 보여 주는 조망바위
30분 정도면 ‘대계산’ 이정표와 임도를 만난다. 이정표는 방향 파악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측으로 산림도로를 따라 밋밋한 풍경을 20분가량 걸으면 계곡으로 내려간다.
커다란 소나무에서 바라보는 천관산은 또 다른 모습이다. 마치 후덕한 어머니 품과 같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10여 분 내려가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묘 1기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임도를 버리고 우측 언덕에 있는 임도로 올라가야 한다.
15분 정도면 가리재다. 이정표는 없고 선답자의 표지기를 참고해야 한다.
우측 언덕으로 꺾어 올라가면서부터 굴참나무 능선길이 20여 분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청교저수지도 보인다.
천관산을 가까이서 제대로 살펴 볼 수 있는 곳은 양암봉 직전에 있는 천관산 전망바위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서 정면으로 천관산을 바라본다.
면류관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는 지장봉을 비롯한 화려한 암봉이 줄줄이 도열해 있는 모습들이 장관이다.
왼쪽으로 사자머리처럼 우람하게 돌출된 바위가 양암봉이다.
‘천관산 전망바위’에서 내려가는 길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가만히 살펴보면 동쪽 잡목 사이로 안전한 우회길이 있다.
좁다란 능선길 우측으로 보이는 천관산은 화장기 없는 순수의 맨살을 보는 듯하다.
양암봉은 ‘천관산 전망바위’와 비슷한 뷰포인트다. 왼쪽으로는 강진 수인산과 장흥 노승산까지 또렷이 보인다.
양암봉에서 살짝 비켜난 곳에 개인이 설치한 ‘양암봉’ 이정표가 있다. 2분 거리에는 마지막 조망바위가 있다.
이곳을 지나면서부터는 천관산을 등지고 계속 북쪽으로 방향이 꺾인다.
이미지 크게보기천태산 정상을 지나면 사자지맥을 따라 잡목지대를 30분 정도 통과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크게 힘들지 않다. 넓고 평탄한 내리막길이 20여 분 계속된다. 진달래와 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쓰러진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꺾이며 급한 내리막이다. 확 트인 개활지는 목초지대처럼 부드러운 풍경이다.
임도를 만나면 잠시 혼동하기 쉽다. 임도를 타지 말고 계속 능선으로 올라가야 한다.
길이 묵어 있지만 희미한 흔적은 있다.
풍경이 별로 바뀌지 않는 야산 수준의 밋밋한 길을 30여 분 내려가면 울창한 편백림이 나타나고,
그 끝에 도로를 만나는 곳이 골치재다. 천관산자연휴양림 입구이다.
■ 정수사~임도~상암~정상~이정표~임도~정수사 <4.25㎞, 2시간 소요>
■ 정수사~임도~이정표~정상~잡목 구간(사자지맥)~절벽~조망바위1~임도 이정표~조망바위2~
천관산 전망바위~양암봉~조망바위~임도~이정표~능선길~천관산자연휴양림 입구<10㎞, 5시간20분 소요>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강진까지 5시간 거리다.
오전 7시30분부터 2시간마다 출발하며 하루 6회 운행된다. 우등 3만3,200원, 일반 2만2,300원.
강진터미널에서 정수사까지 군내버스는 등 하루 3회(06:50, 12:10, 17:50) 운행하며, 30~40분 소요된다.
강진읍에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 2만5,000원 정도 요금이 나온다. 문의 강진신진택시(061-434-3143)
고려청자박물관은 정수사 진입하기 직전에 위치한다.
고려청자의 생산, 소비, 유통, 변천과정 등 고려청자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고
직접 청자를 빚는 체험존도 있다. 다양한 고려청자가 전시되어 있다.
이용시간은 09:00~18:00, 입장료는 성인 2,000원.
매주 월요일은 휴관. 1월1일과 추석, 설날은 무료 이용가능하다.
칠량면사무소 인근 청자식당(433-1515)은 다시 찾게 되는 맛집이다.
바지락회 하나로 23년째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다.
백반 7,000원, 바지락회 대 3만 원, 소 2만5,000원.
강진의 대표음식은 한정식이다.
예향식당(433-5777), 청자골종가집(433-1100), 해태식당(434-2486), 흥진식당(434-3031) 등
다양한 한정식집이 있다. 개인에 따라 추천하는 집이 다르지만 어디를 가나 대체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