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습(요약? 발췌?)
‘발췌’는 텍스트에서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내는 것이고, ‘요약’은 텍스트의 핵심을 추리는 작업니다. 발췌는 선택이고 요약은 압축이라 할 수 있다. 발췌가 물리적 작업이라면 요약은 화학적 작업이다. 그런데 어떤 텍스트를 잘 요약하려면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담은 부분을 먼저 가려내야 한다. 즉 효과적으로 요약하려면 정확하게 발췌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보면 발췌 요약이라는 말은 요약이라고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요약은 텍스트를 읽고 핵심을 추려 논리적으로 압축하는 작업이다. 텍스트를 이해하고 문장을 만들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독해력과 문장 구사력 그리고 요약 능력은 서로를 북 돋는다 독해력이 좋을수록 요약은 더 잘할 수 있다. 요약을 전제로 텍스트를 읽으면 독해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요약을 열심히 하면 저절로 문장 구사 능력이 발전한다. 텍스트를 요약 훈련을 할 때는 기왕이면 교양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텍스트 요약은 혼자 해도 괜찮지만 여럿이 함께하면 더 좋다. 텍스트를 잘못 읽거나 핵심을 잘못 파악할 경우 혼자 하면 깨닫기 어렵지만 여럿이 하면 저절로 알기 때문이다. -유시민, 글쓰기 특강에서-
“성서를 한 장씩 읽어 나가는데 장의 내용이 많고 적을 수도 있지만 각 장을 읽으신 다음, 그 장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주요 골자를 아주 짧게 두어줄, 서너 줄로 요약을 합니다. 그렇게 짧게 하다 보면 세세한 부분에 정신을 팔기보다는 이 장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어 도움이 되고 성서를 다 읽고 난 후 요약한 노트만을 보아도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도르즈 신부님, 복습에 대한 내용 발췌-
백주간 도움책을 살펴보면 구약은 발췌 또는 요약 또는 발췌+요약을 결합한 형태로 드러난다.신약은 요약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백주간은 복습 방법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백주간 원칙은 요약 요점정리이고 이것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요약의 장점은 크고 많다. 요약이 쉽지 않은 경우 본문을 반복해서 보기 때문에 본문 이해가 깊고 크다. 그러나 초보자가 요점 정리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본문을 여러차례 반복해서 본다는 것도 사실상 어렵고, 훈련되지 않는 사람들이 그것을 정리해서 글로 옮겨 기록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발췌는 요약보다 본문을 대하는 것이 가벼울 수 있지만 나름 강점이 있다. 그것은 방법이 쉽고 본문내용을 통째로 대하는 효율성과 나눔의 통일성이 있다.(그러나 더 합리적인 것은 대상자 수준을 고려해야한다는 적절한 조사 결과가 이미 있다.)
요약 원칙을 강조하는 입장에 대해, 한 가지 공유하고 싶은 사실史實이 있다. 나는 2019년 대전교구 쌍용동 성당에서 소임중, 백주간을 수료한 김혜영 실비아와 이미아 수산나와 함께 수료 축하 세레머니로 춘천 장익 주교님을 찾아 뵈었다. 자유로운 대화가 오가던 중 주교님이 물으셨다. "몇 명이 시작했는데, 둘 만 남았느냐?" 두 사람이 대답했다. "처음에는 여럿이 시작했는데 복습 준비에 요점정리를 강조하니 ‘어렵다’라고 하면서 모두 떨어져 나갔습니다."
나는 평소 이 부분이 매우 궁금하였기에 기회다 싶어 질문 말씀을 드렸다. "주교님 봉사자들 중에 복습시 요점을 필히 강조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하면 좋을까요?" 주교님이 대뜸 목소리를 높여 말씀하셨다. "누가 그래 김영 펠리가 그래?" ‘.....하이고 내가 평생을 성서백주간 작은 모임에서 헌신하신 분들을 주교님 추궁에 누구라고 말씀드릴 수야 없지 않은가? ...아아~ 그런데 이것은 녹취해서 남겼어야 했다. 그러나 너무 돌발적 상황이라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제 주교님은 하느님께 가셨고, 남은 사람 분들이 각자 서로 ‘정통’이라고 우길 헤프닝이 이곳저곳에서 벌어질지도 모르겠기에 이렇게라도 자료 공간에 기록해 두면 뒷날 참고가 되겠다. 요약을 할 경우 본문을 한 두번 읽어서는 곤란하다. 배분된 전장을 요약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요약에 성실하고 투철하다면 본문 이해에 가장 좋겠다. 그런데 나이가 드신 분들은 학교교육에서 이런 훈련이 전무하여 더욱 어렵다. 그에 비해 발췌는 용이하고 여러 장점도 있다. 복습은 저자가 중요하게 여겨 기록한 내용을 찾아 발췌든 요약이든 형편껏 하면 되겠다. 다만 저 편하자고 말씀을 대충 대강 때우지만 말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