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는 茶한잔] <4> 발효 정도 따라 달라지는 ‘색色 향香 미味’
“미생물 의한 발효 아니라
차엽 함유된 폴리페놀이
산화효소에 의해 발효돼
독특한 색, 맛, 향기 뿜어”
차는 발효 정도에 따라 색과 맛, 향기가 달라져 발효도에 따라
녹차(10시 방향부터), 백차, 청차, 황차, 홍차, 흑차로 분류된다.
가장 일반적인 차의 분류는 발효(醱酵) 정도에 따라 6가지로 나눈다.
차의 발효란 보편적으로 말하는 미생물에 의한 발효가 아니라,
차엽에 함유된 주성분인 폴리페놀(polyphenol)이
폴리페놀옥시다아제(polyphenoloxidase)란 산화효소에 의해 산화되어
황색을 나타내는 데아플라빈과 적색의 데아루비긴 등으로 변함과 동시에
여러 가지 성분의 복합적인 변화에 의해 독특한 향기와 맛, 수색을 나타내는 작용이다.
찻잎의 발효정도에 따라서 색과 맛, 향기가 달라지므로
발효도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음용된 차는 녹차다.
녹차는 발효가 안 된 차라는 의미로 10% 이하의 비발효차를 뜻한다.
실제 대부분 녹차의 산화발효도는 약 5% 내외이며, 제다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다.
녹차 제다법은 채엽, 탄방(放), 살청(殺靑), 유념(捻), 건조(乾燥) 등 크게 네 가지 제다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 중 살청은 찻잎에 있는 단백질 산화효소를 신속하게 불활성화시키는 것인데,
무쇠 솥에 덖거나 증기로 찌는 방식으로 상당히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유념은 살청이 끝난 찻잎에 압력을 가해 찻잎에 함유된 화학성분들이 쉽게 추출될 수 있도록
세포조직을 파괴하는 과정이다. 차의 맛과 모양이 상당부분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각 공정에 의해 완성된 녹차는 가공원료와 가공방법에 의해 분류한다.
녹차의 품질 특성을 보면 우수한 녹차는 일반적으로 우리기 전의 차를 보면 연녹색을 띠며,
찻물색 또한 연한 푸른 녹색이다. 우린 잎은 연하고 푸르른 녹색이거나 황록색이다.
그윽한 꽃향기를 가진 차를 높게 평가하며 우린 찻물색은 맑고, 향은 은은하고,
맛은 신선하고 입안을 부드럽고 상쾌하게 한다.
아주 약하게 발효한 백차(白茶)는 15% 내외의 발효과정을 거친 차를 이른다.
백차 제다법은 위조(萎凋)와 건조, 2단계 공정의 과정만을 거쳐 만들어진다.
솜털이 많은 차나무 품종의 찻잎을 원료로 긴 시간 시들기만으로 가볍게 발효시킨 후
건조하는 흰솜털이 많이 보이는 약발효차(微醱酵茶)이다.
백차는 어린 싹으로만 만든 백아차(白芽茶)와
1창 1기~3기로 만들어지는 백엽차(白葉茶)로 나누어지는데,
차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백호은침(白毫銀針)이 백아차에 속하고,
백차지만 흰색으로만 보이지 않고 흰색 녹색 갈색 등이 어우러진
백모란(白牧丹), 공미(貢眉), 수미(壽眉) 등은 백엽차에 속한다.
후발효차에 속하는 황차(黃茶)는 초청(炒), 유념, 민황(悶), 건조의 공정을 거쳐 만든
경발효차(輕醱酵茶)에 속한다. 발효 정도는 10~25%이다.
황차는 찻잎색이 황색이고 찻물색도 황색, 우린 찻잎색 또한 황색을 띠고 있어 삼황(三黃)차라 한다.
향과 맛은 맑고 순하며, 독특하다. 황차의 제다는 녹차 1차 가공공정과 같으나
유념 전후에 민황이라는 발효과정을 하나 더 거친다.
황차는 채엽시 여린 정도에 따라 황아차(黃芽茶), 황소차(黃小茶), 황대차(黃大茶) 등으로 분류된다.
청차(靑茶)는 중국 복건성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지게 되었고
18~19세기에는 유럽까지 널리 알려졌다.
19세기 청차의 생산지는 복건성 북부에서 남부까지 전 지역이었고,
광동성 동부 및 대만에서도 생산되었다.
청차의 주산지는 복건성 남부지역인 민남(南)의 안계(安溪)와
북부지역인 무이산(武夷山)을 중심으로 발전되었다.
차의 특성은 대체로 차색상이 짙은 녹색과 청갈색이며, 이로 인해 ‘청차’라고 불린다.
찻물색은 녹황색에서 황갈색까지 다양하며 천연의 꽃과 과일향이 나고, 맛은 짙고 두텁다.
대부분의 청차는 우린 잎의 일부분이 홍색이고 나머지 부분은 녹색이어서
‘녹엽홍양변(綠葉紅邊)’이라고 표현한다. 녹색 찻잎의 가장자리에 붉은 현상이 나타난다.
청차의 종류는 발효 정도에 따라 약10~ 75%까지 큰 차이가 나며 차의 특성도 다양하다.
제다법은 햇빛 위조, 실내 위조, 요청과 정치(精置), 초청, 유념, 건조로
많은 공정을 거쳐야 완성되는 차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차는 홍차(紅茶)라 할 수 있다.
발효 정도가 40~95%인 효소성 강산화차이다.
홍차는 중국에서 개발되어 오늘날 세계에서 생산, 교역, 소비에 있어
최대량를 이루고 있는 효소성에 의한 강산화 발효차이다.
홍차는 인도, 중국, 스리랑카, 케냐, 튀르키예 이외에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주로 생산된다.
현재 차 생산 국가 중 최대 차 생산국에 속하는 인도와 스리랑카, 케냐 등이
세계 홍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홍차의 최초 개발국이면서 종주국인 중국이 미미하게 줄었으나
최근에 소비가 늘고 있다.
홍차는 강발효차이기 때문에 제다법은 위조, 유념 또는 유절(切) 로터벤기(rotervane), CTC기,
산화발효, 홍건(烘乾) 등의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제다과정의 특성에 따라 잎차(紅條茶)인 소종홍차(小種紅茶)와 공부홍차(工夫紅茶),
파쇄형(破碎形)인 홍쇄차(紅碎茶), 그리고 홍전차(紅茶)로 분류한다.
80~98% 발효하는 흑차(黑茶)는 강한 후발효차에 해당한다.
흑차는 중국의 변방민족들이 주로 음용하는 차로, 거친 생엽으로 가공하고
차마교역에 의해 발전되어온 특별한 차류이기 때문에 ‘번차(番茶)’라고 불리기도 했다.
생산지역으로 분류되는 주요한 흑차는 중국의 호남흑차, 호북흑차인 청전차,
사천흑차인 사천변차, 운남흑차, 광서흑차 등이며,
일본은 도야마현(富山縣) 아사히마찌(朝日町)의 도야마흑차(富山黑茶)가 생산되고 있다.
흑차의 생엽은 비교적 쇠고 거칠다. 쇤잎과 줄기가 포함된 신초(新梢)를 사용하여
제다과정에서 퇴적공정을 가져 후발효되는 차로서 발효 시간이 비교적 길다.
그래서 발효과정에 의해 찻잎의 색이 윤기 있는 검은색 또는 흑갈색이 되므로
흑차라고 부르는 후발효차다. 흑차는 외형이 거칠고 크며 색택은 흑갈색이고,
찻물색은 짙은 붉은색을 띤 등황색이다.
안연춘 현명원 T아트문화원 원장
[불교신문 3747호/2022년12월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