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연변 산행'의 이번 달 산행은 오봉산(해발 779m)이었습니다. 14인의 동문 산우가 참여하여 무사히 오를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3회 산행에는 참석 못 하였지만 이번에는 꼭 참가하기로 다짐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8시 38분 청량리역 출발하는 ITX-청춘에 올랐더니 열차는 한 시간도 안 되어 9시 34분(실제로는 9시 36분)에 남춘천역에 도착했습니다. 미리 온 동문들과 인사하고 나중에 오는 동문을 기다리다가 역 앞 닭갈빗집 앞에서 기다리는 중형 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닭갈빗집의 배려로 준비된 버스인데 우선 산 들머리인 배후령까지 우리를 태워다 준 뒤에 시내로 돌아오고, 하산해서는 청평사-소양댐 간을 우리가 배를 이용하면 소양댐에서 다시 우리를 음식점으로 데리고 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참석자 : 24이규성, 황의천, 29양장근, 30박형열, 31김종철, 신윤수, 33김태석, 이우교, 35손용준, 정광윤, 최수범, 39김대휴, 김종상, 45박용철(14인)
9시 55분경 마지막 산우가 버스에 탑승하여 출발하였습니다. 버스는 강을 끼고 달리다가 천전3리에서 좌로 90도를 꺾어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여, 구불구불한 배후령길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다가 길의 맨 꼭대기인 배후령에 도착하였습니다.(10:31)
버스에서 내려서 산행 준비를 하고 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10시 36분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비가 약하게 내려 우산을 폈습니다. 초장부터 경사가 급하여 조금은 힘이 들었습니다. 배후령의 고도가 600m 가까이 되어 정상인 오봉산(779m)까지 수직으로 약 180m만 올라가면 되기에 크게 걱정은 안 되었습니다. 급경사 길을 수직으로 약 100m가량 힘들게 올라가니 경사가 완화되더니 길은 오히려 아래로 경사가 져 있어 여유를 갖고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선 다 졌을 진달래가 철을 맞아 한창이었고 활엽수의 나뭇잎들은 채 다 나오지 않았으나 반 이상 잎이 나와서 연두색으로 치장하고 있었습니다. 기온은 조금 높아서 옷 속에선 땀이 솟기 시작했습니다.
우측으로 아래쪽에 소양호의 호수와 청평사가 보여야 하는데 날이 궂은 탓에 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봉산은 5개의 봉우리를 이야기하는 산인지라 먼저 제1봉에 도착하였습니다.(10:54) 계속되는 산길은 잘 다듬어져 있었고 고즈넉하게 조용히 뻗어 있어 걷기에 아주 훌륭했습니다. 계속해서 제2봉, 3봉, 4봉을 거쳐 제5봉이자 정상인 오봉산(해발 779m)에 도착하였습니다.(11:53) 여기서 식사하기 위해 자리를 폈습니다. 식사하는 동안 후미도 도착하여 단란하게 같이 식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12시 45분 경, 정상을 떠나 이제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조금 진행하니 급한 경사길인데 좁은 바위굴을 통과하는 곳에 맞닥뜨렸으나 힘이 들었지만 조심해서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13:00) 약 10분 후에는 갈림길이 나왔는데 오른쪽을 택하여 경사가 심한 곳의 계단을 딛으며 내려왔습니다. 급경사는 계단이 끝나고도 계속되었는데 길에 돌이 깔려 있어 걷기에 불편한 길이 한참을 이어졌습니다.
13:39, 번뇌를 씻는다는 척번대(滌煩臺)를 지나서 절에 가까워지니 길에 돌이 사라지고 걷기에 좋아졌습니다. 13:50, 두 기의 부도가 있는 곳을 지나니 곧 청평사 절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13:54) 대웅전 마당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위해 등을 빼곡히 달아 놓아서 대웅전의 온전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였습니다. 절을 잠시 둘러 보고 소양댐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서둘러서 걸었습니다. 오후 14:30이 배 시각인데 5분 전에 선착장에 도착하여 무사히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요금 1인 6,000원) 청평사 선착장에서 소양댐 선착장까지의 뱃길은 약 3.4km밖에 안 되어 호수의 시원한 경치를 보며 항해하니 23분 지나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선착장에서 댐의 상부로 올라와서 버스정류장에서 아침에 탔던 버스를 불렀습니다. 버스가 아래 주차장에서 기다리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소양강 다목적댐 준공 기념탑” 앞에서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버스에 올라 남춘천역 앞 닭갈빗집으로 왔습니다.(15:41) 뒤풀이를 가졌는데 안주로는 닭갈비와 취향에 따라 막걸리나, 소주, 맥주를 마시며 무사 산행을 축하하고 건배하였습니다. 전철을 타고 서울로 무사히 돌아왔는데 미진한 5인은 상봉역에 내려서 근처 음식점에서 한 잔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소양댐 한쪽에 우뚝 솟아 있는 오봉산은 그 아래에 청평사를 품고 있으며 아기자기한 암릉을 밟는 암릉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바위 위에서 자란 소나무들이 멋진 경치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약하게 내리는 봄비를 부릅쓰고 위험한 산길을 무사히 지나오며 좋은 경치를 즐겼던 하루였습니다. 같은 경험을 하면서 동문 산우들과의 우정도 더 두터워졌습니다.
산행 후 시를 한 수 써 봅니다.
오봉산에 올랐다 청평사로 내려가다
해발 600m 배후령 들머리
차를 이용해 올라가니 쉽다
수직으로 180m만 올라가면 정상
정상 후는 청평사까지 내리막이다
진달래 울긋불긋 온 산을 물들이고
갓 피어난 신갈나무 잎들
연두색으로 물 들으니
산 밑의 짙은 봄 대신
옅은 봄이 산 위에 가득하다
봄비가 와봤자 약하지만은
산행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나
숲과 바위를 습기로 덮어
물기가 반짝반짝 윤기가 난다
바위 위에 자란 소나무
정말 신기한데
멀리 호수와 같이 찍으면
명품 사진 된다
779m 정상에 자리를 펴고
정상주 한 잔에 땀을 식히고
정성스러운 도시락에 배가 부르다
경사진 바위굴 힘들게 통과하니
급한 계단길이 기다리고 있다
경사길에 돌이 튀어나와 험상궂은데
내려가는 이 길은 끝이 없는 듯
걸음을 더디게 하던 돌이 박힌 길
척번대(滌煩臺) 지나서야 평탄해지니
번뇌를 씻는다는 말 그럴듯하다
청평사 대웅전 앞 초파일 연등
불덕찬양 부처귀의 원하는 이
수없이 많네
고려시대 권신 이자겸의 사촌 이자현 영감
벼슬도 버리고 가족도 없이 37년을
유유자적하던 은둔의 도량
청평사 그때 이름은 문수원이었다고
선(禪)정원의 원조인 영지가 있고
구송폭포와 공주와 상사뱀 이야기 등
명승과 역사, 설화가 얽힌 천하의 명당이다
소양댐까지 배 타고 25분
청평사서 나오기는 간단한 항해
넓디 넓은 소양호를 바라보면은
몸속으로 차오르는 호연지기를
주체할 수 없음을 느끼게 되리
아름다운 이 강산 오늘 하루도
삼각산 후예들과 유람을 했다
첫댓글 험한산 우중산행도 안전하게 답파한 회원님들 모두모두 장하심니다
산행기따라 한참을 따라 보았습니다
언제 그런산행할지 부럽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