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 길라잡이 초급과정 1강
아신 빠라구 스님
1, 서문
(1) 아비담마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아비담마를 이해하지 못하면 청정도론을 이해할 수 없고 청정도론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좌부 불교를 이해할 수 없다.
상좌부 불교를 이해하지 못하면 빠알리 삼장도 결코 깊이 있게 파악하지 못한다.' (p26)
아비담마를 모른다면 빠타나(paṭṭhāna 조건관계)를 공부하건, 12연기를 공부하건, 청정도론을 공부하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아비담마 내용은 기본이고, 아비담마를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12연기, 빠타나, 청정도론 등의 내용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2) 어떤 책을 공부하게 되는가?
아비담마 관련 책은 다양하게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상좌부 아비담마를 체계적이고 간략하게 서술해 놓은 책이 없을까 하고 상좌부 불교를 공부한 분들, 특히 남방의 상좌부 스님들에게 문의하면 반드시 듣게 되는 대답이 바로 본서의 저본인 '아비담맛타상가하' ( Abhidhammattha Saṅgaha )이다.' (p27)
우리가 공부하게 될 책 이름은 '아비담맛타상가하' ( Abhidhammattha-saṅgaha )이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아비담마를 체계적이고 간략하게 정리해 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만 잘 공부해도 아비담마에 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질 수 있다.
책의 저자 - 대략 10-11세기쯤 아누룻다 스님이 쓴 것으로 추정될 뿐 저자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p27)
(3) 책의 제목
아비담맛타상가하' ( Abhidhammattha-saṅgaha )
빨리어의 의미 : 아비담맛타상가하(Abhidhammattha saṅgaha)는 abhidhamma(아비담마)+attha(앗타) + saṅgaha(상가하)의 셋이 합성된 단어이다. (p29)
'아비담마에서 설해진 주제(혹은 의미)들을 아비담맛타라 한다.'(p29)
1) 앗타(attha) - 주제, 의미라는 뜻,
아비담맛타(Abhidhammattha)- 부처님 말씀인 아비담마에 대한 의미, 주제들을 아비담맛타라고 한다.
2) 상가하(saṅgaha) - 요약함이라는 뜻, 요약해서 정리한 내용,
아비담맛타상가하 : 부처님께서 설하신 아비담마 내용을 요약해서 정리해 놓은 책
3) 아비담마(abhidhamma)
니까야에서 접두어 abhi는 대부분이 '위에'의 의미에 해당하는 '능가하는, 수승한, 특별한'의 뜻으로 쓰인다. (p35)
담마 - 법,
아비 - 능가하는, 수승한, 특별한
아비담마 - 능가하는 법, 수승한 법, 특별한 법, 다른 말씀보다 특별한 법
아비담마는 율장, 경장 등 아비담마 외의 부처님 다른 말씀보다 능가하는 내용, 수승한 내용, 특별한 내용이다.
왜 다른 내용보다 아비담마 내용이 특별하고 능가하고 수승한 내용인가?
율장이나 경장에도 아비담마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아비담마에는 부처님께서 다른 내용없이 특별히 아비담마에 대한 내용만 설하셨기 때문에 다른 경전보다 수승하고 특별한 내용이다.
경장은 사람에게 설하는 내용이라 사람의 성격이나 성품, 습관에 따라 설법을 하신다.
율장에도 계율이 정해질 때는 출가자, 사미 스님들이 어기는 것에 따라 내용을 설하셨다.
그러나 아비담마는 오로지 아비담마 성품, 아비담마 성질에 대해서만 설하셨기 때문에 특별하고 능가하는 내용이다.
(4) 아비담마 발전의 세 단계
'불교 적통을 자부하는 상좌부 불교에서는 아비담마 문헌은 역사적으로 세 단계를 통해서 발전하여 왔다.
1)아비담마 삐따까 - 논장의 칠론, 2) 아비담마 주석서 문헌들 - 앗타까타(주석서)와 띠까(복주서)를 포함한 칠론에 대한 주석서 문헌들 3) 후대의 아비담마 개설서이다. (P59)
1) 아비담마 삐따카 (Abhidhamma Piṭaka) -상좌부 아비담마 칠론
논장의 칠론, 7개의 경전, 부처님 원본 말씀,
2) 아비담마 주석서
주석서, 앗타까타(aṭṭhakathā) : 부처님 원본 가지고 해석하는 책.
복주서 , 띠까(ṭīkā) : 주석서를 더 자세하게 해설한 책
3) 후대 아비담마 개설서
후대 다른 훌륭한 스님들이 아비담마에 대해 해설한 책,
부처님 원본 말씀이 있고, 그 원본 말씀을 읽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의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알도록 해석하고 해설한 책이 주석서, 복주서이다.
부처님 말씀 원본만 가지고 공부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주석서, 복주서 말씀은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니까 공부할 필요 없다고 거절하고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주석서, 복주서의 내용을 보면 부처님 말씀을 하나하나 설명한 내용으로 이것을 참고해서 공부해야 확실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
(5) 부처님 말씀의 분류
부처님 말씀을 삼장으로 나누자면
첫번째는 출가자들이 지켜야할 계율에 대한 내용을 율장(위나야 삐따까 Vinaya Piṭaka)이라 한다.
둘째는 경장(숫따 삐따까 Sutta Piṭaka)으로 다양한 경들로 정리한 것이다.
셋째는 논장 (아비담마 삐따까 Abhidhamma Piṭaka)는 아비담마 내용의 문장이다.
이렇게 부처님 말씀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싶다면 삼장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부처님 시대부터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한 것은 아니며 당시는 삼장을 구별하지 않고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법문을 하셨다.
부처님 사후 일차 결집 이후부터 부처님 법을 정리한 것으로 삐따카(piṭaka)는 바구니라는 뜻이다.
부처님 제자들은 내용에 따라서 계율에 대한 것은 계율에 대해 정리한 위나야 삐다까(Vinaya Piṭaka)에 넣어 정리했고, 아비담마에 대한 내용은 아비담마 삐따까(Abhidhamma Piṭaka)에, 계율에 대한 것도 아니고 아비담마에 대한 내용도 아닌 것을 경장(숫따 삐따까 Sutta Piṭaka)으로 분류해서 정리했다.
5부 니까야는 다른 면으로 분류한 것이다.
니까야는 그룹, 묶음이라는 의미이다.
디가는 길다는 뜻으로 디가니까야는 긴 경전들을 따로 정리한 것이다.
상윳따니까야는 부처님께서 설할 때 상윳따 이름으로 주제별로 설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맛지마는 중간이라는 뜻으로 맛지마니까야는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중간 길이의 경전을 정리한 것이다.
앙굿따라는 요소라는 뜻으로 앙굿다라니까야는 1개, 2개 등등 내용의 요소 갯수로 묶어서 정리한 것이다.
나머지 쿳다까는 '작은' 이라는 뜻으로 쿳다까 니까야는 짧은 경전들을 정리한 것이다.
8만 4천경이라고도 하는데 담마칸다(Dhammakkhandhas)의 칸다라는 것은 무더기라는 뜻으로 무더기로 정리하면 8만 4천 경이다.
(6) 아비담마 삐따까 (Abhidhamma Piṭaka)- 상좌부 아비담마 칠론
① 담마상가니
② 위방가
③ 다뚜까타
④ 뿟갈라빤낫띠
⑤ 까타왓투
⑥ 야마까
⑦ 빳타나
위 칠론의 이름은 알아 두는 것이 좋다.
(7) 아비담마타 상가하의 구성
아비담맛타상가하는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아주 체계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p69)
제1장 마음(citta)의 길라잡이
제2장 마음부수(cetasikā)의 길라잡이
제3장 일반적인 항목(pakiṇṇaka의 길라잡이
제4장 인식과정(vīthi-citta) 의 길라잡이
제5장 인식과정을 벗어난 마음(vīthi-mutta)의 길라잡이
제6장 물질(rūpa)의 길라잡이
제7장 범주(samuccaya)의 길라잡이
제8장 조건(paccaya)의 길라잡이
제9장 명상주제(kammaṭṭhāna)의 길라잡이
제1장 마음의 길라잡이
§1. 서시
1. sammāsambuddham atulaṁ sasaddhammagaṇuttamaṁ abhivādiya bhāsissaṁ abhidhammatthasaṅgahaṁ
비할 데 없는 정등각자와 바른 법과 위없는 승가에 예경하옵고 이제 아바담마 길라잡이를 풀어가려 하노라.
1) 이 책을 작성하기 전에 삼보님께 예경을 올리신 부분,
'불교에서는 전통적으로 법을 해설할 때 진리를 찾는 사람들의 최종 의지처인 불, 법, 승 삼보에 귀경하는 헌시로 주석서를 시작한다. '(p101)
삼보님께 예경을 올린 목적 :
1) 앞의 스승들의 전통을 따르고자 하는 목적,
2) 불법승 삼보님께 예경 올리고 선업을 짓고 공덕을 쌓아, 책을 작성할 때 방해나 위험 없이 마무리 되기를 바라는 목적
옛날 부처님 제자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삼보님께 예경을 올려 선업을 짓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전통이 있다.
새로운 일에 방해나 위험없이 잘 성공하도록 바라는 목적.
ex) 미얀마에서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가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결혼식 전 등등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먼저 삼보님께 공양을 올리고, 선업을 짓고 시작하는 전통이 있다. 그 공덕으로 새로운 일에 방해나 어려움, 위험이 없이 성공할 것이라는 신심이 있다.
2) 이 책을 지금부터 작성을 시작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부분,
§2. 네 가지 구경법
'2. 여기서 설하는 아비담마의 주제들은 궁극적인 것(paramattha)으로 모두 네가지이니 마음과 마음부수와 물질과 열반이다. ' (p105)
1) 궁극적인 것 (paramattha) : 궁극적 실재, 절대 성품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마음, 마음부수, 물질, 열반 4가지이다.
궁극적인 것(빠라마따 paramattha)의미를 잘 알아야 하는데 그 의미를 알아야 아비담마를 깊이 공부할 수 있고 수행에도 도움이 된다.
parama( 빠라마)는
1) 옳다는 뜻, 틀리지 않다. 그릇되지 않다,
attha(아따)는 의미, 주제라는 뜻,
paramattha는 틀리지 않고 그릇되지 않은 옳은 주제, 성품이라는 뜻이다.
2) parama 다른 의미는 수승하다, 스스로 직접 알 수 있다.
paramattha는 수승하고 스스로 직접 알 수 있는 주제, 법이라는 뜻
언제 어디서나 어느 이유로도 변하지 않고 항상 옳은 성품, 법, 궁극적 실재법
2) '인습적인 것'은 보통의 개념적인 것(빠냐띠 paññatti)와 인습적 표현을 지칭한다.
예를 들면 중생, 사람, 남자, 여자, 동물 등 뿐 아니라 세상에 대한 우리의 분석적이지 못한 밑그림을 구성하는, 외관상 견고하게 남아 있는 산, 바위, 나무, 집 등 여러 대상이 모두 인습적인 것에 포함된다. (p106)
상황에 따라, 시기에 따라. 이유에 따라, 지혜에 따라 변할 수 있다. 개념적인 법,
사람이라는 이름은 개념인데 몸체를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몸체는 32가지 부분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32가지 부분을 나누어 보면 사람이라는 개념은 머리카락, 뺘 등의 부분 개념으로 변해간다.
뼈가 불에 타면 숯이라는 개념으로 변해가고 숯을 갈면 가루라는 개념으로 변한다.
이와 같이 하나의 개념이 다른 개념으로 변해간다.
3) 궁극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예로 물질은 28개로 구성되어 있다.
땅의 요소 물질, 불의 요소 물질, 물의 요소 물질, 바람의 요소 물질을 예를 들어 어떻게 변해가지 않는지 살펴보자.
땅의 요소는 딱딱한 성품, 거친 성품 등의 고유성질을 가지고 있다.
불의 요소는 뜨거운 성품, 차가운 성품의 고유성질을 가지고 있다.
물의 요소는 구성하는 성품, 흐르는 성품 등의 고유성질을 가지고 있다.
바람의 요소는 움직임, 당김, 밀어냄, 등의 고유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사대 요소는 그 고유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
땅의 요소가 어떤 생명체에 일어나든 물질에 일어나든 그 고유성질만을 가지고 있다.
마음 역시 탐욕을 예를 들어보면 좋아함, 애착함, 집착함, 소유하고 싶은 성품이 있다,
성냄은 뜨거운, 거친 성품, 어리석음은 흐릿함, 확실히 결정하지 못하는 성품이 있다.
이러한 성품은 변하지 않다.
사람에서 탐욕이 일어나든. 동물에서 탐욕이 일어나든, 천신에서 탐욕이 일어나든 같은 성품을 가지고 있다.
부처님 당시에 일어난 사람이든 미래에 태어날 사람이든 탐욕의 마음의 성품은 변하지 않고 같다.
어리석음 역시 누가 가지고 있든 같은 성품을 가지고 있다.
마음, 마음 부수, 물질, 열반이 누구에게 일어나든지 같은 성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궁극적 실재법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개념적인 법은 지혜로 보면 항상 변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