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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마지막 빙벽을 마치고 김 종 선 2월의 마지막 주말 22일, 토요일 저녁 올 시즌 마지막 빙벽 등반을 예견하고 겨울이 가기 전에 구곡을 한번이라도 등반하고자 청량리 역에 나갔다. 명식이가 동생 지식이와 동행하였고 용문이와 운회가 온다. 5명이 기차를 타고 강촌을 향한다. 철암의 종관이와 병모가 성북 역에서 합세하여 같이 등반하기로 하였다한다. 벌써 약 20명의 악우들이 구곡을 덮고 있다. 명식이와 운회의 등반 모습을 보며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수많은 악우들 사이에 돋보이는 자세와 스피드로서 구곡을 리드해 나간다. 운회가 등반한 뒤 명식이가 하강하여 벨트를 빌려 차고 등반을 시도한다. 운회에게 사전에 빌레이를 다짐하였다. 워낙에 많은 인구가 몰려 엉성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억지로라도 자세를 바로 잡으려 애를 써보나 잘 안 된다. 뒤에서 보는 종민이와 명식이 눈에는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조금씩 올라 운회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흐뭇하다. 그런데 옆에는 명식이가 서 있었다. 마지막 빙벽 아쉬움에 계속 연속 등반이다. 모두 하강하고 종민이와 운회가 등반한다. 커다란 키에 빨간 재킷, 트라우져, 노란 스팻츠를 착용하고 하얀 얼음 기둥에 매달려있는 모습이 군계일학이다. 좌측 벽에 수없이 많은 악우들이 있었으나 청악은 우측의 고드름 직벽만을 등반하고 시간도 타 산악의 악우들에 비해 2배 이상의 속도를 낼 때 선배로서 가슴 깊숙이 흐뭇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등반이 모두 끝나고 하산 길엔 훌륭한 부하를 거느린 지휘관인양 어깨가 으쓱거린다. 토왕이란 목표아래 개인등반은 전혀 없었던 올 겨울이지만 가장 흐뭇하고 보람있던 겨울이었다. 내년 겨울엔 더 큰 보람을 느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