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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의 달인이 공개하는 인맥관리의 기술
김기남 지음
1. 왜 인맥 관리가 필요한가?
왜 인맥이 중요한가?
나는 지금까지 오랜 직장생활과 사업 경영을 통해 사람 사이의 중요성을 실감했고, 인간관계야말로 삶의 처음과 끝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새로운 기회를 발판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주변의 고마운 이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한 설문조사 기관에서 퇴사한 직장인을 상대로 퇴사한 이유를 물은 결과 대부분 “다른 사람들과 잘 맞지 않아서”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또한 회사 경영자들에게 어떤 능력으로 경영자가 되었는가를 물은 결과 대다수가 “대인관계가 좋고 남과 잘 사귈 수 있었기 때문에”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사회적 성공은 원만한 인간관계와 비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째, 취업. 청년 실업이 문제되는 요즘, 인맥도 취업에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취업 준비생들이 학교 선배들을 찾아다니면서 인맥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줄타기가 아닌 인맥의 힘이다. 둘째, 이직 및 재취업. IT업계에서 20년 근무하다 권고사직을 당한 Y씨는 7년간 타 업종을 돌며 방황하다, 우연히 인맥관리 세미나를 듣고 과거 지인들과 연락을 취해 만나게 되었다. 그의 실력과 성실성을 알고 있던 지인들은 그의 재기를 적극 도왔고, Y씨는 7년 만에 재취업에 성공하였다. 인맥이 재취업의 자산이 된 것이다. 셋째, 승진. 대상자는 많은데 실적과 능력은 엇비슷해 보인다. 이럴 경우 누가 승진이 될까? 아무래도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유리하다. 조직을 화합시키고 직원들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창업, 고객확보 및 사업신장, 국제 비즈니스에서 인맥은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요인이 된다.
인맥관리는 성공전략이다
기술발달은 일 처리 속도를 높이고, 사람들의 활동무대를 넓혔다. 이에 비례해 만나야 할 사람도 늘어나게 되었다. 그야말로 인간관계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어디서 누구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어떤 사람을 우선순위로 만나야 하는지, 어느 선까지 관계를 맺고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인맥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관계를 꾸준히 오랜 기간 유지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지금 당장 절실한 인맥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 친숙했던 사람들과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 안정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요령 등 인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노하우를 터득해 보자. 이는 성공을 향한 자기계발의 과정이기도 하다.
인맥 관리는 21세기 생존전략 중 하나다.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고 매듭을 짓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은 달라진다. 그것은 성공일수도 있고, 행복일 수도 있다. 인맥관리라는 말이 자칫 딱딱하고 계산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한 삶은 물론이요,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 인간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꼭 실행해야 할 전략이다.
2. 상대를 내 인맥으로 만들어라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길러라
이왕이면 성공한 사람과 어울리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나 유명인사는 대부분 자기관리에 성공한 사람들로서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인간관계와 평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간관계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다고 해서 맺어지지 않는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쫓아다닐 게 아니라, 스스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외면적, 내면적으로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아시아의 거포 이승엽 선수는 자신을 취재하는 기자 수백 명을 대부분 기억하며, 인터뷰에도 성심성의껏 사실 그대로를 말하고, 오해가 없도록 말씨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쓴다고 한다. 당연히 기자들로부터 호감을 사고 기사도 호의적이다. 또한 겸손한 태도로 주변 사람을 대해 다른 팀 선수나 코칭스태프에게도 찬사를 받을 정도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했다. 이처럼 늘 자기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는다.
만나는 사람이 모두 내 인맥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어떠한 만남이든 최선을 다한다. 공적인 일이든 사적인 일이든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인맥을 관리하는 것은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사람에 대한 거짓 없는 관심과 정성을 기울인 친교는 비즈니스의 윤활유인 동시에 심장이 뛰고 있음을 확인하는 마음의 교류다. 이렇게 교류를 맺은 사람은 모두 내게 속한 사람이 된다.
기업에 재직하던 시절 산재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실무담당자였던 나는 두 달에 걸쳐 담당 형사에게 조사를 받았다. 조사 받는 두 달 동안 나는 귀찮고 피곤한 내색 하나 없이 조사에 응했다. 그가 어떤 서류를 요구하든 제대로 잘 준비해서 지참했고, 조사를 받을 때에도 성심성의껏 협조했다. 그랬더니 형사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조사가 끝나는 날, 정신적ᆞ육체적으로 더 피곤한 입장에 있는 사람은 나였는데도, 나는 형사에게 그동안 고생했다고 식사나 같이 하자고 말했다. 이후 같이 밥을 먹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도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상대의 인맥이 내 인맥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을 때 문제가 생기면 그 분야에 종사하는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그 지인이 직접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자기 인맥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해 주려고 할 것이다. 이처럼 내 인맥으로 모든 일을 직접 해결하는 경우는 그다지 없으며, 대부분 한 다리 혹은 두 다리 건너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상대의 인맥을 내 인맥으로 활용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상대의 인맥이 내 인맥이라는 말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상대의 인맥이 내 인맥이라고 생각하고 그 중요성에 공감한다면, 늘 처신에 유의하고 주변 사람들과 각별한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자칫 실수나 무관심, 무성의로 인해 소개로 알게 된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실망감을 안겨준다면, 소개해 준 사람과의 관계도 위태해질 수 있다. 따라서 상대의 인맥을 이용하기 위하여 인연을 맺는 것은 절대 안 된다. 그것은 오히려 인맥을 끊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내가 먼저 정직하게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면서 믿음과 신뢰로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면 인맥이 양적, 질적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다.
3. 인맥관리의 시작은 첫 만남이다
인맥관리의 시작은 첫 만남이다
어떤 사람을 인맥으로 형성하려면 일단 만나야 한다. 첫 만남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관계가 유지되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고 서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건 이후에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든지 간에 첫 만남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미팅, 사적인 만남을 막론하고 누군가를 만났을 때에는 그 인연을 소중히 여겨라. 존엄한 두 사람이 만났으니 그 만남 자체가 소중한 것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 참다운 인간관계를 맺는 기본전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날 사람에 대해 공부하라
비즈니스나 사교적인 만남일 때에는 반드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 없이 나갔다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거나 대화에 참여하지 못해 소외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상대에게 호감은커녕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게 되는데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따라서 누군가를 만나기로 한다면 만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상대가 몸담고 있는 업종의 시황은 어떤지, 상대의 관심 분야는 무엇인지 등 상대에 대한 정보에 눈과 귀를 집중하라.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자신감 있게 대화를 이끌면, 자연스럽게 나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용건을 서두르지 마라
중요한 비즈니스일수록 일보다는 상대의 인격을 먼저 존중하고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는 2~3차 미팅에서 본격적으로 용건을 논의해야 서로 부담을 덜 느끼게 된다. 물론 첫 만남부터 모든 일이 슬슬 풀리면 좋겠지만, 그건 내 욕심일 뿐이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상대로 하여금 긴장을 풀고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비즈니스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만남을 수단으로 여기지 말고 목적으로 여겨라. 이는 지속적인 인간관계에 있어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한 마디 말이 천 냥 빚을 갚는다
내실 있는 인간관계의 달인이 되려면 상대와의 대화에 신중을 기하고 준비도 잘해야 한다. 내가 하는 말 한마디, 몸짓 하나가 내 인생과 성공을 판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상대를 존중하는 대화는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상대의 말을 제대로 경청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화법을 갖추어야 한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 역시 중요하다. 인간관계에서는 10명의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한 명의 적을 두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적을 만들지 않으려면 내 말이나 행동에 실수가 없어야 한다. 쓸데없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본의 아니게 상대의 감정과 자존심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성공하는 비즈니스 대화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라. 둘째,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라. 셋째, 화제에 따라 대화의 방향을 바꾸어라. 넷째, 간결하게 중요한 메시지만 전하라. 상대와의 대화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짧지만 깊이 있게 전달하며,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대화를 유쾌하게 이끄는 자신만의 대화 기술을 연구해 보자.
4. 명함정리를 잘하라
인맥 관리의 시작은 명함 정리부터다
인맥관리는 명함을 잘 정리하고 활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간혹 명함을 교환하지 않고 말로만 통성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처음 만나는 사이라면 반드시 명함을 주고받는 게 좋다. 한 번의 만남이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자리를 가든 명함을 챙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명함을 받고 나면 사무실에 돌아오자마자 정리해야 한다. 인맥을 관리하려면 명함을 단지 모아놓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관리란 모아놓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명함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명함 빈 공간에 상대의 특징을 메모하는 것이다. 만난 일자, 누구 소개로 만났는지, 어떤 일로 만났는지, 인상적인 점은 무엇인지 등을 메모한다. 인상착의라든가 상대가 관심을 보인 주제에 대한 메모까지 해두면, 다음에 만났을 때에 상대를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흥미 있는 대화주제를 꺼내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명함만 보더라도 상대의 이미지와 그날의 상황이 떠오를 수 있도록 내용을 적도록 한다.
명함을 그룹별로 분류하고 기록한다
필요한 정보를 적고 나면 명함을 그룹별로 분류한다. 나는 명함을 A, B, C 그룹으로 나누는데 자주 연락하면서 관계를 친밀하게 유지해야 할 사람은 A, 업무상 연락을 종종 주고받아야 할 사람은 B, 신년이나 명절 때 안부 정도는 물어야 할 사람은 C그룹으로 분류한다. 분류한 명함은 주소록 파일에 정리한다. 명함에 있는 모든 정보(이름, 회사, 부서, 직급,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를 입력하고, 명함에 기록한 정보와 A, B, C 중 어디 속하는지도 기록한다. 입력이 끝난 후에는 출력해서 항상 사무실 책상에 보관해둔다. 주소록 파일은 6개월에 한 번 정도 업데이트를 한다.
1단계: A그룹은 전화번호부에 기록한다. 꾸준히 인연을 유지해야 하는 주요 인맥인 A그룹은 따로 인맥관리 플래너 전화번호부에 기록한다. 전화번호부는 항상 가까운데 두고 시간 날 때마다 들쳐보면서 안부 전화를 한다. 비즈니스 미팅 때는 잊지 않고 꼭 지참하며, 미팅이 끝난 후에는 관련된 사람에게 안부 전화를 하거나 간단히 차 한 잔 하는 시간을 만든다. 예를 들어, “000씨, 안녕하세요. 저 000입니다. 미팅이 있어 근처에 왔는데 생각나서 연락 드렸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 같은 통화만으로도 상대는 강한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2단계: A그룹과 B그룹은 휴대전화에 입력한다. 전화가 걸려오면 이쪽에서 즉시 상대를 떠올리고 대화 내용을 재빨리 파악해서 대처할 수 있도록 정보를 잘 입력해 두어야 한다. 상대의 이름을 입력하는 칸에 이름, 직위, 회사명 등을 간단하게 입력해두면 수신화면에 발신자의 기본정보가 뜨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3단계: C그룹은 문자 발송표에 기록한다. 신년이나 추석 같은 특별한 날에 문자 메시지 정도는 꼭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인맥관리 플래너의 문자 발송표에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만 기록하여 관리한다. 명절이나 연말연시가 되면 이들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인사한다. 문자를 보냈으면 ‘m’, 전화를 걸었으면 ‘t’로 구분하여 표시하고, 문자를 보낸 경우 상대가 답변 메시지를 보내면 ‘m’위에 동그라미를 표시해, 상대가 나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유추해 볼 수도 있다.
정리가 끝난 명함은 명함첩에 보관한다
명함을 단계별로 정리, 기록하는 일이 끝났다면 명함첩에 넣어 보관한다. 사실상 기록 보험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명함첩 겉면에는 ‘③2001.1.1~2003.12.31’이라고 일련번호와 기간을 적어 넣는다. 이렇게 기간별로 나누어 정리하면, 특정 시기에 만난 사람의 명함을 찾기가 쉽다. 명함첩을 시기별이 아닌 주요 거래처, 관공서, 동창, 친지, 접대하기 좋은 음식점 등 카테고리별로 나눈 뒤, 가나다순으로 정리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5. 인맥관리 플래너 사용법
핵심인맥 - 월간 체크표로 장기적으로 관리하라
A그룹에서 각별히 신경 써야 할 핵심 인맥은 최소 한 달에 한번 연락하면서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 이들을 따로 분류해 한 장의 월간 체크표로 관리한다. 월간 체크표에 업체명과 이름을 적은 뒤, 매월 빈칸에 언제 해당 인물과 무엇을 했는지 간략하게 적는다. 예를 들어, D사의 E상무와 3월 15일 통화했다면, E상무 이름이 쓰인 열의 3월 칸에 ‘15일 통화’라는 식으로 적는 것이다. 월간 체크표에 기록된 사람들과는 가능한 매월 점심이나 저녁을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도록 애쓰고, 시간이 없으면 가볍게 차라도 한잔 마시도록 한다.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전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라도 보낸다.
연 계획 - 월간 플래너에 큰 그림을 그린다
연말이면 다음 해의 주요 일정을 인맥관리 플래너에 있는 월간 플래너에 미리 적어둔다. 출장이나 워크숍 등 예정된 일정을 적어두는 것이다. 그런 다음 꼭 챙겨야 할 주요 거래처나 지인들의 일정(생일, 각종 기념일 등)도 적어둔다. 그래야 내가 꼭 챙겨야 할 중요 일정이 누락되거나 다른 일정과 중복되는 일이 없다. 이렇게 한 뒤, 사안에 따라 통화를 할지, 직접 방문을 해야 할지, 꽃다발이나 선물을 준비해야 할지 사전에 틀을 짜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중요한 기념일을 챙기는 것만큼 상대를 감동시키는 일도 없다. 따라서 이런 놓치기 쉬운 일정일수록 미리 메모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쪽의 정성과 섬세함에 감동한 상대는 내 든든한 인맥이 되어 있을 것이다.
월 계획 - 월간 플래너에 주요 행사를 기록한다
연 계획을 세울 때 작성한 월간 플래너는 매월 말 다음 달 일정을 기록하면서 업데이트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월의 주요 일정을 사전 점검하고 전체 일정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월간 플래너는 새 일정을 잡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데, 이때 이전에 세운 일정과 중복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유의할 점은 “우선순위가 높은 일정” 위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속이 많다고 여겨질 때에는 불필요하거나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일정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 나는 월간 플래너에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 혹은 메일 발송과 같은 소소한 일정뿐 아니라, 선물이나 꽃다발 배송 같은 내역도 기록한다. 상대에게 관심과 성의를 표현할 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상관없으니, 다른 일정처럼 미리 계획하고 메모하고 지키도록 하자.
2주 계획 - 주간 플래너를 이용해 약속을 상기한다
인맥관리 플래너를 이용 연 계획과 월 계획을 세웠다면 주간 플래너를 사용할 차례다. 나는 한 페이지에 2주간 일정을 기록할 수 있는 플래너를 만들어 사용한다. 대부분 금주에 다음 주의 일정을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간 플래너에는 월간 플래너에 있는 일정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4월 14일 거래처와 미팅이 있다고 하자. 월간 플래너에는 ‘14:00 최00 과장 미팅’이라고 적는데 비해, 주간 플래너에는 ‘14:00 회사 사무실에서 최00 과장 미팅, 공급 물량 논의, 장부 지참’이라고 적는다. 시간, 장소, 사람, 용건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다. 주간 플래너는 월간 일정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기록함으로써, 미리 준비하고 확인하여 예정된 일정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미팅 일지 - 관리 효과를 높인다
일정을 잡고 미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팅 이후에 후속조치를 취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나는 미팅 때 거론된 안건들을 미팅 일지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고 수시로 확인함으로써 추진하고 있는 업무가 원활하게 마무리하는 데 활용한다. 예를 들어 S거래처를 2007년 3월 21일 처음 만났다면 S거래처 미팅 일지를 만들어 “1) 2007.3.21”이라고 쓴다. 이후 2007년 5월 14일에 두 번째 미팅을 가졌다면 “2) 2007.5.21”이라고 쓰면 된다.
이 일련번호는 거래처와의 미팅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미팅 횟수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오늘은 우리가 00번째 미팅을 갖는 날입니다”라고 말한다면 특별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 횟수와 일자를 기록했다면, 그날 미팅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다음 미팅 때는 언제인지, 어떤 안건을 주요 사안으로 다루어야 하는지 적어서 업무 진행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관계부서와 공조해야 하는 부분은 따로 표시를 해두고 도움을 받도록 하며, 차기 미팅 일자가 잡히는 경우는 월간 플래너와 주간 플래너에도 기록해 둔다.
이와 같이 파일 정리를 하면 자사나 거래처 담당자가 바뀌어도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미팅 일지에 모든 사항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므로 이전과 다름없이 지속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시적으로는 여러 거래처의 미팅 일지를 상호 비교해 봄으로써 관련 업계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신규 거래를 트거나 기존 고객을 관리할 때 매우 유용하다.
이런 미팅일지는 비즈니스 미팅이 아닌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핵심 인맥을 소개받아 주기적으로 만나는 경우 대화하며 느낀 것을 자유롭게 써나가는 것이다. 만난 횟수와 만난 일자를 정리하면서 고향이나 가족 이야기, 잘 하는 운동이나 취미, 좋아하는 음식이나 술 등 가리지 말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있으면 메모하고, 그 사람의 인맥에는 어떤 사람이 있고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지 등도 적어 넣는다. 주요 또는 핵심 인맥에 한해서 이런 미팅 일지를 기록하는 것은, 다음번에 그 사람을 만날 때에 무엇을 먹고 마실지, 어떤 운동을 함께 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쉽게 정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일일 체크표 - 물샐틈없이 관리한다
한 달에 몇 차례씩 연락을 주고받으며 집중 관리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한 달 단위의 일일 체크표를 만들어서 관리하자. 월간 체크표가 핵심 인맥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면, 일일 체크표는 단시간에 집중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내 경우는 앞에서 분류한 B 거래선, 즉 신규 계약 체결 고객이나 가망 고객을 대상으로 일일 체크표를 사용한다.
일일 체크표는 한 장에 한 달분 일자가 모두 들어 있기 때문에 메모공간이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기호를 이용해 표시한다. 예를 들어 방문은 ‘v’, 전화 통화는 ‘t’, 문자 메시지는 ‘m’, 이메일 송신은 ‘e’와 같은 식이다. 이처럼 일일 체크표를 기록하다 보면, 가급적 많은 사람들과 자주 연락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저절로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일일 체크표는 매우 효과적이다.
6. 마당발보다는 진실한 관계를 추구하라
만난 지 한 달 이내에 반드시 연락하라
어떤 이유건 간에 누군가를 만났다면 최소한 한 달 이내에는 특별한 용무가 없어도 연락해서 인사하는 것이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직책이 높든 낮든 상관없다. 무조건 연락을 취해 안부 인사를 하고 다음 약속을 잡는다. 그렇게 다음 만남의 물꼬가 트이면 이후의 만남은 어렵지 않게 성사된다. 다음 약속이 여의치 않으면 틈틈이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 그 사람의 안부를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도 진심을 다하는 모습에 상대가 나를 달리 본다.
거창하게 선물 보내고 자꾸 찾아가 만날 필요는 없다. 사람 마음이 평소 사소한 것 하나라도 신경 써 주는 것이 더 기억에 남는 법이다. 시간 나거나 그 사람이 생각날 때 문자 하나, 이메일 한 통이라도 보내보자.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핑계로 통화라도 한 번 하고, 차 한 잔이라도 마시자. 어떤 관계든 우리의 인연이 소중하다는 진실한 마음으로 말이다.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라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업무적인 마찰로 인해 관계가 소원해질 경우가 있다. 이때 주변 사람들과 탄탄한 신뢰관계를 쌓아두었다면 일이 원만하게 해결된다. “그 사람 업무적인 견해가 틀렸다고 해서 사람 다시 안 보거나 하지 않아”라는 평가를 평소에 받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알아서 소원해진 사람과 불편한 관계를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거래처 담당자가 바뀌어서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을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다. “회사를 옮기신 줄 몰랐습니다. 새로 옮긴 회사 분위기는 어떤지요?” 간단한 인사말일지라도, 상대는 내가 보여주는 관심으로 인해 달리 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업무적인 관계를 떠나 인간적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사적인 관계도 사소한 의견 차이나 실수로 내뱉은 한 마디 말로 사이가 틀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안 된다. 적극적으로 털고 일어나야 한다.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먼저 사과하고, 상대가 미안해서 내게 선뜻 연락을 못하는 경우라면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묻는 식으로 접촉을 시도해 다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7. 인맥은 동행이다
“기쁨은 합치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라고 했다. 사람은 서로 의지하고 지탱해주면서 살아가야 행복이 커지는 법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에 국가, 기업, 사회, 가족 같은 공동체가 필요하다. 그리고 공동체가 발전하려면 공동체를 위해 자기희생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인생의 먼 여정을 함께 가야 할 구성원을 ‘동행’이라고 한다면, 동행의 중심에는 반드시 자기희생적인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에겐 사람들이 모이고 집단을 이끌어가는 힘이 응결되어 원심력이 된다.
이러한 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다. 자기희생도 결국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에 모르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음을 나누게 되면 아는 사람이 되고, 이후 신뢰가 형성되면 상호간에 친분이 있는 사이로 전환된다. 이렇게 끈끈한 인맥을 맺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인맥은 동행이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누군가와 동행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시간,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해 줄 동반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 주위를 돌아보자. 내가 동반자를 찾듯이 나도 다른 이의 동반자가 되자. 이런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즐겁게 사는 세상, 생각만 해도 행복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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