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4(월)
청산도 여행기(4편 : 남해의 멋진 추억을 가슴에 가득 담고)
청산도의 민박집을 떠나는 날 아침
사흘간 묵었던 청산도 구장리 소재의 민박집을 떠나는 날 아침엔 마음이 울쩍 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주인집 李사장님 내외분과 어느새 情도 들었기에 헤어지는 것이 많이 섭섭했습니다.
李사장의 부인 양순자 여사님은 우리가 묵었던 사흘간 내내 아침 일찍 읍내 문화원으로 갔다가 야심한 밤에 혼자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시곤 했는데, 이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시어 우리에게 전복죽을 끓여 주셨습니다. 그것도 전복을 엄청 많이 넣고 또 특수한 비법으로 '전복죽'을 끓여 주신 것입니다.
안주인께서는 전복죽을 끓여 주시곤, 그날도 이른 아침 또 문화원으로 나가셨습니다. 그분은 워낙 청산도에서 유명한 인사라서 늘 바쁘시다는 것입니다.
쥔장인 맘씨 좋은 李사장께서는 '청산도에 양순자~!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며 자신의 부인의 유명세를 우리에게 수차례나 또 각인 시켜 주셨습니다.
그분의 부인인 양순자 여사님께서는 이곳 청산도 섬주민들을 위해 다른 봉사도 많이 하시지만, 특히 청산도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농산물을 도심지에 연락하여 직판도 해주시는 등 섬 주민들의 소득증대사업에도 크게 기여하고 계시어 존경 받는 분이셨습니다.
아침 9시 30분에 첫배가 출항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전복죽을 든든히 먹은 우리는 서둘러 짐을 꾸렸고 아침 9시에 구장리 민박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정말 청산도로 들어올 때도 그랬지만 나갈 때도 배를 타는데 정말 아슬 아슬 했습니다.
9시 30분에 배가 출항하는데, 우리는 9시 20분에 청산도항에 도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청산도로 들어 올 때에 승용차는 왕복배표를 끊어 놓았기에 다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맨 꼬라비로 승용차를 여객선에 진입시킬 수 있었던 것이지요. 휴~우~!
안도의 한쉼을 쉬고 배의 난간에 서서 이렇게 편안하게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떠나오는 배안에서 사흘간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자꾸만 생각났습니다. 또다시 10월달에는 해가 쨍쨍 거리는 좋은 날을 선택해 낚시도 할겸 이곳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굳게 굳게 다짐했습니다.
청산항을 떠난지 40여분, 멀리 완도의 멋진 대교가 보입니다. 이제 서서히 하선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았습니다. 곧 선실에 앉아있는 일행을 찾으로 가기전 지나가는 과객에게 부탁하여 스마트폰 사진을 한장 팍~ 찍었습니다.
이곳 청산도로 가던 날고 마찬가지로 사흘간의 여행을 마치고 완도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하던 그 시각에도 하늘을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우리의 마음은 그와 달리 환했습니다. 아마도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많이 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선하여 완도읍의 사거리의 신호등에 잠시 정차했는데, 여기서도 장보고 마트라는 친숙한 이름이 보여 반가웠습니다.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가운데, 우리 승용차는 해남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계속 직진했습니다. 도로변에는 바다를 향해 지휘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장보고 동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이곳이 바로 청해진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지요. 언젠가 가보았던 중국 산동성 석도의 법화원 뜰에 우뚝 서있었던 그 장보고 동상보다 더 폼나 보였습니다.
완도연안여객터미널을 떠난지 약 3시간쯔음에 우리는 목표를 지난 함평 IC에 이르렀는데, 언젠가 TV에서 이영돈 PD가 '육회의 진실 판정' 프로그램을 방영했을 때, 진짜 믿을 수 있는 '최고의 육회집'이 함평에 있다는 방송 내용이 떠올라 급히 함평 IC로 나가 함평 읍내에 있는 그 명품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그 시각은 때마침 막 12시 점심시간 직전이었지요.
스마트폰 네비게시션이 알려주는 대로 함평 읍내의 화랑식당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방송의 효과 탓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화랑식당(할매집) 입구에는 사람들이 바글 바글했고 주차를 시킬 공간도 없어 얼마나 당혹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겨우 운좋게 주택가의 빈공간에 승용차를 세우고 육회집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생쇠고기인 육사시미 한접시와 양념을 한 일반 육회 한접시 그리고 육회 비빕밥을 한그릇 시켰습니다. 육회 비빔밥이 유명하다는 소문을 들은 바 있어서 육사시미도 있고 또 양념육회도 있었지만, 육회비빔밥을 하나 시킨 것이었지요. 선지국은 자동적으로 따라나왔습니다. 역시 씽씽한 그리고 방송에서 소개하였듯이 믿을 수 있는 육회라서 더욱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안주가 좋아서 어쩔수 없이 소주를 마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함평 화랑식당에서 소고기 육사시미와 육회를 안주삼아 소주까지 한잔 곁들인 탓인지 상기인은 졸음이와 견딜 수 없었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아이들 이모부도 술은 한잔도 안했지만, 무지 졸리는지 잠시 졸음해소 차원에서 부안 주차장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약 30여분은 코를 골며 진하게 잠을 잤나봅니다.
간이 휴게소에서 잠시라도 눈을 붙인 탓으로 한결 운전하기 좋았습니다. 하계휴가 피크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태풍 12호 나클리의 소문 때문인지? 예상외로 고속도로는 텅텅비어 있어서 우리 승용차는 제 속도를 내며 쌩쌩거리며 달릴 수 있었습니다.
서해대교 아래의 행담도 휴게소에서는 어디서 갑짜기 차량들이 이렇게 나타난 것인지? 피서객들의 차량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하여 행담 휴게소 주차장을 몇바퀴 돌다가 겨우 자리를 삐집고 들어 갈 수있었지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깐, 행담도 휴게소는 상행차 하행차가 동시에 머무는 휴게소인 탓인 것 같았습니다. 다만 주차 섹타만 따로 분리해 놓았지요. 그래서 아마도 태풍이 우리나라를 벗어나 중국방향으로 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뒤늦게 휴가를 출발하는 하행선 피서객들로 인한 탓임을 알 것 같았습니다.
역시나 서울로 올라가는 상행선은 여유로웠습니다. 우리 승용차는 쌩쌩거리면서 거침없이 서해대교를 달렸지요.
완도연안여객터미널을 떠나 서울로 향한지 5시간만인 오후 3시경에 우리는 무사히 서울로 귀경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름 휴가는 어느해 보다도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청산도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습니다. 이상으로 청산도 여행기를 마칩니다.
부록으로 여기에 다 올리지 못한 청산도 슬로우 길 11개 코스를 추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 .... 여행기는 20년전이나 ... 지금이나
항상 ... 똑 같이 상세하고 .. 꼼꼼하게 ..
두 가족에 모습 너무도 보기 좋습니다.